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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실력, 장자 - 내면의 두께를 갖춘 자유로운 생산자
최진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처음 책을 받고 표지의 촉감이 너무나 독특하고 색다른 느낌을 받아, 이런 느낌이 장자인가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너무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처음 장자의 책에 도전해 보는 기회였지만...망망대해의 깊이를 알수 없는 바다에 조그마한 배를 타고 삶을 살아가는 틀에 갇힌 무지한 인간의 한계를 확인했다는 표현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솔직한 감정이었습니다.
장자 책의 구성은 철학 우화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이야기책입니다. 이런 책의 특징을 잘 반영하듯 저자 역시 독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일상의 사례를 통해 어려운 내용이지만 쉽게 전달하고 있으며 깊이있는 내용을 여유롭고 부드럽게 풀어나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책의 범위는 저자가 광주에서 한 장자 강의 19강을 정리한 것으로, 장자 33편 가운데 우언 편, 추수 편, 소요유 편 그리고 제물론 편 일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책의 전개는 장자라는 책으로 바로 들어가기 보다는 여러 배경적인 설명을 통한 이해의 기반을 마련한 후 책의 본론으로 들어가는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자의 장자에 대한 공부방법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장자가 무슨말을 했는지, 그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를 살펴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문제를 발견해서 그것을 해결해보려고 도전하는 모습, 그 실존적 고뇌와 태도를 배우는 것이 핵심이어야 한다”는 포인트를 제시한 것은 장자를 보는 깊이있는 통찰의 산물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예를들어 장자가 부인의 죽음을 두고 노래를 불렀다는 이야기에서는 삶과 죽음의 이분법적인 관점을 초월하여 죽음은 단지 형태의 변화이며 우주의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니 그렇게 슬퍼할이 아니라는 전형적인 인문학적 해석과 통찰의 빚어낸 행위라는 의미는 그 깊이를 알 수 있는 좋은 예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근원이나 본바탕을 자세히 살펴보는 능력, 비록 부족함이 많지만 꼭 키워보고 싶은 역량이라는 부러움이 드는 이야기였습니다.
사실에 대한 인식을 깊고 넓게 가져가는 것이 먼저라는 저자의 주장, 철학을 공부하려면 우선 과학을 공부하라는 조언은 깊은 울림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특히 AI 대변혁기에 더욱 더 중요한 가치가 아닌가 싶습니다.
장자의 첫 시작은 낮잠자고 노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비범한 첫단추입니다. 놀 듯이 하는 경지, 소요유(逍遙遊)는 장자 사상의 핵심임을 저자 역시 언급하고 있습니다. 천인합일 혹은 물아일체의 경지, 구속되지 않고 자연의 흐름에 따라 제약없이 자유롭게 노니는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마음으로는 이해가 가지만 선뜻 행동하기에 어려운 이상향의 노스텔지아같아 보이는건 저의 미숙함이겠지요.
철학의 사상에 대한 대부분의 책들은 삶과 나 혹은 너, 우리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역시 어느 것 하나 무겁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장자는 어떻게 살것인가에 대한 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삶에 대한 깊이와 높이의 철학을 통해 사고와 생각의 전혀 다른 독특한 접근방법을 이야기하고 있어 보입니다. 명쾌한 길을 보여주기보다는 읽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해석과 방법을 도출할 수 있는 오묘하고 기발하며 통렬한 어찌보면 알쏭달쏭한 깊이 있는 절대 자각, 깨달음을 인류에게 던져주고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이를 어떻게 생활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실천을 하는가는 현실에 빡빡한 삶에 찌들린 일반인들에게는 또 다른 삶의 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당신의 두께는 지금 어느 정도인가? 이 질문에 한참동안 뒷통수를 맞은 듯 멍하니 페이지를 못넘기고 그냥 책만 보고 있었습니다. 정말 나의 두께는....

이 책을 시작으로 장자는 물론 더 나아가 노자까지 도가사상에 대하여 차분히 공부할 수 있는 시발점에 된것 같아 어려운 독서였지만 자그마한 희망을 품고 다음 계획을 세워보도록 하겠습니다.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색다른 방법을 통해 깊이있는 삶의 지혜와 나를 돌아보고, 틀에 갇힌 자신과의 결별을 통해 성장하려는 모든분들께 좋은 책으로 오랫동안 함께 하기를 바래봅니다. 감사합니다.^^*

#삶의 실력 장자 #위즈덤하우스 #최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