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방식의 혁신이 진짜 혁신이다 - 디지털 선도국가 부활의 길
문용식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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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지난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정부(노무현, 박근혜, 노무현, 윤석열)에서 혁신이라는(혹은 다른 이름으로) 미명하에 실행된 일 중 성공적이며, 가장 중요한 개념인 지속성을 갖고 국민에게 혁신서비스를 제공한 경우가 있었는지 되짚어 봅니다. 일반적으로도 기업혁신의 성공확률은 낮습니다. 더군다나 정부의 혁신은 더 어렵고 힘든 과정의 연속이며 예견된 실패라는 본질적인 문제를 안고 진행된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만큼 정부혁신의 성공은 국가적 파급력이 큰 국민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 하겠습니다.

 

이 책의 의의는 저자가 임명직 공무원으로서 정치가이자 행정가로서의 정책 프로세스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한 날카로운 인사이트를 통해, 지금까지의 국가 디지털 전환 과정에 대한 진행상황과 문제점을 진단해 보고, 이 과정이 단순히 기술의 적용과 발전이 아닌 조직 전체적인 차원의 일하는 방식으로 대표되는 핵심 혁신과제를 비롯하여 제도, 문화등 Total Innovation의 실행적이며 근원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으로 파악해 볼 수 있습니다.

 

저자의 디지털 대전환에 혁신의 통찰핵심은 레거시(Legacy) 시스템의 역설에 있습니다. 정부의 구조적이고 근원적인 과거의 탁월했던 제도적 장치의 통칭인 레거시가 너무나 잘 작동하니 급변하는 환경에 맞는 변화와 혁신을 제때에 이루지 못한 것으로 진단하여 초기 성공으로 고착화된 제도와 정책이 오히려 미래 혁신의 걸림돌이 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본질을 꿰뚫는 정확한 진단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게 진짜 혁신이다라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AI 전환전략은 단지 기술개발이나 산업전략이 아닌 국가전략차원의 최상위 전략 가치를 부여하고, 거시적인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책 전체를 아우르는 메시지라 생각됩니다.

 

우리는 여기서 한가지 국가의 일(The Work of Nation)”이라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근처의 행정복지센터 제공하는 서비스와 주변의 편의점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무엇이 같아야 하고, 무엇이 다른가에 대한 생각을 해 볼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처럼 지방정부가 파산하거나 현재 공무원의 대량 해고 같은 일은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공공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국민에게 제공한다는 대명제에서 출발한 공무원들의 직업의 안정성은 심각한 딜레마입니다. 공무원을 지원하게 되는 처음의 동기부터가 안정적인 직업을 갖겠다는 생각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이런 그들에게 말 그대로 가죽을 바꾸는 혁신이라는, 변화라는 의미는 어떻게 다가올까요? 더구나 정년이 보장된 그들에게요.

이 책의 1장의 첫 소제목은 적응하면 살아남고 뒤처지면 죽는다입니다. 그러나 한국의 공무원들에게는 이 제목과는 반대로 적응하지 않아도 살아남고 뒤처져도 죽지않는 좀비같은 존재라면 너무 과한 이야기가 될까요? 여기에 특유의 관료제라는 부정적 조직문화는 혁신을 더욱 더 어렵게 만드는 핵심방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공무원들에게는 적자생존이라는 단어는 없어 보입니다. 공무원들을 세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라는 비유하는 표현이 씁쓸하게 다가옵니다.

 

공무원들과 이야기하면서, 특히 진행이 잘 안될 때 사용하는 어구들이 있습니다. 인력이 부족해서, 예산확보가 안되서, 법과 제도의 문제가 가장 대표적이자 상징적인 내용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공무원들의 고충은 이해가 가지만, 이를 핑계삼아 과거의 관행과 특유의 조직문화와 조직역학에 사로잡혀 정년까지 가는 것이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AI 대변혁과 정부혁신의 방향은 향후 가장 중요한 정책이슈가 될것입니다. 저자도 언급을 하고 있지만, 우선은 최신의 통계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책을 설계하는 프로세스가 중요합니다. 즉 데이터 분석을 통해 국민의 니즈와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여 정책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AI를 활용한 혁신적인 국민과 시민을 위한 서비스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행정부의 수반은 대통령이며 정치가인 장관들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국 정치의 후진적인 문화와 수준은 행정의 영역에 고스란히 매우 강력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현실이라 생각됩니다. 행정의 외부환경으로서의 정치역학과 공학, 조직 내부적 차원의 정치적 이해관계는 혁신을 어렵게 만드는 주요한 요인 중의 하나라 생각됩니다. 이와 연계되어 저자는 AI시대 정부문서 근본을 바꾸자는 차원에서 문서 형식주의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윗사람 눈치보기의 차원에서 중요한 국민을 위한 내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특정인의 입맛에 맞는, 모양 꾸미기에 더욱 치중하는 행태는 혁신되어야 할 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문서는 일부의 예이고 조직 전반에 자리잡고 있는 일하는 방식으로서의 형식주의는 타파되어 혁신되어야 할것입니다.

또한 정부(정권)이 바뀔때마다 망가지는 정책의 일관성에 대한 훼손은 결국 예산낭비로 국민의 피해로 직결되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저자가 뼈아프게 충고하는 내용, 공무원의 KPI가 국민의 눈높이 맞춰져 있지 않다는 이슈, 정보화 사업을 관장하는 정부조직의 기술적 전문성이 떨어져 책임자가 잘 모르면서 의사결정을 하는 문제등은 공감하는 혁신과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국가 차원의 복지의 영역은 기업과는 차별화된 공공 서비스 부문으로 향후 AI 대변혁기가 성숙기의 단계에 이르면 정책 주요과제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AI는 기존 사회가 가지고 있는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촉진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AI 소외계층, 예를들어 저소득층,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AI 복지에도 미래 정책적 대응을 준비해야 할것입니다.

 

징비록의 첫장에는 다시는 전란을 겪지 않도록, 지난날 있었던 조정의 여러 실책들을 반성하고,앞날에 대비하여 왜란을 겪은 다음, 후세에 길이 남길 쓰라린 반성의 기록을 저술하게 되었다는 뚜렸한 목적의식을 명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우리는 일제치하의 치욕적인 불행한 역사의 반복이라는 흑역사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마치 징비록에서처럼 조정의 여러실책들을 기록하여 전했음에도 같은 잘못을 반복하고 있는 역사적 과오의 모습이 현재의 정부에도 투영되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저자가 솔직하고 뼈아프게 지적하는 문제는 새롭게 발생한 문제라기 보다는 과거부터 계속 이어져온 잘못된 관행이자 혁신해야 할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혁신은 단순히 부문적인 인프라의 개선이나 제도의 도입뿐만 아니라 사람과 시스템 전반에 걸친 통합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예술의 영역이 아닌가 싶습니다. 미래를 준비하고 대응하는 국가경쟁력이라는 미래전략 과제로서의 일하는 방식의 혁신이 제대로 된 방향과 더 중요한 실행이 반드시 이루어지길 바래봅니다.

 

혁신의 길을 절실하게 묻고 구체적인 대안을 담으려는 저자의 노력과 통찰력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이 책은 혁신과 변화의 관점에서 정책 프로세스에 참여하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깊이있는 통찰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정부 혁신을 고민하는 모든 분들에게 가이드로서 오랫동안 좋은 책으로 남길 바래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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