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생각의 기술 - 바로 써먹는 논리학 사용법
코디정 지음 / 이소노미아 / 2024년 10월
평점 :
-리뷰어스 클럽 서평단으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학부시절 교양으로 들었던 논리학 강의가 생각납니다. 우선 단어 하나하나가 주는 무게감, 딱딱한 내용.....힘들었던 과목으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비단 논리학 뿐만 아니라 단어부터 어렵고 내용과 구조가 이해하기 쉽지않은 책을 말랑말랑(?)하게 잘 풀어쓴 책의 공통점은 아마도 본질과 핵심을 얼마나 쉽고(Easy) 간단(Simple)하면서 재미(Fun)있게 풀어낸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생각의 기술’은 접근하기 쉽지않은 논리학에 대해 독자의 눈높이를 배려하면서 풀어낸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책의 시작은 작가의 도발적인 질문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당신은 어떤 무기로 인생을 살고 있습니까?
이 책은 논리학의 이론보다는 이를 실생활에서 적용, 활용, 응용하는 무기를 보여주는 실용 및 실천서라는 색채가 농후합니다. 따라서 논리(학)라는 기본 이론을 바탕으로 읽기, 글쓰기, 말하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보여 집니다. 저자가 일반적으로 ‘부록’은 독자들이 잘 읽지않는 점을 간파하여 중간중간 전략적으로 배치한, 논리적으로 독서하는 법(p244), 논리적인 글쓰기(p252)는 이 책의 실용성을 잘 나타내 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록을 먼저 읽고 본문으로 들어가는 것도 전략적 책 읽기가 될것입니다.


저자는 이미 논리학을 포함한 철학 관련 책과 논증과 설득이라는 책을 집필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양한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책 역시 철학적 토대위에 논리적 구조를 구축하고 있으며 유튜브에서 이미 소개하고 있는 자료의 특징을 포함하고 있다고 보여지며, 그 결과 당연히 철학적이면서도 시청자 중심의 전개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책의 내용과 구성적인 특징을 보면 ‘저자가 독자에게’를 시작으로 책 전체를 소개하는 ‘Logic Storyline’(독자에 대한 배려로서 친절하고 간단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책의 매우 좋은 포인트라 생각됨), 논리학의 기본 17강(1~6강: 논리학의 기초, 7~13강: 지식의 습득과 확장, 오류와 잘못된 지식을 고집하고 있는지에 설명, 14강~17강: 실생활속에서의 논리 지식 활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초록색 톤의 색감을 유지하고 있으며 매 강이 끝날 때 마다 친절하게 핵심을 ‘요약’해 놓고 있어 정리를 할 수 있는 공간과 심리적 배려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책에 삽입된 그림들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조금은 세련되게 표현했으면(너무 투박한 것 아닌가 하는) 하는 생각과 아울러 내용들을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정리할 수 있고 그 핵심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내에서 그림들이 더 추가되었더라면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논리학을 공부하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습관으로 ”시각적 구조화“를 추천합니다. 자신의 논리든 상대방의 논리를 시각적으로 구조화하는 연습을 하면 머릿속에 핵심 개념과 내용이 체계적으로 정리되고 더 나아서는 PPT의 활용역량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논리의 전체구조’를 4가지의 관점에서 저자의 통찰력(insight)으로 구조화 시킨 p86의 그림은 잘 정리된 시각의 구조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독자에게도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는 촌철살인의 구조화된 이미지는 기술을 넘어서는 책의 진정한 가치를 제공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입니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논리모델을 설명하면서 벤다이어그램의 한계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능적 한계는 명확합니다만,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포인트는 그 접근방법입니다. 이의 혁신성과 미래지향적 가치는 너무나 커보입니다. 넓게 보면 수리(기호)논리학은 논리학과 수학, 철학이 만나는 교차점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물론 자연과학이든 사회과학이든 논리라는 토대를 가지고 있지만, 논리(학)를 사일로(silo)에 가두지 말고 다른 학문과의 융합을 통한 무한 확장성에 주목하자는 이야기입니다. 물리학과 논리학의 만남, 미술과 논리의 앙상블 등등 다른 영역간의 연계, 융합을 통한 혁신. 즉 논리의 혁신학은 미래지향적인 가치가 될 것입니다.
14강 설득의 기술편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의 3요소에 대한 실용적 관점과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논리가 갖는 양면성에 언급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논리의 실체적 본질과 진실에 대한,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논리인가?라는 무겁고도 한편으로는 무서운 질문의 결과를 우리는 경험하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논리가 정치의 장으로 들어올 때 악용되거나 왜곡되는 일이 발생합니다. 여기서의 정치란 좀더 포괄적인 힘과 권력의 장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이 올바를 것 입니다. 논리가 단순히 기술을 넘어 예술의 경지에 오르려면 논리(Logos)와 심리(Pathos)와 태도(Ethos) 3박자의 동태적 균형이 황금비율로 조화를 이루어야 할 것입니다. 저자의 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에 대한 교육적 방향과 활동에 대해서는 깊이 공감합니다.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더 나아가 전인교육의 차원에서 한국 공공분야의 미래교육 시스템이 만들어 져야 할것입니다. 저자의 이런 노력이 하나의 좋은 사례로 남아 여러 분야로 확대되길 기대해봅니다.
논리의 마인드와 실용적인 쓰임은 여러분에게 책의 맨 뒤장에서 처럼 선명한 시야를 제공할것입니다. 논리학의 핵심목표는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를 지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반드시 열린마음(선입견과 편견을 버리고, 스스로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할 수 있는 겸손한 역량)이라는 기본자세를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생각의 기술’은 논리라는 어려운 주제를 쉽게 접근해보고 싶고, 실제 적용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됩니다.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행복한 고생을 한 저자에게 큰 박수를 보내며, 이 책이 독자들에게 논리학의 실천, 실용서로서 좋은 책으로 오랫동안 기억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논리학 #칸트 #생각의 기술 #코디정 #이소노미아 #리뷰어스 클럽 #논리적으로 독서하는 법 #논리적인 글쓰기 #논리적으로 설득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