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식으로 사는 걸 버텨왔지 싶었다. 내일과 내일모레의 일을 생각하며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그러다보니 저절로 살아졌지. -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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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나야, 너 참 운좋다. 공모전에 당선된 후 엄마가 그렇게말했을 때, 해나는 화를 냈다. 내게 주어진 운이라곤 단 한 톨도 없다고. 나보다 열심히 산 사람은 없을 거라고. 하지만 자신이 뱉은 그 말은 도리어 날카로운 낚싯바늘이 되어 해나의마음을 후볐다. 자기 연민이란 게 무서워. 대진에게 했던 그말이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보상은 결코 온전한 노력의 결과물이 아니었다. 해나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연이은 실패 후로도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는 삶은 젖은 나무판자처럼 쉽게 뒤틀렸다. 해나는 그렇게 훼손된 마음으로 쉽게 남을 판단하는사람이 되어버렸다.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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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도모한 것은 무엇일까? 가사노동에 대해 모른척하던 태수씨가 개를 위해 고구마도 삶고 고기도 구워준 것 그것이 혁명인가? 생각해보았다. 제도를 훼방놓는 것이 혁명인가? 어떤 혁명을 도모하고 싶은가?


유연한 노동 문제에 대해 비판ㄹ하면서도 불가산인 가사 노동 시간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않았다. 사회는 조리 있게 굴러가야 하지만, 가족이라는 제품안의 조리는 다른 문제였던 것이다. - P227

 나는 분명 
당연하지 않게 생각하는 태수씨의 모습을 좋아했었는데. - P220

그러게. 근데 말이야. 나이라는 게 사람을 주저하게도 만들지만 뭘 하게도 만들어. 그 사람들이 뭘 모르고 하는말이야. 아빠는 어이고, 내 나이가 사십이네, 하면서 조금 어른스러워졌고 어이고, 내 나이가 오십이네. 하면서 조금 의젓해졌어 - P238

"있잖아, 수민아. 그냥 죽고 싶은 마음과 절대 죽고 싶지 않은 마음이 매일매일 속을 아프게 해. 그런데 더 무서운 게 뭔지 알아? 그런 내 마음을 어떻게 알고 온갖 것들이 나를 다 살리는 방식으로 죽인다는 거야. 나는 너희들이 걱정돼.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돈이 더 많이 들어서."
- P239

우리 가족은 그렇게 속없이 화낼 때 화낼 줄도 알고 살아왔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태수씨가 아픈 뒤로도 조금씩 기쁘다. 물론 많이 슬펐지만, 슬픈 와중에도 틈틈이 기뻐했다리는 태수씨가 아프고 나서 태수씨의 먹는 것과 싸는 것에 모 -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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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수민아, 그냥 죽고 싶은 마음과 절대 죽고 싶지 않은 마음이 매일매일 속을 아프게 해. 그런데 더 무서운 게 뭔지 알아? 그런 내 마음을 어떻게 알고 온갖 것들이 나를 다 살리는 방식으로 죽인다는 거야. 나는 너희들이 걱정돼.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돈이 더 많이 들어서." - P239

내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자 맹지가 덧붙였다. 너는 너를 돌봐야 해. 좀처럼 항변할 수 없었다. 사실이기 때문이었다. 나를 돌보려면 나를 돌아보아야 하는데, 나는 나를 돌아보는 데미숙했다. 일은 졸렬하게 하지만, 누군가를 좋아할 때는 손쓸수 없을 만큼 좋아했다. 사랑에 있어서는 늘 나를 함부로 대하고 선을 넘어버렸다.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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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심플 단편읽기 모임을 하려고 읽다가 다 읽데 되었다. 슬픔의 각양각색이라고 해야하나? 좀 놀랐다. 이런 다양한 슬픔을 알지못했고 처음부터 끝까지 생각하지 못하고 피해왔다. 소설 속에서 만나는 이들처럼 슬픔에 압도되지 않고 흔들리며 걸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위로와 힘을 얻는다.

여기에 묶인 소설들은 모두 산책을 좋아하고 풀기 어려운 생각에 빠져 있다. 답은 없고 해답은 더 없는 오늘과 내일을 해결도 해소도 못하고 살고 있다. 한때는 그것이 슬픔이라고 생각했었다. 이제 나는 안다. 슬픔. 맞는데, 그 단어를 사용해야 하는 것도 맞는데, 뜻은 아닌 것 같다. 오후의 빛과 바람 속에서 보기 좋게 건조되어가는 물건과 그 물건을 닮은 사람을 많이 생각했던 몇 년. 세상은 엉망이고 진창이며 눈 씻고 찾아봐도 좋은 소식과 전망은 하나도 없지만 내가 소설로 쓰듯 누군가는 읽고 누군가는 일하고 누군가는 청소하고 누군가는 사람을 만나기로 결심한다. 제자리로 되돌아오는 트랙처럼 둥글게 산책하는 날들. 아무 변화도 없지만 그사이 시간은 흐르고 종종 기분도 마음도 나아지는 밝은 밤들.
- 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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