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과 자기 이해에 대해 임상심리사여서 더 잘 풀어나간 이야기같다. 각자의 고통을 타인이 함부로 하는지, 자신이 어떻게 함부로 하는지 지도에서 영토에서 볼수 있었다. 소설로 보니 보이는 거겠지. 나에게 달라붙은 이야기는 또 못 볼수도 있다.ㅠ 너무 몰입해서 하루만에 다 읽었다. 책이 짧기도 했지만. 작가 필명이 왜 유월인지, 표지가 예쁜 능소화인지 알 것 같다. 초여름 떠올릴 책이 한권 더 생겼다.

도연은 내팽개쳐진 자신을 그대로둘 수 없었다. 해진 마음을 끌어안으며 다짐했다. 누군가의말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겠다고, 일로 만난 사람에게 마음 따위 주지 않겠다고, 다른 사람에게 나의 어떤 것도 맡기지 않겠다고, 쉽지 않은 사람이 되겠다고, 참지 않겠다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지키겠다고. - P119
마음속에 느닷없이 부모에 대한 원망과 미움이 들이닥칠 때도 최선을 다해 모른 척했다. 그 마음이빚쟁이처럼 몰려와 어두운 웅덩이 속에 자신을 파묻는지도모르고, 그 컴컴하고 서늘한 곳엔 꾀죄죄한 질투심과 자기연민이 가득했다. - P158
웬만해서는 변하지 않는 태도가 동옥의 관성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니 나아갈 방향을 보면서 좀처럼 발을 떼지 못하는 사람도, 익숙한 방향만 바라보는 사람도 조금은 이해할수 있을 것 같았다. - P181
그러나 더는 누구를 지향하지 않아서 도연은 조금씩 더 나은 자신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수밖에 없었다. - P191
변하지 않는 게 변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생각했다. 다만 좋은 쪽일지, 나쁜 쪽일지 선택의 문제일 뿐이었다. 좋은 방향으로 키를 맞춰두지 않으면 더 쉽고 편안한나쁜 방향으로 이끌려갔다. 매일 어떤 모습으로 사는지, 곁에 어떤 사람을 두는지에 따라 삶의 모양도 조금씩 달라졌다. 그래서 최소한의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대안을 찾는 게 인생의 미션 같았다. 남아 있는 이들도, 동옥도예전과 같지는 않을 것이다. 또 한 시절이 지나고 있었다. - P207
"그냥 일희일비하려고요. 기쁘면 기뻐하고 슬프면 슬퍼하고 화가 나면 화를 내고, 내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을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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