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387
폭력은 자아를 파묻어버린다. 우리가 공간을 언제 어떤 식으로 차지해도 되는지 잊어버린다. 우리는 우리의 능력을 의심하게되고 발언을 할 때는 스스로 폄하하게 된다.

p391 피해자에게 다칠 수 있는가장 큰 위험 중 하나는 지목하는 것이다. 모든 속성과 일화가비난의 구실이 되기 때문이다. 법정에서 그들은 당신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고, 차이가 있다고, 예외라고 믿게 만들려고 애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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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38
그들은 자신에게는 그런 일이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으니 피해자에게 뭔가 잘못이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피해자에게 공감하려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나는 내 딸들은 절대로 같은 댓글을 달았던 엄마들에 대해 생각했다. 그런 글을 쓴다고 해서 자기 말이 더 안전해지는 것도 아니었고, 사실 그런 댓글은 자기 딸이 강간을 당하면 감싸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만 드러냈으므로 나는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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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와 그림의 완벽한 조호ㅏ .. 방에 드림책을 병풍처럼 둘러 놓고 보다가 뭉클해진다.

내가 되는 꿈.

다시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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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고 일상적이며 상상력이 뛰어난 김애란의 작품을 사랑한다. 요즘 나온 작품들이 더 좋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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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학술책이라고 주장하는 이 책은 쉽고도 재미있고 어딘가 한구석 쓸쓸해지기도 하다. 돌봄노동, 의존 노동이라고 하는 것이 가치가 낮게 평가되는 것이 슬프고 그 와중에도 사람들과의 친밀함을 바탕으로 즐겁게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그것은 한방울씩 차올라서 결국 할 수 없게도 만든다. 그렇다고 자본으로 다 해결할 수도 없다. 그러면 아질이 어사일럼이 되기 때문이다. 허무주의에 빠지지 않게 하려면 나 역시도 있게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요즘 많이 이야기되는 자기돌봄이 필요한가? 자기 돌봄도 가능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 슬프다.

p53
위니콧이 말한 ‘참된 자기‘란 명하니 있는 무방비한 상태를 가리키는 것이다. 예컨대 탕에 몸을 담그면 절로 "오오오!" 하는 소리를 내며 긴장을 푸는데, 이럴 때 ‘참된 자기가 얼굴을 내민다.
아기가 엄마의 돌봄을 받을 때치림 무언가에 내 몸을 전부맡겼을 때 ‘참된 자기가 나타난다. 즉 무리하지 않고 존재하는자신이다. 그래야 비로소 ‘있기가 가능해진다. 내가 야구 경기를본 뒤에 늘어져서 앉아 있던 것이 바로 그 예다.
반대로 엄마의 돌봄이 실패해서 아기가 더 이상 자신을 맡길수 없어지면 아기의 마음은 무너질 위기에 놓인다. 생존이 위험해지고, ‘있기 가 위협을 받는다. 그러면 아기는 엄마의 눈치를 살피고 엄마를 기쁘게 하려 노력한다. 위니곳에 따르면, 그럴 때
‘가짜 자기가 나타난다.

p54
누군가에게 혹은 무언가에 온전히 기댈 때, 의존할 때는 진정한 자신으로 있고, 그럴 수 없어지면 ‘가짜 자기를 만들어나다. 그래서 있기가 괴로워지면 ‘하기‘를 시작한다. 뒤집어 말해
‘있기 위해서는 그곳에 익숙해지고 그곳의 사람들에게 안심하고몸을 맡길 수 있어야 한다.

p78
물론 돌봄 시설에 한정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마찬가지다. 평소에는 사회인, 전업주부, 학생으로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 같지만, 상사에게 질책을 듣거나 믿었던 사람이 배신하거나 연인과 헤어지면, 극히 평범하던 일상이 너무나 간단히 재가 된다.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 있던 불씨가 단숨에 퍼져버리는 것이다. 그러면 평소와는 다른 자신이 튀어나온다. 학교나 회사를 빼먹기도 하고, 소중한 인간관계를 스스로 망가뜨리기도 한다. 그간 당연했던 ‘있기가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우리의일상 역시 얇은 막으로 유지되고 있을 뿐이다.
다만 돌봄 시실의 경우에는 일상을 유지하는 그 막이 유독얇다. 그리고 연약하다. 얇은 막은 가연성 물질처럼 한순간에 불이 옮겨 붙는다. 

p101
의존노동은 돌봄, 관심, 관계로 특징된다. 돌봄은 취약한 상태에 있는 타인을 수발하는 노동이다. 이 노동은 친밀한 사람들 간의 결합을 지속시키거나 혹은 그 자체로서 친밀함과신뢰를 만드는, 즉 관계이다.

p105의존노동은 눈에 띄지 않는다. 나무꾼은 아내의 가치를 좀처럼 알아보지 못하고, 나무꾼의 아내 자신도 ‘나는 나무를 베지못하니 그냥 빨래나 해야지.‘ 라고 생각하기 쉽다.

p145
나카이 히사오는 "조현병 환자들이 지루해한다면 꽤 호전되었다고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지루함이란 우리를 지키는 원이잘 닫혀 있음을 알려주는 위대한 결과다. 공허란 원이 닫혀 있다.

p193
마음의 치료, 즉 정신치료는 사정이 좀 복잡하다. 마음의 병은 삶의 방식과 떼려야 뗄 수 없기 때문에 무엇이 치료인지 알기어렵다. (어떤 삶이 옳은지 현대 사회에서는 아무도 알 수 없다.)그래도 정신치료는 새로운 삶을 열어젖히고 인생을 재구축하는것을 목표한다. 그것을 사람의 성장이라 말하기도 한다. 그래서사건은 정신치료에 큰 의미를 지닌다. 정신치료도 어디까지나 수단이다. 통과하는 과정이다.
돌봄 시설은 이와 또 다르다. 돌봄 시설에서는 변치 않는 것‘
에 큰 가치가 있다. 많은 인력을 투입하고 긴 시간을 소비하고 건강보험에서 많은 돈을 받으며, 즉 막대한 에너지를 쏟아부어 ‘변지 않는 것을 목표한다.
돌봄 시설에서는 ‘하루‘를 지낼 수 있게 되기 위해 하루를 지낸다. 그곳에서는 수단 자체가 목적이다. 멤버들은 돌봄 속에 머무를 수 있기 위해 돌봄을 받는다. 돌봄에서 지르는 통과하는과정이 아니라 머무르는 곳이 된다.

p109
 사회심리학자 프랑크 리스만 Frank Riessman 은 ‘조력자 치료 원리 Helper Therapy Principle 라는 이론을 세웠다. 간단히 말하면 누군가를돕는 것이 곧 나를 돕는 것이라는 이론이다.
우리 일상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가령, 지하철에서 교통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면 좋은 일을 한 것 같아서 앉아 있을대보다 기운이 난다. 친구에게 공부를 가르치면 나에게도 공부가 된다. 후배에게 한턱내면 나도 왠지 기분이 좋다. 이른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들이다. 타인에게 무언가를 주면, 내가 준것 이상을 얻을 수도 있다.

p337
다시 말해 아질에 예산이 투여되면 어사일럼이 된다. 자본은아질을 죽인다. 자본의 투명한 빛은 어두컴컴한 아질을 구석구석 비추어 어사일럼으로 바꿔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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