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 흡입력이 정말 최고다. 누구나 자기만의 삶을 치열하게 살고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나라면 단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될까? 임천자 같은 마음이었을까, 장미수 같은 마음일까, 신목화 같은 마음일까?
어떤 사람이든 단 한 번 뿐인 생이고 모두 존엄하며 자기의 삶을 살아간다. 내가 보기에 더 살리고 싶은 사람과 살리지 말아야 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나의 판단이 맞다고도 할 수 없는 것이다.

정원에게 목화는 자기를 반영하는 거대한 감정 덩어리였다. 가장사랑하면서도 가장 하찮게 여기는 존재.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자 무심한 말 한마디의 진의를 의심하는 상대. 그간극을 만드는 사람은 목화가 아니었다. 한정원의 상황이었다. - P134
사실 정원은 쉽게 동요하지 않는 목화에게, 삶에 굴곡이 없어 보이는 목화에게 진짜 화가 날 때가 있었다. 정원의 눈에 목화는 너무 가뿐해 보였다. 주렁주렁 짐을 이고 들고 하루하루 걸어가는 자기에 비해 목화는 마치 운동 삼아 조깅하듯 살아가는 사람처럼 보였다. 그런 생각 속에서 언성을 높이거나 비아냥거렸다. 그러니 어떻게 사과하는가. 네가 너무 편해 보여서 화가 났다고? 그렇게 말할 수는 없었다. - P137
아주 적은 힘으로도, 너무나도 쉽게, 라일락은 뿌리째 뽑혀 목화의 손아귀에 들어왔다. 목화는 움켜쥔 라일락을 바라봤다. 뿌리째 뽑혔지만 아직 죽지 않았다. 그대로 두면 서서히 시들어 죽을 테지만 그 시한은 알수 없다. 사람의 탄생이란, 어쩌면, 뿌리째 뽑히는 것. 사랑의 시작 또한, 어쩌면, 뿌리째 뽑히는 것. - P139
신목화에게 중요한 것은 따로 있었다. 내 운명에내 몫이 있음을, 내 의지가 개입할 수 있음을, 내 삶의 주인은 나임을 증명하는 것. - P164
그들한테는 자기불행이 노다지인 거야. 누구한테도 뺏기기 싫은 굉장한 보석인 거지. 왜냐면 내 불행만이 나를 위로하니까. 알아주니까. 가장 가까이서 나를 지켜주니까. - P204
그리고 중개 중에 이전에는 하지 않는 것을했다. 마음을 다해 명복과 축복을 전하는 일. 죽어가는 사람과 살아난 사람의 미래를 기원하는 일. 그것은 나무의 일이아니었다. 사람으로서 목화가 하는 일이었다. 나무의 지시가 아니었다. 목화의 자발적인 마음이었다. - P221
멀리서 죽음의 실루엣이 보이고 차차 선명해질때, 당황하지 않고 의젓하게 그를 맞이할 수 있도록. 마음깊이 그리워한 친구를 만난 듯 진심 어린 포옹을 해도 좋을것이다. 그럼 육신에 편안한 표정을 남길 수 있겠지. 되살리지 않아도 좋을 죽음 또한 많이 목격했다. 목화는 그들의마지막을 기억했으며 그와 같은 죽음을 원했다. -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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