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라는 사건은 인생의 끝에서야 쓰게 되는 서시 같은 것이므로. 그때야 진정한 삶이 무엇인지를알게 되고 다시 처음인 듯 살아가고 싶어지니까. 그러나 그건 너무늦지 않은가. 그러니 나는 미리 써야 하고 매일 써야 한다. 나는 죽는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그 시를. - P157

당시 대통령의 연설은 자주 위협과 훈계와 회유의 화법을 취했는데 이것은 대통령의 성별과 무관하게 전형적인 가부장의 화술이다. 그런데 그 가부장이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의 가족을 그다지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요즘 자주 느낀다. 대통령은 적의 도발에대비해 국민을 지키기 위한 결단을 말하지만, 진짜 부모라면 ‘적의 도발‘이라는 가정 자체를 거부할 것이다. 부모의 마음은 전쟁이 벌어졌을 때 가족과 함께 용감히 싸우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애초 전쟁 자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무릎이라도 꿇겠다는 마음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연히 맞서길 부르짖는 이들은 불가피한 희생을 전제한다. 자신은 아닌, 다른 누군가의 희생말이다. - P106

 첫째, 가치 있는 인식을 생산할 것, 좋은글이 먼저 갖추어야 할 것은 취향이나 입장이 아니라 인식이기 때문이다. 둘째, 정확한 문장을 찾을 것 뜻한 바를 백 퍼센트 담아낼 수 있는 문장이 써질 때까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공학적으로 배치할 것. 모든 문장이 제자리에 놓이도록 만들어서 더할 것도 뺄 것도 없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세가지 요건은 내가 윤상의 음악에서 경탄하며 발견하곤 하는 것들이다.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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