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얼마나 사랑해야 하는지 여전히 감이 오지 않았다. 일들사랑하는 마음이야말로 길들여지지 않는 괴물 늑대와 같아서차하면 이빨을 드러내고 주인을 물 것이었다. 몸을 아프게 하고인생을 망칠 것이었다. 그렇다고 일을 조금만 사랑하자니, 유순하게 길들여진 작은 것만 골라 키우라는 것 같아 자존심이 상했다. 소소한 행복에서 의미를 찾자, 바깥의 평가보다 내면이 충실한 삶을 택하자는 요즘의 경향에 남녀 중 어느 쪽이 더 동의하는지 궁금했다. 내면이 충실한 삶은 분명 중요한데, 그것이 여성에게서 세속의 성취를 빼앗아가려는 책략은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그런데 성취를 하려니 생활이 망가지고, 일만 하다가 죽을 것 같고…… - P248

남매를 낳은 걸 후회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가벼운 삶이 무엇에든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경아는 집중력도 기억력도 다른 온갖수행 능력도 사실 산산조각난 채 십수 년을 살아왔다.ㅑ - P263

.진짜 희망이 나타나기 전의 대타 같은 희망 말이다. 레드오션 업계에서 무난한 자질을 가지고도 오래 견디는 여자가 있다는걸 보여주면 뒤따라오는 사람들도 힘을 얻겠지 싶어서. - P264

전시회 전에 큰 작품들을 몇 점, 늦지 않게 할 수 있었고 그때이후로도 종종 점검합니다. 내가 나 자신을 작은 틀에 가두고 있지는 않나? 부엌 뒷방에 방치해두고 있지는 않나? 그림이 마음에들지 않을 때에도 점검합니다. 이걸 네 배, 다섯 배, 열 배 크기로그리면 달라 보일까?
"여자도 남의 눈치 보지 말고 큰 거 해야 해요. 좁으면 남들 보고 비키라지 공간을 크게 크게 쓰고 누가 뭐라든 해결하는 건 남들한테 맡겨버려요. 문제 해결이 직업인 사람들이 따로 있잖습니까? 뻔뻔스럽게 배려해주지 말고 일을 키우세요. 아주 좋다. 좋아. 좋을 줄 알았어요."
전시회에서 그렇게 흡족해하시던 심시선 선생이 가끔 뵙고 싶습니다.
- 그때 나를 구한 한마디』, - 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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