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꽤 많은 것들이 여러분 뜻대로안 될 겁니다. 특히 인간관계가 그렇겠죠. 아무리 조심을 해도 분명히 상처를 주거나 받게 될 거예요. 그 난관을, 여러분은 지극히 이기적인 방식으로 돌파하려고 할 것이고, 마침내 돌파할거예요. 인간이니까. 인간이란 그런 존재이니까. 그리고 훗날 회한과 함께 돌아볼 때가 올 텐데, 바로 그때, 뭔가를 배우게 될 겁니다. 그리고 아주 조금 달라질 거예요. 내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나는 아주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됩니다."
인간은 무엇에서건 배운다. 그러니 문학을 통해서도 배울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에게서 가장 결정적으로 배우고, 자신의 실패와 오류와 과오로부터 가장 처절하게배운다. 그때 우리는 겨우 변한다.  - P176

인간은 긍정적인 신호보다 부정적인 신호를다섯 배 더 강하게 받아들인다는 것, 그러므로 한 번 비난을 받으면 다섯 번 칭찬을 받아야 마음이 원래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것, 글을 쓰는 행위는 자신을 긍정하는 일인 것이어서 그덕분에 우리 존재가 실제로 바뀔 수 있다는 것 등이 그의 체험적결론이다. - P175

인파커 J. 파머는 "정치라는 것이 모든 사람을 위한 연민과 정의의 직물을 짜는 것이라는 점을 잊어버릴 때, 우리 가운데 가장 취약한 이들이 맨 먼저 고통을 받는다"라는 헌사로 책을 시작한다. 정치가 영혼을 구제할수는 없다 하더라도 최소한 비통한 자들의 고통이 무엇인지를아는 사람들의 일이어야 한다. - P190

 타인의 고통에 대한 민감성과 그를 외면하지 못하는 결벽성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길러지는 것이다. 타인에게 열려 있는 통각(痛覺)이 마비돼있거나 미발달된 이들이 하는 정치는 우리를 고통스럽게 한다. - P191

나는 그러고 싶다는 유혹을 느끼면서도 그 유혹에 저항하려 애쓰고 있다. 그 대상이 누구건 어떤 이들을 간편하게 ‘규정‘하고 ‘배제‘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폭력일 수 있기 때문이다.  - P210

누구나 무엇을이용한다. 공허한 삶을 ‘의미‘로 채우기 위해서는 이용할 무엇이 필요하다. 나에게 할 일이 있다는 것, 그 일을 할 때 나는 중요한 사람이 된다는 것, 그러므로 나는 여전히 살 가치가 있다는것… 그런 느낌이 우리를 사로잡을 때 삶은 얼마나 충만해지는가.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태극기 집회는 정치적 저항이라기보다는 존재론적 축제일지도 모른다. - P211

비판은 언제나 가능하다. 풍자는 특정한 때 가능하다. 그러나조롱은 언제나 불가능하다. 타인을 조롱하면서 느끼는 쾌감은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저급한 쾌감이며 거기에 굴복하는 것은 내 안에 있는 가장 저열한 존재와의 싸움에서 패배하는 일이다. 이 세상에 해도 되는 조롱은 없다 - P217

흥미로운 것은 대다수의 당사자들에게 부끄러움이감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든 것들이 ‘선택받은 소수‘인 자신들에게 따르는 당연한 보상이라 생각했던 것처럼 보인다. 그들이 타고난 악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반복되는 혜택 앞에서서서히 자기 성찰 능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라면 나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혐오‘에 대해서나 ‘농단‘에 대해서나 내가 이야기의 끝에 자꾸‘나‘를 주어로 삼은 문장을 써보고는 하는 것은 의례적인 반성적 제스처를 집어넣어서 스스로 면죄부를 발송 수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기 위해서다.  - P22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