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의 비밀 동시집
#사계절출판사
#사계절교사서평단
#강정연
올해 1학년 우리 반 아이들과 매주 한편씩 동시를 감상한다. 가족 앞에서 매일 소리 내어 읽고 학교에 와서도 아침마다 함께 “그 주의 시”를 낭송한다. 평소에 스쳐 지나간 사소한 것이 시로 낭송되면 특별한 것이 된다. 마음을 울리는 감동적인 시도 있고, 같은 것을 보고 어쩌면 저렇게 표현했을까하고 감탄하게 되는 시도 있다. 말하지 못한 나의 마음을 너무나 정확히 표현해 준 시를 보면 반갑다. 지나가다 그동안 아이들과 낭송했던 시들이 저절로 떠오를 때도 있고 아이들이 낭송했던 시들을 갑자기 이야기 할 때도 있다.
강정연의 “레인보우의 비밀동시집”은 발랄하고 읽으면 저절로 웃음이 나오는 시다. 책에 나오는 레인보우는 “6+2”살이다. 내가 만나는 1학년과 같은 나이다. 그래서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레인보우의 동시집을 읽으면 레인보우가 어떤 아이인지 그려진다.
“다행” 이라는 시를 아이들과 1주일간 감상했다.
- 다행- 혼이 나는데 / 방귀가 나왔다/ 엄마가 웃었다/ 방귀는 참 다행이다. / 시를 읽고 집에서 읽기 숙제를 내주었는데 아이들이 “선생님, 엄마가 진짜 웃었어요.” 한다. 생활에서 시가 이야기 되어지는 게 기쁘다.
-진정한 불안함- 나는 요즘 똥을 누고 혼자 닦는다/ 이젠 혼자서 해야 할 나이니까/ 하지만 똥꼬에 똥이 남아 있을까봐/ 마음이 너무 불안하다/ 불안한 이 마음 언제쯤 사라질까/ 이 시를 읽으니 며칠 전 학부모에게 받은 문자가 떠오른다. 1학년이 다 끝나가는 11월에 자녀가 배가 아프다고 해서 학교에 갔는데 걱정이라고 문자를 보냈다. 아직 똥을 혼자 닦지 못한다고 보냈다.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이 시를 보면서 그 아이와 그 아이 엄마의 불안도 느껴진다. 시 옆에 “너는 언제 불안해?” 라면 묻는 장면이 있어 아이들과 서로의 불안함에 대해 나눠 볼 수 도 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진정한 불안함”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을 것 같다.
“친구랑 화해하는 법”을 읽으면 영화 “우리들”의 명대사가 생각난다.
-친구랑 화해하는 법- 그냥/또 / 놀면/돼요
레인보우의 비밀동시집을 보면 밝고 거침없이 표현하는 레인보우가 귀엽다. 강혜숙 작가의 그림이 시의 재미를 더해준다. 레인보우의 비밀 동시집처럼 생각을 참신하고 톡톡 튀는 시를 보면 아이들도 시를 만만하게 생각하고 시를 놀이처럼 여기면서 쓰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것 같다. 우리 반에서도 계속 시를 감상해 온 터라 공책에 조용히 시를 적어와 선생님에게 보여주는 어린이들도 간혹 있다. 이 책을 보면서 자신의 마음을 시로 써오는 친구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