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에 대한 아름다운 말들. 읽고 싶어지고 잘 읽는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되고 읽고 또 읽고 싶어지는 책이다.

마르틴 루터는 아내 카타리나가 손수 빚은 맥주를 매일 2리터씩 마시며 많은 책을 읽고 썼다. 그는 "맥주가 인간을 구원에 이르게 하는 숭고하고 신성한 음료"라고 찬미했다. 괴테 역시 맥주를예찬하면서 "책은 고통을 주지만 맥주는 우리를 즐겁게 한다. 영원한 것은 맥주뿐!" 이라고 읊었지만 애서가이자 애주가인 그 역시 종종 책에 맥주를 곁들였으리라. - P205

독서는 몸으로 배우는 것도 있고, 마음으로 배우는 것도 있다. 따라서 독서는 모두 ‘실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 읽어 내는 행위 자체가살아 내는 행위다. 앞에서 다뤘듯이 독서는 우리 시대를 거스르는 실천이다. 남보다 앞서고자, 더 높이 오르고자 잠시도 멈추지못하는 신경증을 내치고 가만히 앉아 기꺼이 비생산적이기를 선택하는 행위가 독서다. 간서치看善炳, 곧 ‘책만 읽는 바보‘란 말에서드러나듯 책을 생활의 중심에 놓는다는 것은 이런 시대에 바보가되기를 자청하는 것이다. - P225

 세상의 모든 독서는 자신을 혁명하고 세상을 혁명하는 가공할 잠재력이다.  - P227

자신의 입장이 분명하지 않을 때 우리는 바보처럼 느낀다. 사안이 첨예하게 대립할수록 ‘네 위치가 어딘지 정해!‘라는 무언의 압박을 받는다. 즉각적인 지식의 유혹에 빠지는 이유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안다. 세상이든 자신이든 모순과 역설의 덩어리라는 사실을, 당장 나 자신만 해도 그렇다. 이 세상에 단 한 명이라도 나를 이해해 주길 처절하게 바라면서도 금각사』의 유명한구절처럼 "남들에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점을 유일한 긍지"로 여긴다. 독서는 이렇듯 양립할 수 없는 것들이 삶을 헝클어 놓더라게 하려 드는 대신 그대로 둘 수 있는 힘을 준다.  - P229

내 생각으로는 자기의 욕망이 무엇에 대한 욕망인지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소설은어떻게 작동하는가』를 쓴 제임스 우드는 삶과 문학의 차이를 "삶이 두루뭉술하게 세부 사항으로 가득 차 있으면서도 우리를 그 세부 사항에 주목하도록 거의 이끌지 않는 반면, 문학은 우리에게세부 사항을 알아차리는 법을 가르쳐 준다"고 설명한다. 나는 알아차려야 할 첫 번째 세부 사항이 잠재된 욕망이라 믿는다.
- P231

책모임에 들어가거나 책모임을 시작하라. 책 읽는 삶을 모색하는 분들에게 내가 두는 훈수다. 독서는 기본적으로 고독한 작업이지만 울력으로서의 책읽기가 병행되어야 한다. 여럿이 가는 데 섞이면 병든 다리도 끌려간다고 하지 않는가. 울력걸음에 봉충다리라도 함께 읽으면 혼자 읽는 것 이상으로 읽히고, 혼자 사는것 이상으로 살아진다. 공동체가 주는 놀라운 선물이다.
- P233

 맨땅을 기어가는 지렁이처럼 무기력해 보이는 오체투지야말로 온몸으로 하는 독서의 최고봉이요, 갈라진 땅을 깁는 봉합수술의 결정판이다.
- P241

나: 할아버지가 그랬어. 설교를 듣는 것보다, 한 권의 도덕 교과서를 보는 것보다, 푸른 하늘과 별과 나무와 숲과 들꽃을 바라보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고. 여기서 ‘바라보는 것‘도 유심히 보라는 뜻이야.
- P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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