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갑자기 끊어졌던 전깃불이 들어온 것처럼, 내 머릿속, 아니 마음속이온통 환히 밝아지며 커다란 그림 하나가 전체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새삼스러운 깨달음이기도 했고, 오랫동안 차근차근 맞춰지고 있던 무언가의 완성이기도 했다. 지금까지 아빠와 엄마가 손을 맞잡고 젊음을 다 바쳐 그린,
온갖 시행착오의 흔적들마저 아름다운 무늬의 일부로 남은, 앞으론 우리들이 마저 완성해야 할 그림이 가장 중요한 한 부문으로 새겨진, 그보다 훨씬더 큰 그림이었다. 오늘 가슴 뛰는 순간들이 여러 번 있었지만, 아마 모두 이순간을 위한 전주곡이었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
난 원래 좋아하는 건 혼자 조용히 좋아하는 편인데, 이 발견의 기쁨은 두군가에게 말하지 않고는 도저히 견딜 수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난 채리의곁으로 다가가 귓전에 대고 속삭였다.
"나채리, 그거 알아?"
"응? 뭐?"
"지금 여기, 에니어그램 아홉 가지 유형이 다 모여 있다!"
- P45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