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희 작가의 온라인 북콘서트를 보니 갑자기 너무 읽고 싶어졌다. 사 놓은 지는 오래됐지만 오랫동안 묵혀 놓았던 책을 펼쳤다. 아빠의 사업실패로 남동생은 서울 큰집에 맡겨지고 공부에 더 신경써야할 시기의 영초롱은 제주의 고고리섬에서 일하는 고모 손에 맡겨진다. 고모는 친구의 아픔과 함께 사는 사람이다. 거기서 복자라는 친구를 만난다. 영초롱의 아픈 시절을 함께 해 준 친구였다. 후에 영초롱은 판사가 되었지만 욕하는 판사라 제주로 좌천되었고 복자는 간호사로 일하다가 자주 유산을 하였다. 제주 의료원 산재 사건이야기이다. 영초롱이 복자의 산재 행정소송을 맡게되었다. 누구보다 그 일에 최선일 거고 영초롱이 그 사건을 멋지게 해결해주길 바랐다. 그러나 힘있는 자들의 방해로 영초롱은 그 사건에서 불러나게 되었고 사건을 맡은 선배는 승소를 했다. 결국은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 있지만 복자에게 영초롱의 마음이 가 닿을 구 있었을까? 복자의 마음이 영초롱에게 가 닿을 수 있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소설 곳곳에 내가 그동안 사람들에 대해 가지고 있던 편견이나 오만이 깨어지는 듯한 구절과 아름다운 문장들이 나와서 좋았다. 그런 사람들이 있고 그러니까 사람이라는 거. 마지막 작가의 말에 삶이 계속되는 한 우리의 살패는 아프게도 계속 돠겠지만 그것이 삶 자체의 실패가 되게는 하지 말자고 절대로 지지않겠다는 선언보다 필요한 것은 그 조차 용인하면서 계속되는 삶이라고 다짐하기위해 이 소설을 썼는지 모르겠다는 말에 계속 울컥하게 된다. 그 조차 용인하면서 계속되는 삶이라고..
마지막 장에 파리의 테라스에서 생존자들이 서로를 응원하는 모습도 아주 감동적이다. 판사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되는 소설이었다.

제주 속담에 속상한 일이 있으면 친정에 가느니 바다로 간다‘는 말이 있다. 복자네 할망에게 들었지. 나는 제주, 하면 일하는 여자들의 세상으로읽힌다. 울고 설운 일이 있는 여자들이 뚜벅뚜벅 걸어들어가는 무한대의 바다가 있는 세상. 그렇게 매번 세상의시원을 만졌다가 고개를 들고 물밖으로 나와 깊은 숨을쉬는 사람들이다. 그러니 다 잘되지 않겠니? - P189
상처가 깊은 사람에게는 누군가를 믿을 힘이 없다는 것, 눈으로 보이지 않는 편까지 헤아려 누군가의 선의를 알아주기 힘들다는 것까지 나 역시 헤아리지 못했다. - P217
너는 최소한의 도덕을 다루지만 나에게는 너가 최선의 사람이라서 나는 늘 너가 좋았어 - P220
소설의 한문장을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실패를 미워했어, 라는 말을 선택하고 싶다. 삶이계속되는 한 우리의 실패는 아프게도 계속되겠지만 그것이삶 자체의 실패가 되게는 하지 말자고, 절대로 지지 않겠다. 는 선언보다 필요한 것은 그조차도 용인하면서 계속되는 삶이라고 다짐하기 위해 이 소설을 썼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종교는 그렇듯 버텨내는 자들에게 기꺼이 복을 약속하지만 소설은 무엇도 약속할 수 없어 이렇듯 길고 긴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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