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삶이란 누군가를 구하거나 구해지는 일들로 이어지며, 그렇게 여러 시절들이 서로의 둥지 같은 것이 되어 주는 누군가들을 건너가며 이어지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을 했다. 돌이켜보면, 삶의 매 시절에 어떤 손길들이 있었다. 그 손길들은 때론 연인이거나 친구, 동료이거나 그저 낯선 사람이기도했는데 일방적으로 나를 구해 냈다기보다는, 맞잡음으로써 서로를이해하고 견디며 의지하는 일들을 만들어내지 않았나 싶다. 짧은나날의 인연들은 인생 전체에서 ‘사소한 인연‘으로 치부되기 쉽지만, 사실 그 시절에는 전부였던 것이고, 그렇게 매시간마다 전부였던 돌다리들을 건너 이곳까지 왔던 게 아닐까 싶다. 그중 어느 하나의 돌덩이가 없었다면, 결국 이곳까지 이르는 돌다리를 건너지 못했을 것이다. 고양이 ‘들은 내가 발 딛고 설 수 있었던 한 시절의 돌덩이였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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