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 도종환 시화선집
도종환 지음, 송필용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종환 시화 선집이라서 그런지 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내가 읽어도 금방 알 수 있는 시들이 많았다. 도종환 시가 노래로 만들어진 것도 많다. <강> 이나 < 꽃씨를 거두며> 다 내가 애정하는 노래들인데 도종환 시 인줄 몰랐다.<꽃씨를 거두며>는 노래에서는 이제 사랑의 나날이 다시 시작되었음을 나는 깨닫네. 로 나오있었는데 시는 이제 기나긴 싸움이 다시 시작되었다고 나는 믿고 있습니다.였다. 이 노래가 내 결혼 축가였는데 ....뭐지? 이 아이러니는? ㅎㅎ 사랑의 나날도, 기나긴 싸움의 시작도 둘다 틀린 말은 아니니.

어린이 놀이터 시를 읽으면 마음이 아프다. 해직이 되고 집앞 에 있는 학교에 가지 못하는 그 마음이 느껴진다.

산벚나무

아직 산벚나무 꽃은 피지 않았지만
개울물 흘러내리는 소리 들으며
가지마다 살갗에 화색이 도는 게 보인다.
나무는 희망에 대하여 과장하지 않았지만
절망을 만나서도 작아지지 않았다.
묵묵히 그것들의 한복판을 지나왔을 뿐이다.
겨울에 대하여또는 봄이 오는 소리에 대하여
호들갑 떨지 않았다.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경박해지지 않고
길이 보이기 시작한다고 요란하지 않았다.
묵묵히 묵묵히 걸어갈 줄 알았다.
절망을 하찮게 여기지 않았듯
희망도 무서워할 줄 알면서

마지막 행은 루신의 글 「고향」에서 인용



가장 낮은 곳을 택하여 우리는 간다.
가장 더러운 것들을 싸안고 우리는 간다.
너희는 우리를 천하다 하겠느냐.
너희는 우리를 더럽다 하겠느냐
우리가 지나간 어느 기슭에 몰래 손을 씻는 사람들아
언제나 당신들보다 낮은 곳을 택하여 우리는 흐른다

꽃씨를 거두며

언제나 먼저 지는 몇 개의 꽃들이 있습니다. 아주 작은 이슬과바람에도 서슴없이 잎을 던지는 뒤를 따라 지는 꽃들은 그들을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꽃씨를 거두며 사랑한다는 일은책임지는 일임을 생각합니다. 사랑한다는 일은 기쁨과 고통, 아름다움과 시듦, 화해로움과 쓸쓸함 그리고 삶과 죽음까지를 책임지는 일이어야 함을 압니다. 시드는 꽃밭 그늘에서 아이들과함께 꽃씨를 거두어 주먹에 쥐며 이제 기나긴 싸움은 다시 시작되었다고 나는 믿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고 삶에서죽음까지를 책임지는 것이 남아있는 우리들의 사랑임을 압니다.
꽃에 대한 씨앗의 사랑임을 압니다.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