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변 탁아소에서 일하다가 긴축 재정의 시대에 보육사로 일하는 브래디 미카코의 이야기, 거기서 만난 사람들. 아이들, 그들의 부모 이야기이다. 영국의 현실은 긴축재정의 시대가 오면서 더 어두워졌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더 일어설 수가 없게 되었으며 계급이 더 눈에 띄게 나뉘어져서 서로의 계급이 만날 수 있는 일이 더 없어졌다. 가장 큰 차이는 저변 탁아소 시대에는 있고 긴축재정 시대에 없는 것. 바로 존엄이다.
가난하게 살아가지만 그들에게 세상에서 돈으로 대우해주 않는 재능을 가지고 있고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다. 우리 나라도 마찬가지다. 자본주의 사회가 다 마찬가지겠지. 최근에 읽은 한계레21 기사도 생각난다. 영구 임대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가 잘사는 도시 한가운데 섬처럼 작은 학교로 되는 것처럼 그 안에서 잘사는 아이 가난한 아이들이 만날 지점이 점점 더 없어진다.
가장 낮은 곳에 땅바닥 진창에 발 딛고 서서 똑바로 보는 것, 그리고 거기에서 장미꽃을 피우는 것에 함께하고 싶다. 애니가 자원봉사자를 구성하는 것도 새로웠다. 자격이 있고 경험이 풍부한 사람1, 아이돌봄 과정에 있는 학생1, 그냥 놔둬도 되는 사람1, 문제가 있는 사람 1이라니. 생각해보지 못한 것이었으며 문제가 있는 사람이 자신에게나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보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보든 웃을 수 있으면 진 것이 아니다. KEEP ON SMILING.

P270
분명히 어떤 재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장애나 정신거가문제로 세상에 나가 그 재능을 돈으로 바꿀 수 없는 아줌마들,
이다. 이들은 모두 독신으로, 혼자 살거나 나이 든 부모와 동거하는데 외모에도 그다지 신경 쓰지 않기 때문에 자기 나이보다.
더 들어 보이는 경우가 많아서 ‘45세 처녀‘라든가 ‘수염 난 할머니‘ 같은 별명을 가지고 있다. 술과 약물, 섹스에 빠져 아이를줄줄이 낳아 정부 보조금으로 사는 여성들과는 또 다른 종류의하층 계급 여성이라 하겠다.
그러나 이 센터 같은 자선단체는 이런 여성들의 능력 덕분에운영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어떤 사람은 요리에 대단한 수완을발휘하고, 또 어떤 사람은 영국인 주제에 뛰어난 계산 능력을가졌으며, 전문 사진작가 뺨치게 사진을 잘 찍는 아줌마‘도 있고, 말도 안 되게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도 있다.
"힘을 가진 사람을 세상은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다."
이는 이전 직장 상사가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엄청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세상의 한구석에서 먼지를뒤집어쓴 채 잊혀가고 있다.

P278
똑같은 썩은 현실이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반복되는 밑바닥 사회. 하지만 썩어빠진 하층 계급의 일상이 반복되는 가운데도 기도는 있다. 몹시 어려운 일이지만 계속해서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다 보면 문득 그렇게 되어 있다. 로자리는 그기도를 완성하기 위해 이리로 돌아왔음이 분명하다.

P321
정치에 대한 내 관심은 모두 탁아소에서 비롯했다. 사회 밑바닥의 진창에 두 발을 디딘 채 신문을 읽고 뉴스를 보고 책을 읽기 시작하자 내 눈에는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것들이 보였다.
정치란 토론하는 것도 사고하는 것도 아니다. 살아가는 것이며 생활하는 것이다. 그렇다. 이는 내가 탁아소에서 몸소 경험하고 느낀 것이다. 탁아소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은 말 그대로 정치 때문에 살기도 하고, 고통을 겪기도 하고, 도움을 받거나 배를 굶기도 했다.

P323
거기서 없어진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게 되었다. 없어진 것, 그것이야말로 그곳에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아나키즘이라 불린 ‘존엄성‘이었다. 아나키즘이야말로 존엄성이었다. 서양에서는 존엄성을 장미꽃에 자주 비유하는데, 아나키즘이라는 존엄성은 천국에 피는 아름다운 꽃도, 온실에서 꺼내면 말라비틀어지는 연약한 꽃도 아니다. 그것은 땅바닥의 진창에서 수분을 흡수하고, 햇빛을 받지 못하는 가장 열악한 토양에서도 당돌하게 통통한 꽃을 피워내는 장미다.
지금 세상은 커다란 전환기를 맞고 있다고들 한다. "하나의 시대가 끝나기 시작했다"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변화의징후를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곳은 언제나 가장 낮은 곳이다.

P323
저변 탁아소와 긴축 탁아소는 땅바닥과 정치학을 이어주는장소였다. 그런 장소가 특정한 곳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온 천지에 발에 채일 정도로 많이 굴러다니고 있다는 걸 지금의 나는알고 있다.
땅바닥에는 정치가 굴러다니고 있다.
2017년 2월브래디 미카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