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은 울림을 갖는다. 한 편의 글이 메아리처럼 또 다른 글을 불러온다. 글을 매개로 남의 의견을 듣고 삶을 관찰하다 보면 세상에는나와 무관한 일이 별로 없음을 알게 된다. ‘인간의 삶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한 균형 감각이 발달한다. 이는 삶에 이롭다. 인간은 아는 만큼 덜 예속된다. 예를 들면 동성애자나 철도 노동자의 삶을 이해했을 때와 그 이전은 분명 다르다.

글쓰기의 최전선>은 왜 그 직업을 욕망하는지, 밤 이고 낮이고 쓰는 글이 누구의 이익에 복무하는지, 잘 산다는 기준이무엇인지 등등 자기 생각과 욕망을 글로 풀어내며 나를 알아가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사람들 사이에서 웃고 떠들며 원하는 것들 사이에 둘러싸여서는 보이지 않는 것들. 그런 상황에서는 ‘왜‘라는 질문이필요 없이 일상이 꽉 차 있으니까요. 한 걸음 멀리 떨어져서 나는 왜,
여기, 지금을 계속 묻고 또 물을 때 사물도 세상도 예민하게 볼 수 있 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이처럼 열 편 남짓 글을 쓰고 나서 예외 없이 글감의 고갈에직면하는 이유는 삶 혹은 나에 대한 인식의 한계에서 비롯한다. 어쩌면 글감의 빈곤은 존재의 빈곤이고, 존재의 빈곤은 존재의 외면일지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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