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부자거나 권력이 엄청난 이들과는 잘 어울리지 못한다. 그들이 부도덕할 확률이 크다는 것 때문은 아니다. 가난한 이들 가운데에도 부도덕한 이들은 많다. 다만 부와 권력의 문화라는 것이 나를 미학적으로 홀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마도 그 문화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지 못하는 것으그 문화를 직접적으로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말해본다. 이 세계를 그리고 인간을 가난과 부권력자와 약자로 이분할 수는 없다. 다만 나는 인간의 결핍에 관심이 있다. 결핍이 빚어내는 내면은 인간을 인간답게한다. 결핍을 인식하는 것이 어쩌면 시쓰기의 시작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