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은 모두 존엄하듯 죽음의 무게도 같다. 그 죽음이 가볍게 여겨질 때 싸우지 않을 수 없는 것 같다.

오빠가 떠나고 나서야 오빠와 내가 많이 달랐지만 존재의 무게는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오빠의 빈자리를 다른 존재로 메울 수 없다는 것도 알았다. 이 농성이언제 끝날지 나는 모른다. 오빠를 잃은 슬픔에서 언제쯤 벗어날 수있는지도 모른다. 다행히 나희와 민수 오빠를 만나면서 이 슬픔에서 빨리 벗어나야만 한다는 조바심이 줄었다. 이 슬픔은 오빠와 나리 언니, 미라 언니와 인도네시아에서 온 노동자들의 죽음의 무게가 다른 어떤 이들의 죽음의 무게에 비해 가볍지 않다는 것을 세상이 인정했을 때 벗어날 수 있을 거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농성장으로 간다. 오빠의 죽음의 무게를 세상과 나누기 위해, 같이 슬퍼하고, 같이 웃기 위해..

사람은 혼자서 웃을 수 없다. 웃음은 관계 속에서 나온다. 웃음은 견고한 슬픔과 고립을 깨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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