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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세요? ㅣ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6
엠마누엘레 베르토시 글.그림,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3년 1월
평점 :

<누구세요?>
지은이 엠마누엘레 베르토시 , 옮긴이 이순영, 북극곰
고철로 만들어진 사람, 표정이 살아있군요
녹슬고 망가진 고철이 생명을 얻을 걸까요?
그 앞으로 지나가는 한줄기 바람이 왠지모를 시원함도 느끼게 해줍니다.
우리는 한때, 로 시작하는 그림책
보통 어른들이 내가 왕년에, 내가 소싯적에, 이런 말씀 자주 하시지 않나요?
그런데 지금은 초라하고 보잘것없기도 하지요
그렇지만 <누구세요?>의 인물들은 조금은 다릅니다
과거의 영광이 현재는 통하지 않을까요?
과거에는 삽, 펜치,톱,망치,못,나사,그물,흙받기,자물쇠,양동이손잡이,파이프,모자,돌이었습니다
제 역할을 해내는 어떤 물건들이었죠

지금은 어떻게 된 걸까요?
저는 딱 보니 무언가의 눈이라는 생각이 딱 들었는데요
연상이 아직은 부족한 딸에게는 아무 생각없이 그냥 궁금한 무엇이네요^^;

살짝 호통을 치네요
'보고도 모르겠니?'
그런데 질문하는 아이(아마도 말투로 아이같은)가 오히려 상황의 위급함을 알리며
말합니다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네요'
대화가 오가는데 아이와 오래된 고철할아버지의 느낌이 나네요ㅋㅋㅋ
아마도 고철은 세월의 흔적처럼 오랜 시간을 살아왔기 때문인가 봅니다.

고철로 만들어진 새로운 조각품 뿐 아니라 사이사이에 그려진 그림들이 참 조화로워요
이야기가 진행되다 보면 여러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풍차를 향해 달려드는 인물, 아마도 돈키호테인가 봅니다
말을 타고 늠름하게 외치지만 엉뚱한 돈키호테처럼 <누구세요?>는 엉뚱한 상상과
치밀한 조각품과 그림, 그리고 신기한 이야기가 이어지는
재미있고 새로운 느낌의 그림책입니다.

내가 누구냐고?
나는 한때....

나는 한때,,,라는 말이 어쩐지 슬프게도 들리지만 슬퍼하고만 있을 때가 아니죠
과거는 과거의 역할로,
현재는 멋지게 재탄생했으니까요.
얼마전 엠마누엘레 베르토시 작가가 내한했었어요
그래서 만나본 그의 그림책 <누구세요?>는
환상 속에 빠지는 즐거움,
조각품들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관찰하는 즐거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