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림 지크] 판도라 : 아름다운 그림책

판도라 ㅣ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빅토리아 턴불 지음, 김영선 옮김 / 보림 / 2017년 9월

 <판도라>
빅토리아 턴불 지음, 김영선 옮김, 보림 지크시리즈



아름다운 그림책,

정말 아름다워요, 그림도 아름답고요 이야기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책의 표지도 부드러운 실크장정에 그림을 그린 그림책입니다.
부드럽고 따뜻하고 묘한 반짝임을 주는 신비함
<판도라>라는 제목 아래 동그라미 안에는
따뜻한 미소의 여우와 파란 새 한 마리가 마주보고 있어요.

사실 제목만 봐서는 무슨 이야기일까
무슨 그림의 세계가 펼쳐질까 상상이 안 되었어요.

판도라는 혼자 살았어요.

여우의 이름이 판도라군요
그리고 혼자 살아요
쓸쓸하게도 표정이 참 안쓰럽네요
그런데 무수히 쌓여있는 건 무엇일까요?

판도라가 사는 곳은 망가진 물건들이 잔뜩 쌓여있는 곳이래요

판도라는 여기서 망가진 물건을 고치고 새롭게 생명을 불어넣어주면서
살고 있어요

하지만 찾아오는 이가 없는 외롭고 허전하고 쓸쓸한 나날들이에요

그러던 어느 날......

하늘에서 툭 떨어진 무언가.

온통 잿빛 망가진 물건 위로 떨어진 다친 새 한 마리
파란 빛을 한 이 새는 작은 희망을 가져왔음에 틀림없습니다.

판도라는 어떻게 고쳐야 할지 몰랐죠
하지만 따뜻한 마음의 판도라는 밤새 새를 지켜 주었어요
따뜻한 보금자리를 만들어주었어요

물건은 잘 고치지만 새는 고칠 줄 몰랐던 판도라
하지만 판도라의 삶 속에 새로운 빛이 한줄기 스며든건 확실해요

정말 아름다운 장면들이 펼쳐지는 그림책 <판도라>
이전에 제가 보았던 보림출판사의 <노랑나비랑 나랑>은 한국적이고 동양적인 시선과 선과 색채와 그림으로 아름다웠는데요
<판도라>는 어쩐지 신비하고 오묘한 색채와 표현,
그리고 보편적인 인간의 마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누군가가가 곁에 들면 쉬이 내쳐지지 않지요
바로 정이든다고 하던가요
그리고 판도라는 찾아온 손님을 잘 보살피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손님 역시 멀리멀리 날아갈 때면 먼 곳의 선물을 입에 물고 늘 돌라왔지요



그러던 어느 날, 작은 손님이 돌아오지 않았어요,

판도라의 시간은 어떻게 흘러갈까요

이번에는 판도라가 고장난 것 같았죠
곁에 들었다 사라지면 더 쓸쓸한 법, 판도라의 누운 장면들이 참 애잔합니다.
그런데 저게 뭐죠?
작은 손님의 보금자리가 그대로 있는데요
거기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요
그리고 지저귀는 새 소리가 들려와요

보세요,
이젠 온 땅이 새롭게 태어나 있었어요.

판도라의 마음도 다시 살아났겠죠?
잿빛 세상의 판도라는 작은 손님을 만나 새롭게 태어난 땅의 자신의 집과
자신이 살던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어요.

참 뭉클한 마지막 장면입니다.
초록의 숲과 분홍의 꽃들이 풍성한 판도라의 세계,
그래서 여우의 이름이 '판도라'일까요?

보림출판사는 2017년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에서 출판사상(아시아부문)을 수상했지요
보림출판사에서 출간되는 재밌고도 신기한 책들과
가슴시릴 정도로 아름다운 이야기그림책들은 아마도
0세부터 100세까지 보는 그림책이라는 말이 참 잘 어울리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