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가 된 붉은 산양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29
선스시 지음, 박경숙 옮김 / 보림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유모가 된 붉은 산양>
선스시 지음. 박경숙 옮김. 보림출판사. 중국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보림출판사가 펴낸 중국아동문학.
중국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중 <유모가 된 붉은 산양>을 만났다.


읽는 내내, 복잡한 마음이다.
아련하고 저리기도 하고 신선하고 손에서 놓기 어려웠다.
분명 '아동문학'인데 내용은 어쩌면 엄마들에게 맞기도 했다.


<유모가 된 붉은 산양>은 4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유모가 된 붉은 산양
*쿠차이
*결함
*상모의 꿈

등장인물은 모두 동물이다. 의인화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동물의 생태와 습성은 그대로 이고 거기에 입혀진 이야기들이
낯설고 어쩌면 인간과 같아서 놀랍고 조금 충격적이었다.

 

 

 

 

 

 

 

*유모가 된 붉은 산양*

 

- 삶은 경험은 언제나 조각칼처럼 가슴 깊은 곳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아름다운 어미 붉은 산양 첸루얼은 늑대 헤이바오에게 납치되어 간다.
바로 하나밖에 남지 않은 귀한 새끼 헤이추에게 줄 젖어미가 필요해서이다.
첸루얼은 자신의 종족을 잡아먹는 먹이사슬의 상위종족인 늑대를 키워내는 어미가 된다.
그런데 젖을 준다는 건, 교감이 필요한 일이다.
첸루얼은 양의 본능과 어미로서의 모성으로 혼란스럽다.
그리고 헤이바오는 부성애과 비교되는 구라이얼의 살고자 하는 본능과
헤이추의 어미를 지키고자 하는 의지와 자기가 살겠다고 어미를 밀치는 룬자의 행동에서 붉은 산양 첸루얼은 더이상 늑대의 무리에서도 양의 무리에서도 살아갈 수 없게 된다.

어쩔수 없는 젖어미이면서도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애틋함이 늑대자식에게 생기고,
자신의 종족이면서 양의 습성을 바꿔보려는 첸루얼의 노력은 허망하다.
전설이 양을 찾아가는 첸루얼은 모습은 더 이상 갈 곳 없는 어미로의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쿠차이*

이 책에서는 잔인하고 교활하다고 해서 잘못이라고 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자연이고 모든 것이 그렇게 살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승냥이 무리는 교활하고 더럽게 여겨지지만
그들도 자연의 일부다.

쒀퉈의 무리를 이끄는 험난한 과정은 승냥이떼지만 우리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단 동물의 생태와 습성을 차용해 풀어내는 이야기가 정말 감탄을 자아낸다.

먹이를 유인하기 위해 미끼가 되는 '쿠차이'
늙고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승냥이를 뽑는 게 승냥이들의 규칙인데
하필 쿠차이는 엄마다!
자신을 목숨 걸고 지켜내고 길러주고 우두머리의 자리를 공고히 하게 해준 엄마.
우두머리로서의 고뇌와 자식으로서의 효성이 교차되는 순간,
이야기의 결말은 잔인해도 따뜻하다.
엄마의 마음이 그렇기 때문이다.


*결함*

특이한 배경의 이야기.
중생대 쥐라기의 결함 많은 종족의 이야기이다.

약하디 약한 종족의 어미인 징은 생태적인 결함에 대해 늘 고민이다.
가족의 끈끈한 정 때문에 늘 강자에게 줄줄이 잡아먹히는 사태를 피하고자
무섭게도 가족의 끈을 잘라버린다.
모든 것이 자식의 미래를 위해서이지만,
자녀의 미래를 생각하는 어미의 마음과 현재의 아이답고 화목한 가정을 보내고픈 자녀들의 모습을 막아야 하는 모순된 현실에 직면한다.

그러나 반전, 약하디 약한 이 종족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상모의 꿈*

-어린 새끼를 보호하려는 강한 모성이 죽음과 피 흘리는 싸움을 상징하는 양귀비꽃 띠를 뽑아 버리게 한 것이다.


'상모'란 코끼리들의 여자왕, 모완을 이야기한다.
코끼들은 초식동물이지만 덩치가 크고 힘이 세고 무리생활을 하기에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는 무리이다.
하지만 영역싸움으로 수코끼리들이 전멸한다면?
어린 새끼를 보호해야만 하는 암코끼리들은 어려운 상황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
무리를 보호하고 먹이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려운 상황에 우두머리가 된 모완.
모완은 지혜롭게 두 무리의 우두머리가 되어 무리를 보호하고 어린 새끼들을 돌보면서 분열하지 않고 피흘리지 않는 평화를 구축한다.
가슴 아프게도 자신의 자식인 자야를 보내면서까지.

장성한 수코끼리들은 타고난 본성인지 영역싸움을 하고 패를 가르고 피를 보기를 원하지만 모완의 꿈은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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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림출판사의 중국아동문학을 만나면서 참 신선한 충격을 받는다.
그저 동물의 캐릭터를 따 온 것이 아니고 동물의 생태와 습성 그대로를 이야기로 바꾸어 놓았다.
특히 어미의 이야기로.

자식을 키우고 있는 어미로써 집중하며 읽게 되었던
<유모가 된 붉은 산양>.
아동문학이지만 성인문학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폭넓은 독서를 위한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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