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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토끼
김고운 지음, 기정현 그림 / 키즈엠 / 2022년 9월
평점 :
얼마 전 추석이 지나갔다.
"달 안에서 토끼가 방아를 찧고 있어."
평안이에게 이렇게 말해줬는데
평안이는 이해가 안되는 모양이다.
달 속의 토끼 무늬가 눈에 안들어 오나보다.
생각해보니
달과 토끼와 관련된 책을 읽어준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우선은 『달달토끼』라는 책을 읽어줬다.
달과 토끼를 재미있고 자연스럽게 연결시켜 줄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나 혼자 책 제목을 보며
'달콤한 토끼는 아니겠지?'
생각하며 키득키득 웃었다.
표지에 달이 떠억~ 하니 그려져있으니
분명 아니겠지만
그래도 달과 달콤함 두 가지가 책 속에 모두 들어있으면
더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엉뚱한 면이 있다. ㅎㅎ;;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달에는 토끼들이 모여 사는 달달토끼 마을이 있다.
이곳의 토끼들은 낮에 잠을 자고 밤에 일을 한다.
아무래도 나는 글을 읽어주다보니
글에 먼저 눈길이 가는지라
처음에는 왼쪽 그림과 오른쪽 그림이 같은 공간인줄 몰랐다. ^^;
동화책도 유행을 반영하나보다.
토끼 방 안에 감성캠핑용 랜턴이 있다.
우리 집에도 수십개는 있는 그것. ㅎㅎ;;
토끼들은 모두 하는 일이 정해져 있는데
주인공 토끼는 떡방아 토끼로, 떡을 만드는 일을 한다.
아무래도 달에서 토끼가 떡방아를 찧는다는 이야기가 있으니
주인공은 떡방아 토끼가 할 수밖에 없겠지. ㅎㅎ
다른 토끼는 주인공을 못하는 서글픈 현실인가? ㅎㅎ
매월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달달토끼 마을에서는 아주 큰 잔치가 벌어진다.
나는 이 때 헉;; 했다.
매월이라니!
그렇게나 자주 축제 준비를 해야한다는건가???
토끼들이 참 힘들겠고만~~~
떡방아 토끼는 낮에 망원경으로 지구별을 구경하다가
잠을 제대로 못잤다.
그 바람에 떡방아를 찧다가 깜빡 졸아서 방망이를 놓치고 만다.
슈우우우웅~
떨어지는 방망이를 잡으려던 떡방아 토끼는 지구별의 숲속으로 떨어졌다.
토끼는 너무 속이 상했다.
열 밤만 지나면 보름달 잔치가 열리는데
자신이 없으면 잔치가 망쳐칠 것 같아서다.
토끼의 우는 소리에 숲 속 동물 친구들이 다가온다.
그 중 여우가 토끼에게 왜 우냐고 묻는 장면이 있는데
평안이는 이 장면이 조금 불편했나보다.
그냥 물어보기만 하면 되는데 왜 귀를 붙잡냐고 한다. ㅎㅎㅎ
하긴, 듣고 보니 맞는 말이다.
토끼의 사정을 들은 숲 속 동물들은 아주 긴 새끼줄을 만들어서
눈썹 모양 달에 걸어 토끼를 달로 보내 줄 계획을 짜고
함께 힘을 모아 새끼줄을 만들기 시작한다.
새끼줄을 만들기 시작한 뒤 사흘이 지나서 새끼줄이 완성됐다.
달에 새끼줄을 던졌는데...
사흘 사이에 눈썹 모양 달이 반달로 변한 바람에
새끼줄이 주르륵 흘러내리고 만다.
책에 표현된 '주르륵'이라는 글자가
글자를 몰라도 그 뜻이 전달 되도록 디자인이 되어 있다.
글자가 아닌 그림인양.
나는 이런 글자가 좋다.
한글을 모르는 아이들도 직감적으로 느낄 것이다.
그로 인해 한글에 흥미를 붙일 수 있겠지.
이 책에는 달의 모양이 변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녹아져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아이들은 달의 위상변화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익히게 되는 특징이 있다.
안타깝게도 숲 속 동물들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동물들은 포기하지 않고 회의에 회의를 거듭한 끝에
마침내 토끼를 달로 보내게 된다.
그 방법은 책을 통해 확인하시라! ㅋㅋㅋ
그 방법은 평안이가 지금보다 어렸을 적에 읽은
코코몽과 함께 좋은 습관 기르기 시리즈 중
『영차영차, 친구를 도와줘!』라는 책에서 본 것과 같아서 친근했다.
숲속 동물들이 힘을 모아 토끼를 달로 돌려보내줬고
그 덕분에 달달 토끼마을의 보름달 잔치가 풍성하게 열릴 수 있었다.
서로의 작은 손을 보태어 따뜻함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책이었다.
다음번에는 평안이에게 물어봐야겠다.
이렇게 친구들과 힘을 합쳐서 무언가 이루어낸 적이 있는지 말이다.
평안이가 어떤 경험을 들려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