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코털 대장 꿈을 담는 놀이터 2
스기에 유우고 지음, 하나다 에이지 그림, 한양희 옮김 / 놀이터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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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들은 방귀, 똥, 코딱지와 같은

어른들이 생각하기에 더러운 이야기들을 좋아한다.

왜 그런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것들에 깔깔거리며 반응한다는 사실을 알기에

이 책 『코털 대장』을 평안이에게 읽어줬다.


표지의 인물은 나름 멋을 부려서 머리카락 한 쪽을 올리고 있는 남자 아이이다.

앗, 그런데 소년의 코털이 빼꼼 인사를 하고 있다.

표지부터 큭큭큭​이다.


콧구멍에는 수비대가 있다.

바로 콧털들이다.

이 책의 화자는 표지 속 소년의 콧구멍 안에 있는 코털 중

태어난지 얼마 안되는 새내기 코털이다.

새내기 코털은 코털 대장을 우러러보면서

코털 대장에게서 여러 가지를 배운다.


코털들은 콧구멍을 공격하는 적들은

뭐든 놓치지 않고 꽉 붙잡은 다음 잘 뭉친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바로 코딱지이다.

이 책을 읽을 때 속이 좀 울렁거렸었는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울렁거림이 더 심해졌다.

이런 나의 상태에도 불구하고

평안이는 아주 재밌게 엄마가 읽어주는 책 내용을 들었다.


코털의 주인인 소년이 재채기를 하자

코딱지가 밖으로 밀려 나간다.

그렇다.

우리 몸에 좋지 않은 것들은

코털들이 걸러내어

코딱지라는 형태로 만든 후

재채기를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되는 것이다.

아하~!!!


그런데 어느 날

손가락이 콧구멍 속으로 들어오더니

코딱지를 파내서

이 소년이 코딱지를 먹는게 아닌가.

또르르...

내 속은 더 울렁거렸다.

평안이가 이 장면은 배우지 않기를

마음 속으로 간절히 바랐다.


이 책은 콧구멍 속의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소년이 예전에는 감기에 자주 걸렸었는데

어느 날부터 아빠와 함께 산을 오르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튼튼해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코 속 이야기 뿐만 아니라

산을 오르면서 몸이 튼튼해지고,

눈의 피로가 풀리고,

뿌듯함과 자신감이 생긴다는 등

다른 이야기도 함께 곁들어져 있다.


소년은 어느 여자 아이를 좋아하게 되는데

자신의 코털이 삐죽 나와 있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서 그 코털을 뽑아버린다;;;

이런, 아프겠다.

염증이 생길 수도 있는데,

차라리 가위로 싹둑~ 해버리지.


안타깝게도 소년이 뽑은 코털은

코털 대장이었다.

코털 대장은 뽑히는 그 순간에

새내기 코털에게 대장 직을 넘겨준다.

새내기 코털은 이제 새내기가 아니다.

전보다 훨씬 두껍고 길게 자라

제법 멋진 코털이 되었으며

맡은 바 임무를 다 하고 있다.


이 책은 아이들이 궁금해할만한

코털과 코딱지의 정체와 역할에 대해서

재미나게 이야기하고 있다.

잘못하면 딱딱하고 지루할 수 있는 과학 이야기를

전혀 과학 이야기 같지 않게

창작 동화처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읽고 나면 코털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고

콧 속 환경을 건강하게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그림은 마치 크레용으로 그린 것 같은 느낌이 들게 그려져 있다.

이런 부분이 어린 아이들이 책에 더 친숙하게 다가가게 하는 것 같다.


평안이는 요즘 이 책을 자주 본다.

다행히 나의 울렁거림이 사라졌다.

평안이에게 재미있게 읽어주면서

나 또한 내용을 깊게 보고 생각할 수 있게 됐다.

'아, 그래서 코털이 몸의 다른 털보다 두꺼운거구나!'

이렇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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