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 체육 싫은 애
김수현 지음, 장선환 그림 / 풀빛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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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리뷰할 어린이 도서는 [우리 반 체육 싫은 애]라는 제목의 책이다.
아이들이 비장한 표정으로 달리기 출발 라인에 서서 출발 준비를 하고 있다.
그 중 유독 한 아이만 걱정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다.
작은 공 하나가 말한다.
"노루야, 왜 그래?"

아!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아이의 이름이 '노루'고 이 아이가 이 책의 주인공인 '체육 싫은 애'겠구나.
표지를 보며 책에 대한 흥미를 높인다.
아이에게 자신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떤 표정과 행동을 취하는지 물어볼 수도 있겠다.

노루의 부모님은 운동을 좋아하고 달리기와 수영을 잘해서 자식도 그와 같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자식의 이름을 '노루'라고 지었다.
(성이 '노' 이름이 '루')
노루는 달리기를 잘 하면서도 육상 동물 중에 수영을 잘 하는 동물에 속한다고 한다.

이런 부모님의 바람과는 달리 노루는 운동을 너무 싫어한다.
초등학교라 담임 선생님이 체육 수업도 하신다.
루는 평소의 담임선생님을 너무 좋아하지만 파란 체육복을 입은 담임선생님은 싫다.
선생님은 파란색이 싫다고 하셨는데 왜 파란색 체육복을 입으시는지 의아할 정도다.

대신 그림그리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지 않고 미술학원만 다녔다고 한다.
그러니까 여러 가지를 골고루 배우지 못하고 그리기와 만들기만 배운 것이다.
초등학교 1학년이 되어 처음 줄넘기 수업이 있을 때 선생님이 줄넘기를 해보라고 하시니까 루는 줄넘기 손잡이를 잡고 맷돌 돌리는 시늉을 하면서 돌렸다.
어쩌면 이럴 수가 있지?
그러니까,,, 운동에 워낙 관심이 없어서 누군가가 줄넘기를 하는 모습도 보지 못한 것이다.
이 외에도 루가 운동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다양한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된다.

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의 나는 고민이 됐다.
좋아하는 것 하나만 시키는 것이 전문성 신장에 좋지 않을까?
아니, 어린 나이에는 이것저것 다양한 영역을 경험해 보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도대체 이 작가는 이 글을 어떻게 끝맺을까?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결과가 나와야 할텐데...

책의 전체적인 배경은 노루의 초등학교 4학년 생활이다.
다행히 담임선생님의 격려와 응원, 루의 상태를 놓치지 않고 파악하는 눈동자를 가지신 분이었다.
그리고 짝꿍 피구와 친구들의 응원을 통해 통해 루는 운동에 아주 작은 자신감을 얻게 되고 운동회의 이어달리기 대표로 선출되고자 하는 욕심을 갖게 된다.
(줄거리는 이렇게 간단하지만 분위기가 점진적으로 올라가고 심장박동이 조금씩 빨라지게 전개가 된다.)

욕심이 생긴 루는 부모님께 도움을 청한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부모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 놓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아이는 바르게 성장한 아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모님은 루의 달리기 연습을 시키는데 처음에는 아주 약하게 시작하고, 단계를 아주 아주 조금씩 올리면서 루의 성장을 끌어 올린다.
무슨 일을 하든 이렇게 아주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진행하는 것이 성공을 위한 지름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속도가 느린 것 같지만 사실은 이것이 지름길임이 분명하다.

이 이상의 줄거리는 생략한다.

"이미 숨은 턱 끝까지 차올랐는데,
이상하게 힘이 계속 생겨났어."

루는 위와 같이 느끼게 된다.
숨이 차지만 힘이 나고, 조금만 더 조금만 더를 외치며 끈기있게 도전하게 된다.
거친 숨과 땀내음, 친구들과 부등켜 안고 서로 소리 높여 격려하는 뜨거운 현장을 느끼게 된다.

"체육이 이렇게 재밌는 거였어?
숨이 턱 끝까지 차는 기분이
이렇게 좋은 거였어?
이제 나는 또 달릴거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릴 거야!"

운동이 주는 쾌감은 직접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그렇다고 운동을 싫어하는 아이를 억지로 끌고 갈 수도 없고, 이야기하면 잔소리가 되기 십상이다.
운동 싫어하는 내가 잘 안다. ㅎㅎ
그럴 땐 이렇게 비슷한 경험이 담긴 책이 딱 좋다.
이야기가 잘 구성되어 있는 책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꼭 운동 뿐만이 아니어도 무언가 하나에만 꽂혀있는 아이가 있어서 걱정이 된다면 이런 책을 함께 읽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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