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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산타가 우리 집에 온다면
질 바움 지음, 마티유 모데 그림, 신수진 옮김 / 다그림책(키다리) / 2023년 12월
평점 :
제목이 너무 섬뜩하다.
한 번도 이런 생각을 해 본적이 없는데...
'산타클로스'라는 존재는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이들을 위하는,
정말 착한 할아버지라는 가정 하에
굴뚝으로 우리집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는 것인데...
정말로 도둑 산타가 우리 집에 들어 온다면??
호기심을 강렬하게 불러 일으키는 이 동화책을 아이와 함께 읽어봤다.
책장을 넘겨보니~~
장난꾸러기 요정 셋이 굴뚝을 통해 집안으로 들어온다.
제목과 다르게 산타할아버지가 아니라 요정이다.
마르고 작은 몸에 검은 콧수염. 그리고 눈 주위가 검다.
끝이 뾰족한 모자와 구두.
그러나 옷과 모자가 빨간색이라는 점에서 산타클로스와 비슷하다.
이 요정이 도둑 산타인가?
요정들은 집으로 들어가서 집 안의 물건들을 훔치기 시작한다.
그런데 희안한 것이,
집에 어떤 물건이 얼마만큼 있는지 이미 알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이 집에 관한 정보가 적힌 종이를 들고 있다.
뭐지?
요정들이 물건을 훔치는데,
방방마다 좋은 물건들이 넘쳐 난다.
인형들 머리 위로는 거미줄이 내려 앉았고,
장난감 방에는 아직 뜯지 않은 상자들도 많다.
이 대목에서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살짝 짐작이 간다.
요정들이 신 나게 물건을 훔치는데 누군가 문을 두드린다.
요정들이 문을 열자 도둑 산타가 트럭을 대 놓고 문 앞에 서 있다.
아, 이 사람이 도둑 산타구나!
일반 산타클로스와 똑같이 생겼는데 눈 주위가 검다는 것만 다르다.
요정들과 도둑 산타는 훔친 물건들을 차에 싣는다.
어디로 가는지 책에는 나오지 않지만,
어른인 나는 크리스마스가 어떤 날인지 알고 있기에
훔친 물건들이 어디로 갈 지 예상이 된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욕심 부려서 사 놓기만 하고 갖고 놀지 않는 장난감,
읽지 않는 책,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눠볼 수 있었다.
동시에 크리스마스는 멋진 선물만을 기대하는 날이 아닌,
추운 겨울에 소외된 사람을 살펴 보는 따스한 날이라는 사실도 알려줄 수 있었다.
그나저나 요정들은 어떻게 그 집에 어떤 물건들이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있었을까?
그것은 바로 책의 마지막 장에서 밝혀진다.
이로 인해 이 책을 읽는 재미가 쏠쏠해진다~
그리고 책 중간에 나오는 냥냥이와 동동이의 존재도 재미나다.
글밥은 정말 적은데 재미있으면서 참 의미가 있는 동화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