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만 구할 수 있다면
린다 수 박 지음, 로버트 세-헹 그림, 황유원 옮김 / 웅진주니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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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덟 살 여자 아이 평안이를 양육하고 있다.

육아를 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공감이 갈텐데 집에 장난감이 넘쳐난다는 것이다.

미니멀라이프로 살고 싶어도 아이 장난감은 미니멀이 되지 못하는 현실.


평안이 같은 경우에는 새로운 장난감이 생기면 며칠 가지고 놀다가 시들해진다.

이제 흥미가 없나 싶어서 치우거나 다른 사람을 주거나 하면 몇 개월 후 어느 순간 갑자기 그 장난감을 찾곤 한다.

비싼 장난감이냐 저렴한 장난감이냐에 상관없이 그러하다.



이런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아이 책을 알아냈다.

제목은 『하나만 구할 수 있다면』이다.


책 속에서는~

어느 학급에서 교사와 아이들이 토론을 벌인다.

주제는~

"집에 갑자기 불이 났다.

집에서 갖고 나올 수 있는 건 단 하나뿐이다.

무엇을 갖고 나갈 것인가?

가족이나 반려동물은 안전하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갖고 나올 수 있는 물건의 크기는 상관이 없다.

진짜로 불이 난 것이 아니라 상상이다."

라는 것을 전제로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내가 먼저 생각해 봤다, 나는 무얼 갖고 나올까?

'돈'이 먼저 떠올랐다. 그 다음으로는 '안경'이 떠올랐다.

(나는 안경이 없으면 버스가 바로 앞에 와서 서야 번호판이 보인다.)


평안이와 남편에게 물어봤다.

평안이는 '핸드폰'이라고 답했고, 남편은 '집문서'라고 이야기했다.


책에서는 다양한 물건들이 답으로 등장한다.

답뿐만 아니라 그 '이유'도 함께 나온다.

처음에 이 책을 평안이에게 읽어주고 싶었던 이유는 물건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그 점 외에도 '토론'과 '대화'에 대해서도 알려줄 수 있게 됐다.

책에 등장하는 아이들이 왜 그 물건을 갖고 나오고 싶은지에 대한 이유를 자신의 입장에서 조리있게 말한다.

답만 말하거나, 주장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유를 함께 말한다면 더 설득력이 있고 공감이 된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


아이들의 대답에서 '추억'을 발견하게 됐다.

처음의 나는 경제적인 것, 필요에 의한 것에 초점을 맞춰서 갖고 나올 물건을 생각했었는데,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추억에 초점이 맞춰졌고

그로인해 나에겐 어떤 소중한 추억이 있는지 되돌아보게 됐다.


책 속의 선생님은 처음에는 생활기록부를 갖고 나가려고 했는데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난 후 반려 식물을 갖고 나가기로 마음을 바꿨다고 이야기한다.

이렇게 서로 대화하고 토론하다보면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이 바뀔 수 있는 법이다.

앞뒤 꽉 막혀서 내 것만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각과 의견을 아우르게 되고,

내 생각을 바꾸는 것이 결코 내가 부정당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책 중간중간에 선생님이 산만한 학생들을 조용히 시키고 집중시키는 모습도 참 공감이 갔다. ㅎㅎ

학생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 모습도!


아이 책에서 내가 교훈을 얻는다.

그리고 돌아본다.

틀에 맞춰진 목적(물건을 소중히 생각하게 하고 싶은) 때문에 선택하고 고른 책이지만

나의 그 틀도 녹아서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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