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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감정을 말해 봐 - 유아 정서발달을 위한 가이드 북
이나 빅토리아 할러 지음, 황덕령 옮김 / 시원주니어 / 2023년 1월
평점 :
부모들은 자녀가 감정 조절을 잘 하기를 바란다.
감정 조절을 잘 하기 위해서는 우선 느끼는 그 감정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작년에 『아홉살 마음 사전』이라는 책을 대충 훑어본 적이 있다.
'이런 책이 있구나. 아이들에게 꼭 필요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만6세인 평안이가 읽기에는 내용이 많고 조금 어려워 보여서 그 책을 평안이에게 읽어 주지는 않았다.
그렇게 생각만 하고 있다가 이번에 『너의 감정을 말해 봐, 유아 정서발달을 위한 가이드북』라는 책을 알게 됐다.

이 책의 대상은 두 부류이다.
첫 번째 대상은 만 0세 ~ 6세 아이들이다.
평안이가 만 6세니까 끄트머리기는 하지만 나이가 맞아서 읽어주면 좋을 것 같았다.
책에는 '흥분, 좌절, 지루함, 수줍음, 놀람, 재미로 장난치기, 슬픔, 위로, 기쁨, 분노, 조바심, 질투, 자부심, 두려움, 실망, 피곤함, 사랑'이 나와 있다.
이 나이대의 아이들에게 각 감정의 이름, 그 감정이 들 때의 표정이나 행동 등 몸의 변화에 대해 알려 준다.
책에는 주인공 아이들이 집에서부터 시작해서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의 여정이 그려져 있는데 그 한 스토리에 위의 감정들이 다 담겨져 있게끔 표현되어 있다.
그래서 책을 읽는 아이들이(이 나이대의 아이들은 주로 눈으로 보며 귀로 들을 것이다.) 책 속 인물들이 어떤 감정일지를 그려진 표정과 몸짓을 통해 알 수 있다.
두 번째 대상은 육아를 하는 양육자, 교사이다.
양육자가 아이에게 각각의 감정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감정을 조절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줘야 하는데 그게 여간 만만치 않다.
책의 검정 글자는 스토리의 전개 내용이고, 초록색 글자는 양육자에게 아이와 감정에 대해 대화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좋을지를 알려 주는 내용이다.
감정이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추상적인데 이 초록색 글자를 통해 부모와 자녀 모두가 감정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책에 나온 감정을 아이가 일상 생활에서 느낀 적이 있는지 부모가 질문하며 대화하는 법을 알려 준다.
이 책을 읽어주니 평안이의 경우는 만 6세여서 그런지 책에 나온 감정에 대해 대부분 적절하게 알고 있었다.
'자부심' 같은 감정은 '뿌듯함'이라는 다른 표현으로 알고 있다.
'장난'에 대해서 내가 평안이에게 어떻게 설명해줘야 할지 고민했었는데 책에 해결책이 나와 있어서 좋았다.

반면에 '사랑'에 대해서는 내 기대보다는 간단하게 나와 있었다.
평안이는 가끔 내가 평안이를 혼 낼 때 "엄마, 나 사랑하는거 맞아?"라고 말하곤 한다.
당연히 그런 생각이 들 것이다.
사랑이라면 이 책에 나오는 것처럼 따뜻한 말과 포옹, 표정 등일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자녀가 잘못된 행동을 할 때 가르치는 것도 사랑이 전제되어 있는 것이다.
평안이는 아직 그 정도까지는 생각하지 못한다.
어쩌면 어린 나이이기 때문에 이 정도가 당연한 것이고 내가 욕심을 내는 것일지도 모른다.
평안이는 책을 읽을 때 빠른 스토리 전개를 원하는 편이어서 검정 글자를 먼저 읽어주고 나중에 초록 글자 속 질문을 해주는 것을 좋아했다.
혹은 검정 글자를 먼저 읽고, 초록 글자는 엄마만 기억하고 있다가 일상 생활에서 책 속의 내용과 같은 일이 벌어질 때 엄마가 초록색 글자의 내용을 언급해주고 함께 생각해 보는 것을 좋아했다.

특히 '좌절'에 대한 일상 속 상황에서
"평안이, 지금 좌절했어?"
"좌절할 것 같아?"
(아빠를 보며) "아빠 지금 좌절했어."
"좌절했구나!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런 질문을 하니 그 전보다 좌절을 심각하게 느끼지 않고 좀 더 이성적이고, 객관적으로 보게 됐다.
이 책을 읽고 나서 평안이는 가끔 거울 앞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표정과 행동을 연습하곤 한다.
그 모습이 대견스럽고 많은 감정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것 같아서 많이 성장했구나 싶다.
가장 중요한 것은 평안이의 거울인 나의 감정 조절 모습일 것이다.
감정을 숨기지 않고 표현하고 올바르게 조절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줘야겠다.
'시원주니어'와 '네이버 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책을 제공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