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수영장 라임 청소년 문학 52
빌 그멜링 지음, 전은경 옮김 / 라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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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에 유명세를 타고 동네 야외수영장의 자유이용권을 얻어 여름내내 야외수영장에서 보내게 된 삼남매. 처음에는 삼남매가 아니라 친구사이인줄 알았다. 어쩜 이리도 의리가 좋은 삼남매인지 너무도 부럽다. 오늘도 우리 삼남매는 티격태격. 항상 둘째는 수수방관자. 첫째와 막내는 으르렁. 첫째가 막내를 봐 주지 못 한다.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문제인지 모를 정도로…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이 삼남매가 너무너무 기특하고 더 부러웠다.


어딘지 모를 자기만의 세상을 가지고 있는 막내 동생을 누나와 형이 장애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조금 다르다고만 인식하고 동생 수준에 맞추어 설명하고 이해해주고 항상 도와준다. 어쩜 이렇게 할 수 있는지? 진정 이것이 가능한 일인지? 많이 생각해 보게 된다. 언제나 꿈을 가지고 있고 그 꿈을 향해 프랑스어를 독학하여 공부하는 둘째. 또 야외수영장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가면서 셋이 자기 나름데로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서로 응원도 해 준다. 처음에는 할 수 없을 것 같던 삼남매의 목표가 하루하루 시간이 가고, 날짜가 바뀌면서 목표에 점점 가깝게 다가가게 된다. 참 예쁜 모습들이다.


여름시즌 기간 내내 삼남매의 야외수영장에서 생긴 하루하루의 일가를 재미나고 유쾌하게 때로는 긴장감 있고 흥미롭게 전해주고 있다. 어쩜 우리들의 생활과 별반 다르지 않는 하루하루를 말이다. 다만 이 삼남매에게는 날마다 재미나고 신난 시간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과 꺼리김 없이, 거리감 없이 지내는 모습들은 그 무엇보다도 신기하고, 너무도 유쾌해 보이며, 나와 다른 사람들을 색안경을 끼고 보는 어른들 보다도 났다는 생각이 들어, 책을 읽는내내 멋진 삼남매에게 반해 버린다. 그건 어쩜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야외수영장을 읽는 독자라면 모두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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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 현상 - 초등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이금이 고학년동화
이금이 지음, 오승민 그림 / 밤티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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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자마자 바로 후루룩 냉면 먹듯이 읽어버린 금단현상.꼭 담배만 끊어야 금단현상이 있는게 아닌데, 우리 아이들 셋은 아직도 담배와 연을 끊지 못 하는 아빠덕에 무조건 금연을 떠올리네요.


초등 고학년 동화라 하지만 저학년에게도 별 무리없이 읽게 해도 좋을듯 해요. 한꺼번에 다 읽지 않고 들어있는 5편의 동화를 나누어 읽어도 충분하니 말이에요. 또한, 아이들은 느낌이 어떨지 모르지만 나이 50이 넘은 저에게는 첫 이야기 "꽃이 진 자리"에서부터 가슴이 찡 하네요. 물론 지금 시대와 너무 다른 모습들이 책의 5편 동화에서 종종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잔잔한 감동을 주는 그런 책은 맞다 싶네요..


흐트러지게 핀 벚꽃 아래에서 동네 할머니와 친해진 소녀. 시골에서 생활하다 도시로 이사가 친구들에게 무시당하면서 따 아닌 따를 당하는 촌놈. 좋아하는 친구에게 고백했다가 쓴맛을 보는 여학생.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 공부를 하면 할수록 그 길이 아닌것 같은 느낌을 느끼는 아이. 이런 모든 이야기들이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고 또 그 아이들이 생활하는 학교생활과 교우관계라는 생각을 하니 왠지 우울하고 정말 자식을 키운다는 것은 유기견을 임시보호해 주는 것처럼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끝까지 책임져야하고 부모는, 나는 임시보호자일 뿐일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진짜 내 아이들에게 어디까지 해주어야 하며, 무엇이 정답인지 알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정말 기다림이 내 몫이라면 묵묵히 기다릴 수 있는데 말이에요. 어렵네요. 다만 금단현상을 읽으면서 이 아이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해 보려는 노력은 하게 되어서 다행이다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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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 같이 걸을래요?
허혜영 지음 / 앤에이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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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표지에서부터 너무도 시원한 느낌과 정말로 이 무더위를 떨치기 위해 떠나고 싶어지는 마음을 느끼게 해 주며, 작가가 산책하면서 느낀 느낌들을 이야기해 주는 모습에서 아주 평범한 우리들의 이야기와 같아서 친근하고 코로나로 바뀐 우리들의 일상에 작은 위안을 주는 듯 하다.

"자연과의 조우" "작가의 숲길 여정기"라는 [숲길, 같이 걸을래요]. 숲이 주는 포근함과 시원함으로 우울증도 사라질 듯 하고, 그 누군가가 옆에 있지 않아도 혼자서라도 쉬엄쉬엄 걷고 싶게 만들어 준다. 또 내가 잘 아는 오래전에 다니던 직장근처, 시댁근처,그런 동네에, 도심 한 복판인 서울에 이런곳들이 있었나 싶은 생각으로 신기하고, 작가가 알려주는데로 지하철 등을 타고 아무 생각없이 떠나보고 싶은 욕구를 갖게 해 준다. 그럼 이 무더위도 코로나 19도 모두 사라질 것만 같은 희망이 생긴다.

쉬엄쉬엄 커피 한잔과 책 한권 들고 여유롭게 동네를 산책하는 느낌으로 길동생태공원도 가고 일자산 허브천문공원도 가고, 북서울꿈의숲. 서울숲, 성수동구름다리, 응봉산, 석촌호수, 올림픽공원, 남산둘레길, 용산가족공원, 경희궁돌담길. 창덕궁후원, 인왕산성곽길, 서울대공원 산림욕장길, 남한산성성곽길 등을 돌아보고, 또 그 속에 숨에 있는 아름다운 자연과 우리나라의 오랜 역사들을 둘러보고 느끼는 귀한 시간들이 될 듯 하다. 그리고 이곳 뿐만이 아니라 내가 살고 있는 지역과 동네에서도 그런 아름답고 특색있는 숲길을 발견하는 재미도 갖고 싶으며, 그러면 나도 덩달이 멋진 작가, 시인이 되는듯 한 느낌을 느낄 수 있을 듯 하다.

무엇을 누구와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디를 어떻게 걷느냐에 따라 스스로 힐링이 되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아주 잠시 잠깐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둘러보는 마음으로 걷는다는 그것이 바로 행복이고 우리가 주위를 둘러 보면서 즐겁게 사는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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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조선 - 시대의 틈에서 ‘나’로 존재했던 52명의 여자들
이숙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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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52명의 여자들의 인생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조선] 총 4단락으로 되어 있는데요. 한 마디로 조선의 역사를 알면 책을 더 재미나게 읽지 않았을까 하는 아주 개인적인 생각과 함께 그 시대에도 여자들의 인생을 누군가 기록으로 남겨놓았다는 사실이 아주 신기합니다. 거기에다가 왕녀나 왕비. 지체가 높으신 부인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저 밑바닥 노비, 천민의 또 어린 여자들에 대해 이렇게 기록이 있었다는 것이 더 신기할 따름입니다.

1단락의 "구체적으로 살고 입체적으로 존재한다"에서는 어찌된 것이 지아비들은 한량처럼 지내면서 가정사나 집안의 살림등에 대해서는 조금한 관심도 없이 지내고, 아녀자들은 그런 남편을 모시고 거기에 시부모님들까지 봉양하면서 가정경제를 이끌었는지 모르겠어요. 진짜로 위대한 어머님들, 지혜로운 아낙네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했어요. 또한 제가 제대로 알지 못 하는 역사적인 인물들 대거 나오는 통에 도통 이해하기가 조금 어려워 많이 아쉽고 반성하는 계기였어요.

그러나, 두번째 단락에서는 "성녀와 마녀의 프레임을 넘어서"라는 소제목에 알맞게 어찌보면 성녀요. 또 어찌보면 마녀에 가까운 인물들이 나오고 있었는데요. 즉 우리가 역사 드라마 등에서 자주 보았던 여성 인물들이 대거 출연한 것 같았어요. 조선의 뛰어난 의녀 대장금. 임진왜란때 적장을 끌어안고 물에 빠진 논개. 조선시대의 위대한 시인 허난실헌. 지조있는 여성 황진이. 거기다 정순왕후와 소현왕후 또 공녀로 착출되어 중국에 끌려간 소현왕후의 고모 한계란까지. 그리고 폐비윤씨와 장희빈까지. 이렇듯 다양한 여성들의 삶과 일생을 재미나게 그러주고 있으니 그 무엇보다도 즐겁게 재미났어요.

또 "닫힌 운명에 균열을 내다" 라는 단락과 "시대의 틈에서 나를 꽃피우다"라는 단락에서도 그 소제목과도 너무도 잘 어울리는 여성들이 즐비하게 나타나고 있는데요. 그때나 지금이나 지혜롭고 똑똑한 여자는 어디에 있던 어느 시대에 있던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한 듯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며, 다만 시대가 지금과 많이 달라서 어떤 남편과 시댁을 만나느냐에 따라 그녀들의 운명이 달라진 듯 하고, 그 오래전부터 우리는 너무도 남자를 우월해 주었다는 사실이 참으로 씁쓸하면서, 억울한 여인들이 어찌 그리도 많았는지 가슴 아플 정도이니 말이에요. 그래도 위대한 여성들을 한번에 대거 만날 수 있었다는 사실은 행운이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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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시간 스토리콜렉터 94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전은경 옮김 / 북로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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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레 노이하우스 작가의 타우누스 시리즈를 좋아해서 무작정 신청하게 된 [폭풍의 시간]. 이것은 셰리든 그랜트 시리즈 3부작의 마지막 책이라 하는데, 전작 [여름을 삼킨 소녀]도 [끝나지 않은 여름]도 읽지 않았지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고 바로 읽을 수 있는 그런 폭풍의 시간이다. 셰리든 이라는 스물 한살 소녀의 진정한 사랑과 정열, 자아, 그녀의 가족사들이 나오면서 파란만장한 한 소녀의 인생사를 이야기 해 주고 있는데, 아주 재미나고 셰리든의 이야기에 푹 빠지게 만들어 준다. 또한 표지 다음에 있는 가계도가 인물들을 알 수 있도록 그려져 있지만 전 좀처럼 터득하기 어렵고 그것과 관계없이 셰리든의 이야기에 그냥 집중하고 빠져들기만 하면 책을 읽는 내내 나 스스로에게 재미난 시간이 주어진다.


그리고 우리들의 인생이 자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이루어지지 않고, 또 그런 나의 미래가 어떻게 흘러갈지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나 스스로가 무엇에 집중하고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깨닫는 일이 즉 본인의 자아를 깨닫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인듯 하다. 셰리든 처럼 진정 자신이 잘하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지 않고서는 도저히 옳은 방향으로, 제대로 된 삶을 영위할 수 없으니 말이다.


또한 셰리든의 이야기 단락단락이 끝나는 중에 전혀 색다르게 마커스라는 인물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도대체 "왜" 이렇게 생각하면서 엉뚱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차츰 차츰 이야기를 읽다보니 이것이 작가가 의도한 구성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과거에서 떠나 새로운 인생을, 과거와 아무런 상관없는 삶을 살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셰리든처럼 과거는 과거로 끝나 버리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 아닌, 내 삶의 현재에도 미래에도 영향을 미치고 언제끼지나 함께하는 일이었다. 그러니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후회하지 않게 살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 이제 셰리든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책으로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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