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지음 / 비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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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지 못한 책들을 모아 놓은 내 카트기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정호승 시인의 시선집을 뽑아 들었다. 누군가는 시가 어렵다 했지만, 내게는 그져 제목에 이끌렸던, 어쨌든 간에 시를 읽고 내맘데로 슬픔은 슬픔으로 기쁨은 기쁨대로 느끼고 받아 드리게 되면 되는 것 아닌가 싶다.

시인 인생 50년을 보여주고 있다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 시선집은 총 275편의 시를 담고 있는데, 왠지 사랑할 수 없는 사람들을 사랑해야만 한다고 읊으는 시들 같다. 거기다 우리들이 느끼는 사랑, 외로움, 그리움, 슬픔, 기쁨, 거기다 행복감 까지 각각의 여러 감정들을 시에 잘 담아 놓고 있는 듯 한데, 난 그 감정들 속에서 왠지 모르게 그리움을 더 많이 느끼는 듯 하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미싱사 보조 일을 하러 떠난 딸을 애타게 기다리는 어머니. 하지만 이제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딸. 어느 날 썰렁한 자취방에서 연탄가스 중독으로 먼 하늘 나라로 떠나 버린 딸. 그 딸을 눈물로 그리워 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절절하게 이야기 하는 [마지막 편지]. 이렇듯 그 마음이 애타게 느껴져 함께 그리워하고 슬퍼하게 만든 시. 이게 바로 정호승 시인의 시가 주는 힘이 아닐까 싶다.

정호승 시인은 "시란 시를 쓴 사람의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것이라 이야기 하면서, 시는 어느 한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만인을 위한 것이다." 라고 이야기 하는데, 그 말의 진심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알 수 있을 듯 하다. 그리고 한번에 소설처럼 시를 쓰르륵 다 읽는 것이 아니라 마음 내킬때 마다 꺼내서 조금씩 조금씩 곱씹으며 읽는 것이 시를 읽는 재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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