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살인자 쿠르트 발란데르 경감
헨닝 만켈 지음, 박진세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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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어느 시골 농장에서 무참하게 살해된 노인 부부가 있다. 그나마 이웃 노인 부부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그 집에 갔다가 도살장 같은 살인 현장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는데, 남편은 그 자리에서 처참하게 죽어 있었으며, 그 부인은 올가미에 묶여 숨을 미약하게 쉬고는 있었지만, 끝내 외국이라는 단어만 남기고 병원에서 삶과 사투를 벌리다 죽게 됨으로써 사건은 쉽게 풀리지 않고, 미궁속으로 빠져 들어갈 판이다.

이 사건을 맡은 경찰서 경위 발란데르. 그는 휴가를 떠나고 없는 서장을 대신해서 살인사건에 대해 진두지휘를 하고 있지만, 그 자신 스스로의 삶이 평온하지를 않는 상황으로 이야기는 그의 사생활인 아내와 이혼 이야기, 하나밖에 없는 딸과의 어색한 관계에 대한 이야기, 또 혼자 그림을 그리면서 생활하시는 치매 증상이 있는 그에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 등으로, 잔인하게 죽은 농장 살인사건과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이야기가 함께 구성되어 있어 어찌보면 마냥 지루하기도 하고, 책을 읽는 속도감이 전혀 빠르게 진행되지 않으며, 살인 사건에 대한 스토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하지만 뭔가 인간적은 경찰 발란테르를 만난 것 같아 은근 이 경찰에게 빠져들게 되며, 제대로 된 목격자도 없는 살인사건 상황에서 다방면으로 몇번씩 사건을 재조사하고 노력하면서, 끝내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에서는 진정한 경찰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흐뭇하기도 하다. 그리고 복지가 잘 되어 있는 스웨덴이라는 나라 속에서도 주변의 여러 나라 속에서 망명을 와 떠돌이 이주민들로 살고 있는 외국인들로 인해 그들만의 고통과 아픔을 이 책 속에서 보여 주고 있어 단순한 한 농가의 살인사건에 대한 소설만이 아니라 정치적인 요소도 함께 내포하고 있어 한편으로는 작가가 대단해 보이면서 신기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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