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서 살아간다는 것
사쿠라기 시노 지음, 이정민 옮김 / 몽실북스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전연재를 보았을때 엄마와 아들사이에 뭔가 사건이 일어나고 슬픔이 깊이 스며드리라 짐작했다. 물론 책이잔잔한 내용의 흐름에서 뭔가 섬세한 주인공들의 성격이 보여지고 아련한 슬픔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것으로 책의 내용이 끝이 아니라 사소한 행복감을 선사해 준다.

​매주 화요일이면 팔.다리.어깨.허리 등 어느 한 곳이, 어디인가가 아프다는 이유로, 병원에 같이 가 달라고 아들 노부요시를 부르는 어머니 데루. 남편이 떠나고 혼자 외롭게 살아가는 그녀는 아들 노부요시를 부르는 것이 유일한 낙인지 모른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어머니를 그져 아들로서의 의무로만 모셔다드리고 같이 햐 준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들어있지 않는 듯 하다. 또한 애처러움도 느끼기 힘들다. 그건 어쩜 아들 노부요시의 마냥 착한 성격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런 남편의 모습도 시어머니의 모습도 아주 타인도 아닌 가족도 아닌 모습으로 전혀 싫어하는 내색없이 묵묵히 받아드리는 노부요시 아내 사유미, 이들 셋이 중심이 되는 이야기 이다.

​이들과 관련된 주변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갈등과 감정들. 어머니의 죽음에 있어서도 커다란 슬픔도 내비치지 않는 모습들. 그런 모습이 이상하다기 보다는 여기에서는, 이 책에서는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이 작가의 다른 작품도 한번 만나보고 싶은 욕구를 불러 일으킨다. 또한 사람의 죽음 마져도 너무도 잔잔하게 마무리하는 모습. 어떤 일도 크게 벌리지 않으며, 그래서 사람의 관계가 부부의 모습이 못내 심심하게 느껴지며, 마냥 조용히 흘러가는 시냇물처럼 잔잔하고 포근하며, 어느 한편으로는 재미가 없어 보이기도 하다. 슬픔도 화도 사랑도 모든 감정들을 속시원하게 내비취지 않는 노부요시와 사유미. 이들의 감정이 차고 차고 있다가 철철 넘치는 시기가 되면 폭발할 것밀 같은데, 여기서는 그런 모습을 찾을 수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