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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씽킹 - 제멋대로 이어지는 생각의 루프에서 벗어나는 법
벳시 홈버그 지음, 윤효원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3월
평점 :
"오늘은 안 돼, DMN. "
불안이 밀려오거나 이미 지나간 일을 붙잡고 있을 때면 속으로 이렇게 말한다. <오버씽킹>을 읽고 나서 생긴 습관이다.
나는 그동안 생각이 많은 사람이라고만 여겼다. 이미 끝난 일을 다시 꺼내 후회하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걱정하고, 누군가의 말 한마디를 오래 곱씹는 것이 그저 성격의 일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은 생각이 많다는 것과 스스로를 괴롭히는 것은 다른 문제일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새롭게 알게 된 것은 DMN(Default Mode Network), 기본 모드 네트워크라는 개념이었다. 특별한 일에 집중하지 않을 때 활성화되는 뇌의 네트워크로, 과거를 떠올리고 미래를 상상하며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덕분에 인간은 계획을 세우고 성찰할 수 있지만, 동시에 후회와 불안, 자기비난에도 쉽게 빠져든다.
DMN을 알고 나니 평소의 내 모습이 조금 다르게 보였다. 왜 잠들기 전이면 오래전 실수가 떠오르는지, 왜 사소한 말 한마디를 며칠씩 곱씹는지, 왜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일을 걱정하며 에너지를 소모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막연히 성격 탓으로 돌렸던 습관들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된 것도 이 책이 준 수확이었다.

각 장마다 실린 행동 가이드도 좋았다. 단순히 개념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독자가 자신의 상태를 직접 점검하도록 돕는다. 스트레스와 피로, 감정이 생각을 어떻게 증폭시키는지 읽어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현재의 나를 돌아보게 된다. 최근 나는 무엇 때문에 지쳐 있었는지, 어떤 상황에서 부정적인 생각에 쉽게 빠지는지, 나 자신에게 얼마나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었는지를 하나씩 살펴보게 됐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고개를 끄덕인 부분도 여기였다. 나는 오랫동안 생각을 줄이는 것이 답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저자는 생각을 적으로 돌리지 않는다. 생각을 몰아내는 대신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라고 말한다. 어쩌면 필요한 것은 통제가 아니라 거리인지도 모른다.

돌이켜보면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생각의 양보다 생각의 방향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잘한 일보다 부족한 일을 먼저 떠올렸고, 이미 지나간 실수는 오래 붙들고 있었다. 타인에게는 관대하면서도 자신에게는 유난히 엄격했다. 이 책은 그런 모습을 나무라지 않는다. 대신 왜 그런 일이 반복되는지 이해하도록 돕고, 조금 더 친절한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라고 권한다.

<오버씽킹>은 뇌과학을 이야기하지만 결국은 자기 이해에 관한 책이다. 생각을 완전히 멈추게 해주지는 않는다. 대신 생각에 끌려다니지 않는 연습을 시작하게 해준다. 무엇보다 내 안에서 끊임없이 말을 걸어오는 불안과 자기비난의 목소리를 알아차리게 해준다.
그래서 오늘도 불안이 밀려오거나 이미 끝난 일을 또 붙잡고 있을 때면 "오늘은 안 돼, DMN."를 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