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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강박과 살아갑니다 - 이상한 생각에 자꾸 휘둘리는 당신을 위한 치유의 심리학
신재현 지음 / 시그마북스 / 2026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상한 생각이 자꾸 나서 힘들다”는 말을 우리는 종종 가볍게 넘긴다. 습관처럼 확인을 반복할 때도, 마음에 걸리는 일을 오래 붙들고 있을 때도 “나 좀 강박 있어”라고 말한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 강박은 성격이나 습관의 문제가 아니다. 같은 생각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하루가 길어지고,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일이다. <오늘도 강박과 살아갑니다>는 바로 그 시간을 들여다보는 책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저자는 강박을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만 보지 않는다. 오히려 불안을 견디고 통제하려는 마음의 방식으로 이해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책은 왜 멈추려 할수록 생각이 더 강해지는지, 왜 확인할수록 안심은 짧아지고 불안은 길어지는지를 차근히 설명한다. 강박 사고와 행동, 회피와 통제, 수용 같은 개념들이 이어지지만 읽는 사람을 어렵게 만들지 않는다.
중요한 단어들은 색으로 표시해 핵심이 한눈에 들어오고, QR코드를 통해 저자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닥터 조르바의 강박증 이야기> 영상으로도 이어진다. 책을 읽다가 이해가 멈추는 지점에서 설명을 한 번 더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이 책의 장점이라고 뽑은 [작은 연습] 코너는 생각을 기록하고, 불안을 관찰하고, 자동처럼 반복되던 반응을 잠시 멈춰보게 만든다. 심리서를 읽을 때 종종 생기는 ‘알겠는데 내 삶에서는 어떻게 하지?’라는 질문에 작게나마 답을 건넨다. 해야 할 일이 거창하지 않아서 오히려 일상 속에서 따라 해보게 된다.

책 뒤쪽의 자료 목록을 보고 나니 왜 이 책이 쉽게 읽히면서도 가볍지 않았는지 알 것 같았다. 오랜 시간 쌓인 치료 경험과 연구를 독자의 언어로 풀어낸 덕분이다.
특히 내게 오래 남은 부분은 7장 <일상 적용: 예고 없는 불안에 대처하기>와 8장 <마음의 쿠션: 나를 다정하게 대하는 태도>였다.
불안은 예고 없이 찾아오고, 어떤 날은 이유조차 설명하기 어렵다. 그럴 때 이 책은 불안을 없애야 한다고 다그치지 않는다. 생각을 다 믿지 말 것, 완벽하게 괜찮아지기를 기다리지 말 것, 불안한 나를 너무 심하게 몰아붙이지 말 것. 그런 문장들이 지금의 내게는 꽤 현실적인 위로였다.
‘마음의 쿠션’이라는 표현이 참 좋았다. 쿠션은 바닥을 없애주지 않는다. 대신 넘어졌을 때 충격을 조금 줄여준다. '수용은 굴욕이 아닌 고통 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는 힘'이라는 저자의 표현은 큰 위로가 된다. 불안이 완전히 사라진 뒤에야 삶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불안이 있는 날에도 나를 덜 다그치고 일상의 루틴을 실천하라고 저자는 격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