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을 처방해드립니다
루스 윌슨 지음, 이승민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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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저자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한 사람이 어떻게 문학을 통해 다시 자기 삶을 세우는지 알 수 있다.  1932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의 작은 도시 그리피스에서 태어난 루스 윌슨은 열다섯 살이 되던 1947년, 처음으로 제인 오스틴을 읽는다. 그 만남은 단순한 독서 경험을 넘어, 평생을 함께하게 될 동반자의 탄생에 가까웠다.


그러나 70대에 접어들며 삶의 전환기를 맞았을 때, 저자는 다시 처음의 자리로 돌아가기로 한다. 오래 알고 있었지만 한동안 멀어져 있던 오스틴의 소설을 다시 펼치며, 자신의 감정과 관계, 선택을 하나씩 정리하기 시작한 것이다. 젊은 시절에는 스쳐 지나갔던 문장들이 나이 든 지금에 와서 마음 깊숙한 곳을 건드리는 경험, 그 변화의 순간들을 윌슨은 놀라울 만큼 담담하고 진솔하게 기록한다.


<제인 오스틴을 처방해 드립니다>는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해설하는 책이라기보다, 한 사람이 평생 동안 한 작가를 어떻게 곁에 두고 살아왔는지에 대한 기록에 가깝다.

혼란스러운 시기에 다시 읽은 <설득>에서, 앤 엘리엇은 상실과 흔들림을 지나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윌슨은 앤을 통해 ‘지금의 나’ 역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믿음을 얻는다.


루스 윌슨이 평생 제인 오스틴과 함께 읽어왔듯, 나 역시 언젠가의 나를 불러오는 문장을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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