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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사는 사람 샘 올트먼 - AI 시대를 설계한 가장 논쟁적인 CEO의 통찰과 전력
키치 헤이기 지음, 유강은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평점 :
AI 시대의 선두주자 샘 올트먼. 이 책은 그의 조숙했던 어린 시절부터 실패한 창업 경험, 폴 그레이엄의 후계자로서 Y 콤비네이터 대표가 된 과정, 그리고 실리콘밸리의 실세로 부상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특히 일론 머스크와의 관계가 흥미롭다. 매주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며 AI의 가능성과 위험성에 대해 토론하던 두 사람은, 시간이 흐르며 철학과 이익을 둘러싼 갈등 끝에 경쟁자로 갈라선다. AI의 미래를 놓고 벌이는 그들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책의 핵심 긴장을 만든다.

제일 흥미로운 점은 ‘축출 사태’라 불리는 오픈AI 해임 사건이다. 해임 다음 날, 직원 770명 중 700명이 그의 복귀를 요구하며 집단 사직서를 제출했고, 결국 올트먼은 닷새 만에 화려하게 돌아온다. 그를 지탱한 건 기술력이 아니라 신뢰였다는 사실이 인상 깊다.
올트먼은 AI를 ‘인간 의지의 확장’이라 본다. 일자리는 대체되지만 보편 기본 소득과 핵융합 에너지, 로봇 기반 생산 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부의 재분배가 가능하다는 믿음이 그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드러난다. 월드코인, 헬리온은 SF처럼 들리지만, 올트먼에게는 매우 구체적인 설계도다. 그에 대해 폴 그레이엄은 “그의 목표는 미래 전체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책은 그가 단순한 개발자가 아니라, ‘거의 불가능한 아이디어를 설득하고 실현시키는 설계자’라고 분석한다. 우리는 종종 AI를 기술로만 보지만, 이 책은 AI를 둘러싼 철학, 정치, 인간의 욕망과 미래까지 한데 엮는다.
샘 올트먼의 비전은 여전히 논쟁적이다. 그가 꿈꾸는 AI의 미래는 모두를 위한 것일까, 아니면 선택된 이들만을 위한 것일까. 그 물음은 독자에게로 넘어온다. 이 책은 그 질문을 던지며, 기술이 아니라 인간에 대해 묻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