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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밀조밀 마을 사전 - 우리 마을 구석구석 영어 이름 찾기
로트라우트 주자네 베르너 지음, 윤혜정 옮김 / 윌북주니어 / 2026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수학귀신'의 그림 작가 로트라우트 수잔네 베르너의 책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어린 시절 집집마다 한 권쯤은 있었던 베스트셀러 『수학귀신』의 그림을 그린 작가라니, 왠지 모르게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찾아보니 최근에는 '수잔네 시리즈'라는 그림책도 꾸준히 내고 있던데, 특유의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그림체가 여전해서 반가웠다.
요즘 초등학교 저학년인 아이들이 영어를 배우면서 원어민 교사와 영어로만 수업을 하고 있다 보니, 생활 속에서 필요한 단어를 묻는 일이 많아졌다. 동사나 형용사처럼 자주 쓰는 표현은 곧잘 떠오르는데, 막상 작은 물건들의 이름은 영어로 뭐라고 하는지 생각나지 않을 때가 많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생활 속 어휘를 자연스럽게 익히기에 딱 맞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제목처럼 마을의 여러 풍경을 배경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장, 놀이터, 집, 거리처럼 익숙한 일상 속 장면들이 펼쳐지고, 아래에 제시된 단어를 큰 그림 속에서 찾아보는 방식이다. 단어를 찾다 보면 마치 숨은그림찾기를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아이뿐 아니라 어른도 함께 빠져들게 된다. 처음부터 영어책이라고 건네기보다 숨은그림찾기 책이라고 소개하면 아이들이 더 흥미롭게 받아들일 것 같았다.
단어 수준도 초등 필수 영단어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부담이 없다. 평소 자주 접하지 못했던 생활 어휘들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 아이들과 함께 보면서 부모도 새롭게 알게 되는 단어가 제법 많았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계절과 시간의 흐름이 책 전체에 담겨 있다는 점이었다. 이야기는 겨울에서 시작해 봄, 여름, 가을을 지나며 사계절을 한 바퀴 돌고, 낮에서 밤으로 천천히 흘러간다. 덕분에 단어를 익히는 데 그치지 않고 오밀조밀한 수잔네의 마을을 천천히 산책하는 기분으로 그림을 오래 들여다보게 된다. 책장을 덮고 나니 자연스럽게 수잔네 시리즈의 다른 그림책들도 찾아보고 싶어졌다.
영어 단어를 효율적으로 암기하기 위한 교재라기보다, 그림을 즐기며 일상 속 어휘를 놀이처럼 발견하게 해 주는 그림책에 가깝다. 아이와 함께 천천히 들여다보며 이야기를 나누기 좋은 책. 영어 공부에 대한 부담 없이 생활 속 단어를 익히게 해 주고 싶은 부모라면 만족스럽게 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