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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방 (초판 한정 양장) ㅣ 특서 청소년문학 48
뤼도비크 르콩트 지음, 장소미 옮김 / 특별한서재 / 2026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나만의 방》은 187일 동안 방 밖으로 나가지 못한 한 소년의 이야기다. 얼핏 보면 은둔 청소년의 회복기를 다룬 소설 같지만, 읽고 나니 오히려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작품으로 남았다.
책을 읽으며 드라마 《미지의 서울》이 떠올랐다. 두 작품 모두 방 안에 숨어버린 인물이 등장하지만, 그들을 다시 세상과 연결하는 방식이 닮아 있다. 《나만의 방》의 가족과 제르맹 선생님, 친구 마농은 주인공을 다그치지 않는다. 대신 그의 두려움을 인정하고 묵묵히 기다린다. 이 책은 누군가를 변화시키는 힘이 충고나 설득보다 기다림에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주인공의 은둔 원인이 기후불안증이었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다소 의외의 설정처럼 느껴졌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오늘날 청소년들이 마주한 불안의 크기를 보여주는 장치로 읽힌다. 기후위기, 전쟁, 팬데믹처럼 개인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실시간으로 접하며 살아가는 세대. 주인공은 세상에 무관심해서 방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 어쩌면 세상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였기에 무너진 아이인지도 모른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끝까지 주인공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큰 사건도, 극적인 반전도 없다. 대신 작가는 주인공의 불안과 두려움을 끈질기게 따라간다. 덕분에 독자는 한 소년의 이야기를 읽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나만의 방》은 "왜 저 아이는 방에서 나오지 못할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우리는 누군가를 어떻게 기다려야 할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지는 소설이다. 청소년 독자에게는 위로를, 어른 독자에게는 이해의 기회를 건네는 책. 그래서 이 작품을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와 교사, 그리고 불안한 시기를 지나온 모든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