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보낸 편지 - 돈보다 더 위대한 유산
혼다 켄 지음, 권혜미 옮김 / 책이있는풍경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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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저자 혼다 켄은 경영컨설턴트, 투자가로 활동하다가 육아(저자는 남성이다.)를 위해서 4년간 은퇴를 한 후 집필을 시작했다. 그는 ‘돈과 행복’, ‘두근거리는 삶’을 주제로 강연과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이제는 영어로 된 책을 집필하고 있다. 무려 130권 이상의 책을 집필했고, 누계로 발행 부수가 700만부에 달하는 베스트셀러 작가다. 책에서 소개한 저자의 웹사이트에 들어가보니, 많은 강연과 세미나가 소개되어 있었다. 그는 이미 ‘메신저’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이 책도 결국 그 중의 하나다. 

책의 내용은 부자인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주는 교훈이다. 

처음에는 저자의 이야기인줄 알았으나, 소설 형식을 통해서 독자가 스스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은 천범이라는 표범이 나오는《결단》이라는 책을 연상시킨다. 천범이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주인공 케이도 여행을 통해서 돈과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르침을 배우게 된다. 


케이는 대학생이지만, 인생에 대한 목표를 찾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었다.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는 대학교 교수이지만 연구에만 파묻혀서 자식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는 어머니가 아플 때, 제대로 병수발을 하지 않은 아버지에 대한 미움과 원망도 있었다. 또한 그에게는 여자 친구 에미가 있었지만, 그녀에게도 자신의 마음을 열지 못하고 있었다. 


심지어 아버지와 만나기 싫어서, 그리고 세상을 떠난 어머니가 생각날 까봐, 할아버지의 장례식도 참석하지 않았다. 그런데, 부자 할아버지는 세상을 떠난 후 변호사를 통해서 막대한 유산을 물려주는 대신, 아홉 통의 편지를 남겨준다. 


이 책의 목차는 할아버지가 준 편지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우연, 결단, 직감, 행동, 돈, 일, 실패, 인간관계, 운명이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 기존의 자기 계발서와 같이 너무 뻔한 내용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막상 책을 읽기 시작하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주옥같은 교훈도 많았고, 내용도 아주 흥미진진했다. 오랜 만에 책을 읽으면서 좋은 문구에 대해서 사진으로 찍어서 남겼다.


물론 일본 작가 특유의 담백한 문체가 조금 아쉬웠다. 좀 더 극적으로 내용이 진행되어서, 더 진한 카리스마를 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 책의 후반부에 케이가 눈물을 흘리며 마음을 여는 장면은 감동적인 느낌이 들었다. 


책에서 주인공은 오타루, 교토, 방콕, 치앙마이, 부탄 등을 여행하면서 할아버지의 옛 동료와 친구들을 만난다. 특히 이들은 모두 할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성공한 기업가들이었고, 할아버지가 그 옛날 상하이에서 사업을 할 때, 같이 만난 동료들이고, 50년 이상 서로 우정을 나눴다. 

이들에게서 케이는 진정한 ‘성공’과 ‘행복’의 의미를 배우게 된다. 


먼저 할아버지의 첫 번째 편지에서 나온 ‘우연’이라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synchronicity라고 하는데, 우리의 인생은 많은 우연으로 이어져있다. 그리고 그 우연이 어떨 때는 필연이라는 생각도 든다. 


내가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것도 2017년 9월, 도서관에서 발견한 한 권의 책을 통해서였다.  

그 뒤로 우연과 우연이 겹치고, 필연이 되어서 작가가 되고, 마침내 다음 주에 책이 나온다. 


그리고 살아오면서 정말로 많은 사람들을 우연이 만나고, 기회도 우연으로 찾아왔다.

내가 지금의 회사를 입사하게 된 것도, 친구가 입사 원서를 낸다고 해서 우연히 낸 것 뿐이었다. (당시 나는 대학원에 들어갈 생각이었다. 그 뒤로 친구는 1년 후에 퇴사하고, 나는 20년째 회사를 다니고 있다.)


결단이라는 부분도 아주 인상적이다. 

앞에 얘기와 연결을 해보면, 결국 우연을 만났지만 그것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작가가 되기로 ‘결단’을 내렸기 때문에 결국 1년 4개월 후에 책이 나오게 된 것이다. 그리고 나는 매일 소원을 적고 있고, 그 중의 일부는 신기하게도 이루어지고 있다. 역시 글로 표현해야 한다. 


“결정한 것은 종이에 적어야 실현된다.” - p49


직감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직감을 가슴이 두근거리고, 다리가 떨릴 정도로 겁나고, 몸이 뜨거워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 이것들을 모두 ‘직감이 보내는 신호’라고 묘사한다. 


나도 나의 책이 많은 이들에게 좋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인생을 변화시키고, 또한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는 상상을 하면, 기분이 너무나 좋아진다. 그리고 그러한 직감을 믿었기 때문에 꾸준히 글을 쓸 수 있었다. (직감이 맞을지는 지켜봐야 겠다.)


물론 제일 중요한 것은 네 번째 편지에 나온 ‘행동’이다. 저자가 말한 바와 같이 아무리 결심해도 행동하지 않으면 미래는 다가오지 않다.


나는 작가가 되기로 우연 -> 결단 -> 직감을 느낀 후에 ‘행동’으로 옮겼다. 

그 후로 1년 4개월 동안 나의 시간을 쪼개고, 선택과 집중을 하면서 책을 썼다. 

1년 4개월 동안, 뉴스를 안 보고(책과 연관이 있는 것은 확인), 드라마를 안 보고(아주 가끔은 봄), 내가 좋아하던 프로야구를 안 봤다(작년도 우승팀이 내가 응원하는 두산팀이라는 것도 최근에 알았다). 


그리고 그 에너지를 회사 업무를 제외한, 가족과 독서, 글쓰기에 집중했다.


그래서 첫 번째 공저(18년 11월) 후 개인 저서(19년 4월 19일), 그리고 두 번째 개인 저서(7,8월)도 준비 중이다. 모두 ‘행동’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돈’에 대한 부분도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정말 주옥같은 명언들이다. 당연히 돈을 벌면 행복해진다는 1차원적인 공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의 그릇보다 더 큰 돈을 갖게 되면 불행에 빠진다. 


마지막으로 ‘나의 능력을 살려서 돈 버는’이라는 말이 너무 마음에 와닿는다.

그래서 나는 여러 가지 금전적인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그것이 큰 돈이 아니더라도 상관없다. 여러 가지 장치를 해서, 돈이 스스로 나에게 올 수 있는 시스템이 중요한 것이다.


“돈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돈과 행복은 관계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해.” 

“‘자신의 그릇’보다 큰돈을 갖게 되면 사람은 불행에 빠지게 되어 있어.” 

“보통 사람이 부자가 되는 방법은 세 번째 방법인 ‘자신의 능력을 살려서 돈 버는’ 방법밖에 없단다.” 


여섯 번째, 일곱 번째 편지인 ‘일’과 ‘실패’에 대한 것은 이미 많은 책들에서 얘기하는 것과 큰 차이는 없다. 


무엇보다 실패에 대한 명언은 항상 가슴을 울린다. 

사실 실패를 하고 포기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나도 그 중의 하나였다. 

나는 지금까지 많은 실패를 했고, 앞으로도 하겠지만, 행동을 멈추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앞으로 10권, 20권의 책을 냈지만 베스트셀러 작가가 안 되더라도 글을 쓰기 위한 ‘시스템’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계속 쓰면서 내가 존재하고, 그리고 단 한 명의 독자를 위해서라도 글을 쓰겠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면 당연히 기쁠 것이다.)


“괴로워해도 좋아. 하지만 실패해도 행동을 멈춰서는 안 돼.” - p177


마지막으로 주인공이 행복의 나라 ‘부탄’에 가서 얻은 깨달음은 나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생각을 주입당하면서 살고 있다. 

‘성공’과 ‘실패’, ‘행복’의 기준을 남들이 정한 방식대로 생각하고 있다. 


꼭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야 성공하는 것일까? 

회사에서 임원이 되어야 성공하는 것일까? 

나의 그릇을 넘는 ‘일확천금’을 버는 것이 성공한 삶일까? 


결국 성공과 행복이라는 것은 사람들이 만든 각자의 기준일 뿐이고, 이 책에서 저자는 그러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것 같다.


“외부의 정보와 물건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부탄 사람들의 생활은 현재에 만족하기 쉽게 되어 있지. 즉 부탄에서 생활하면 행복으로 가는 길이 매우 ‘단순’해질 거야.” - p222


어쩌면 우리의 삶이 너무 복잡해서, 우리는 혼동스러운 것이지도 모른다. 


사실 제일 중요한 것은 나와 내가 사랑하는, 또는 나를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 존재한다.


저자는 인생의 목적은 나를 이용해서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내 자신이 먼저 행복해야 한다. 그래야 남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긴다. 


이 책을 통해서 나의 삶의 궤적을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한 번 할아버지의 편지에 따라서 우리 인생을 생각해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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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영어를 만나다 (표지 2종 중 랜덤 발송)
송현진.이동춘 지음 / nobook(노북)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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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부터 신선하다는 생각을 했다. 

고전은 동양의 역사와 철학의 산물인데, 이 내용을 영어로 표현하면 어떨까? 

반대로 좋은 영어 격언을 고전으로 해석하면 또 어떨까?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평가하고 싶다. 

내용이 쉽지는 않다. 우리가 평소 익숙한 영어보다는 새로운 표현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가치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나도 이 책을 한 번에 다 소화하기 보다는 매일 한 장씩, 다시 한 번 곱씹어보고, 좋은 표현을 외울 생각이다. 


저자는 두 분인데, 한 분(송현진 작가)은 항공사 승무원으로 전 세계를 다녔고, 이제는 아이의 엄마, 회사의 대표로서 맹활약을 하시고, 과거 3년간 월요일 아침 6시마다 동양고전을 원서로 공부했다고 한다. 그리고 또 한 분(이동춘 작가)은 캐나다, 미국에서 인생의 3분의 2를 보내면서 영어가 더 익숙한 분이고 현재는 글로벌 파이낸스 컨설팅을 하고 계신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동양고전을 오랫동안 공부하셨다. 


이 책의 목차는 사서삼경(대학, 중용, 논어, 맹자, 시경, 서경, 역경) 영어를 만나다, 생활 속 동양고전 영어를 만나다(명심보감, 채근담, 손자병법, 한비자, 사자성어), 속담영어를 만나다, 문화 영어를 만나다, 스토리가 있는 영어표현으로 총 6개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이 책은 순서대로 읽을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사서삼경 내용이 조금 어려우면, 속담영어, 문화 영어 등 다른 장을 먼저 읽어도 상관없다. 특히 영어와 고전을 비교한 것 외에도, 주옥같은 실용 영어 표현이 많다.


그 중에서 잘 써먹고 싶은 표현들이 있다.

You look like a million dollars. 멋져 보인다, 신수가 훤해 보인다.” - p193

예를 들어서, 와이프가 옷을 새로 사서 입었을 때, 이렇게 말하면 어떨까 싶다.

“You look like a million dollars in that dress, honey. 당신 그 드레스를 입으니 정말 멋있어 보여요.”

정말로 와이프한테 백만 점 딸 수 있는 표현이다. 


새로운 신조어도 알게 되었다. 

“Nomophobia”라는 말인데, No-mobile-phone phobia의 약자다. 즉, 휴대전화 중독 및 금단 현상을 말한다. 예문으로는 이렇게 쓸 수 있다.

“I think I have a serious nomophobia. I feel stressed when my mobile phone is out of service.” 

요새 많은 이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표현 같다.


또한 이 책에서는 노래 가사도 소개하는데, QR 코드가 있어서 노래를 직접 들어볼 수도 있다. 또한 좋은 명언들, 그리고 ‘시’, 드라마, 영화 대사 등도 있다. 


이 중에서 나의 마음을 울리는 문구가 있어서 소개하려고 한다.


“He who makes no mistake makes nothing.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 p31


이를《논어》의 자한편에서는 ‘과즉물탄개’. 허물이 있으면 고치기를 꺼리지 말라는 뜻’으로서 잘못을 고치지 않는 것이 더 큰 허물이라고 말했다. 


사실 회사 생활을 하다보면, 이런저런 실수가 있게 마련이고, 사고도 발생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그러한 실수와 잘못을 덮어서 넘어가려고 한다. 


물론 나도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였다. 

그런데, 이렇게 하다보면 반드시 문제가 생기게 마련이고, 오히려 문제가 더 커짐을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요새는 되도록 ‘정정당당하게’ 밝히고, 투명하게 일을 처리하려고 한다. 그러니 마음도 더 편해지고, 실수를 통해 배우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함을 느끼고 있다.  

 

비단 회사뿐만이 아니라, 개인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실수를 두려워해서 시도를 안 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실수를 했을 때, 남들로부터 받을 ‘비난’과 ‘조소’를 신경 쓰기 때문이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은 나의 실수에 대해서 그다지 개의치 않고, 관심이 없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시도해야 한다. 나도 인생을 살면서 수없이 많은 시도를 했고, 지금도 후회하는 행동들도 많다. 하지만 결국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나아가고 있다. 이렇게 나아가면서 배우는 것이 많다. 


이 외에도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 더디더라도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하는 자가 이긴다”라는 것은 공자가 《논어》의 자한편 9장 18편에서 언급한 내용과 유사하다. 즉, 공자는 “이를테면 산을 만드는데 흙 한 삼태기를 덜 부어 완성하지 못하고 멈추는 것도 내가 멈추는 것이고, 이를테면 평지에 겨우 흙 한 삼태기를 부었다고 할지라도 계속 부어나가는 것 역시 내가 부어 나아가는 것이다 


결국 모든 것은 나의 꾸준한 노력에 달렸다는 의미다. 내가 꾸준히 해야 산을 만들던, 평지에 조그만 언덕이라고 만들게 된다. 


“Never too old to learn. 배움에 늦은 나이는 결코 없다”도 내가 평소 생각하는 철학과 일치한다. 이를 논어에서는 그 유명한 “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아. 배우고 그것을 때대로 익히면 기쁘지 않겠는가” 라는 명언을 남겼다. 비슷한 표현으로는 “There’s no royal road to learning”도 있다. 


그리고 회사 생활에서 제일 중요한 표현도 있다.


“Put yourself in my shoes. 입장 바꿔 생각해봐” - p67

이를 고전에서는 무엇이라고 할까? 

너무나 익숙한 ‘역지사지’라는 표현이다.


또한 나에게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도 있다.


“Get out of your comfort zone. 내가 익숙한, 편안한, 나의 방식, 환경, 스타일에서 벗어나다” - p211


요새 회사 생활을 하면서 절실히 느끼는 부분이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편안한 스타일로 일을 하려고 한다. 어떤 제안을 해도 “예전에는 안 그랬습니다. 필요 없는 것 같습니다.” 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한다. 


물론 나도 그러한 사람들 중의 하나였다. 하지만 책을 많이 읽고, 생각을 하면서, 내가 너무 나태했다는 생각이 들고, 나의 행동 방식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마지막으로 제일 좋아하는 명언으로 마무리 하겠다.

사실 나도 이 명언이 너무 마음에 든다. 특히 평생 공부를 주장하는 나의 입장에서는 더더욱 중요한 말이다.


“Live as if you were to die tomorrow,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살고

 Learn as if you were to live forever, 영원히 살 것처럼 새로운 것을 배우라”


이 책을 통해서 정말 주옥같은 영어표현, 그리고 고전 속 내용, 속담 등도 배웠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 책은 한 번에 소화가 안 된다. 

매일 조금씩 읽고, 나의 표현으로 익혀야 한다. 


영어와 고전, 영화, 드라마, 노래 가사 등 여러 마리 토끼를 잡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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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역사 - 지혜란 무엇인가? 지혜로운 이는 어떤 사람인가?
트레버 커노 지음, 정연우 옮김 / 한문화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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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지혜란 무엇일까? 

지혜란 국어사전에서 ‘사물의 이치를 빨리 깨닫고 사물을 정확하게 처리하는 정신적 능력’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지혜’에 대해서 좋은 인식을 갖고 있다. 지식이 있는 사람보다는 지혜가 있는 사람을 너무 높이 평가한다. 또한 나이가 들었거나 인생의 경험이 사람이 일반적으로 ‘삶의 지혜’가 많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지혜의 기원은 무엇일까? 


저자는 영국 컴브리아 대학의 철학교수이고, 세계적인 지혜 연구의 권위자라고 한다. 철학뿐만 아니라, 윤리학, 점성술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다룬다. 그는 지혜의 역사를 정리함으로써 지혜란 무엇인지 이 책에서 기술한다. 


나도 항상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었기에 이 책이 더욱 궁금해졌다. 

내용이 쉽지는 않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하는 ‘에세이’ 형식의 쉬운 글들은 아니고, 글자 하나, 하나를 곱씹어봐야 한다. 그래도 어떤 휘발성의 글들보다는 좀 더 가슴 속에 오래 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신과 지혜, 2장 신화와 전설 속의 지혜, 3장 역사 속의 지혜, 4장 문학과 지혜, 5장 점술과 지혜, 6장 철학과 지혜, 7장 신비주의, 마법과 지혜, 8장 속담과 지혜, 9장 오늘날의 지혜이다. 


즉,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지혜에 대한 역사적, 문학적, 속담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저자의 역사적, 철학적 지식에 대한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다는 점이다. 


저자가 첫 서문에 언급한 바와 같이 인류는 오랜 세월 동안 지혜를 갈구했다. 

요새는 자신이 해결하기 어려운 점을 다양한 전문가들에게 문의를 하거나, 인터넷에 불특정 다수를 통해서 지혜를 구한다. 하지만, 예전에는 결국 종교인, 주변의 학자, 또는 마을의 어르신, 웃어른, 심지어는 점술가, 무당 등 다양한 사람에게 지혜를 구했다. 그리고 이러한 사람들은 그 사회에서 상당한 대접을 받았다. 


어떤 사람은 ‘지혜’라는 것은 인간의 범주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신’만이 어떤 문제에 대한 해답을 내고, 지혜를 발휘할 수 있다고 여겼다. 


그리고 지혜라는 것은 종종 지식과 연관되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단지 심리적 또는 영적 건강이라고 생각한 철학자들도 있었다. 종교인들은 지식, 영적 건강이 아닌 ‘신앙심’을 지혜로 여겼다. 그는 성 아우구스티누스였다. 


또한 가장 큰 문제는 역사적인 위인들이 말한 ‘지혜’라는 것이 과연 그 사람들이 직접 얘기했느냐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말하는 지혜를 정말 당시의 사람들이 정확하게 알아듣고 적은 것일까? 요새처럼 동영상이나 출처를 확실히 관리하지 않기 때문에 근거를 추적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지혜라는 것의 불분명한 출처, 그리고 그 전에는 훨씬 더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이 되었다. 저자는 이러한 것에 대해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서 글을 서술했다.


그리고 이렇게 단순하고 명확하게 지혜에 대해서 정의했다.

지혜는 원칙적으로 ‘사람’에 관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지혜는 무엇보다도 지혜로운 사람에게서 발현되고 비롯한다는 뜻이다.”


지혜의 역사는 아주 오래됐다. 

수메르 점토판에는 수많은 격언이 있는데, 이는 ‘솔로몬의 지혜’라고 일컬어지는 솔로몬보다 무려 천 년도 더 전인 기원전 2,500년경이라고 한다. 


그래서 지혜는 경이로운 존재였다. 

심지어 고대 그리스의 소크라테스도 ‘자기보다 지혜로운 이가 없다는 신탁’을 받자, 그는 자신이 결코 지혜롭지 않고, ‘신의 지혜’에 비하면 보잘 것 없다고 말했다.

즉, 고대에는 지혜는 신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지혜(wisdom)’의 어원이 고대 그리스 지혜와 관련된 메티스 여신의 다른 이름이라는 점이다. 또한 ‘상담(counsel)’이라는 단어도 메티스 여신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한다. 


또한 이 책에서 우리나라의 문수보살을 언급한 점도 재미있다. 문수보살은 일본에서는 몬쥬라고 불리는 지혜의 신이라고 한다. 또한 중국에서는 발음상 ‘웬슈’라고 한다. 중국에서 문수보살은 불교 경전을 들고 다니면서 지혜를 전파했다고 한다. 


물론 지혜롭다고 생각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이러한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결국 거짓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저저가 언급한 바와 같이 지혜로운 사람은 ‘남들보다 큰 그림과 넓은 지평을 더 또렷하게 볼 줄 아는 사람이며, 지혜의 빛 속에서 사는 사람’이다. 


한 마디로 ‘깨어있는 영혼’을 갖고 있어야 한다. 

조지프 캠벨은 각종 영웅담에서 주인공은 결국 잠에서 깨어나는 일종의 각성을 통해 새로운 빛 속에서 세상을 바라본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새로운 빛은 기존 세계의 빛보다 더 좋은 빛이라고 한다. 


갑자기 ‘캡틴 아메리카’라는 영웅이 생각난다. 

그는 전쟁터에서 고생하는 전우들을 보면서 깨달음을 얻고, 본격적으로 전우들을 구하기 위해서 전쟁에 뛰어든다. 그리고, 나중에는 냉동인간이 되었다가 다시 현재에 태어난다. 하지만 이러한 역경을 통해서 그는 ‘어벤져스’ 영웅들 중에서 누구보다 오랜 경험을 갖고, 지혜를 갖게 되면서 팀을 리드한다. (물론 아이언맨과 대립을 한다.)


중국 팔선의 존재도 신기하다. 이 팔선의 유래와 존재는 정확히 모르지만, 전설처럼 내려온다. 그리고 이들은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고, 지혜의 신으로 추앙받는다. 여전히 팔선은 중국의 예술, 문학 작품에 녹여져 내려온다. 로마에는 7명의 현인이 있다고 한다. 이 또한 유래와 왜 하필 7명인지는 불명확하다.


그리고 가장 유명한 현인 중의 3명은 바로 동방박사다.

아무리 비기독교 인이라도(나를 포함해서) 동방박사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세 명은 발타사르, 가스파르, 멜키오르로 알려져 있는데, 이들의 유해는 쾰른 대성당에 안치되어있다고 한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성경에는 이들의 존재가 없다. 


이 뿐만이 아니라, 고대 그리스의 일곱 현자, 그리고 마지막 일곱 현자인 중국의 죽림칠현이 있다. 죽림칠현의 중심에는 ‘혜강’이라는 사람이 제일 유명했다. 이들은 서로 어울려 술을 마시며 철학적 토론과 시 짓기를 즐겼다고 한다. 


이렇게 사람이 아니더라도, ‘성경책’, ‘우파니샤드’, ‘이솝우화’, ‘탈무드’, ‘코란’, ‘불경책’ 등 고대로부터 지혜를 전해주는 책들은 많다. 


저자가 지혜에 대해서 이렇게 시, 공간을 초월한 광범위한 주제를 다뤘다는 사실이 놀랍다.

그리고 그 범위를 어느 정도 정하는 것도 고민이 될 것이었다. 이미 동, 서양, 과거, 미래를 모두 다뤘는데도 말이다. 


지혜의 역사에 대해서 궁금한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마지막으로 책 뒷장에 나오는 지혜에 대한 속담이나 격언 중에서 하나를 골라봤다.


“지혜란 인생의 영원한 진리를 깨닫는 것이다.” - 레오 톨스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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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 - 인간 역사의 가장 위대한 상상력과 창의력 Philos 시리즈 6
월터 아이작슨 지음, 신봉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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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인물 중의 한 명인 스티브 잡스. 

그런 스티브 잡스가 제일 존경했던 인물이 바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였다. 

잡스는 “레오나르도가 예술과 공학 양쪽에서 모두 아름다움을 발견했으며 그 둘을 하나로 묶는 능력이 그를 천재로 만들었다”라고 했다. 


우연히도 나의 첫 개인저서에 맨 처음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언으로 시작한다. 

“목적 없는 공부는 기억에 해가 될 뿐이며, 머릿속에 들어온 어떤 것도 간직하지 못한다.”


이 책의 저자는《스티브 잡스》의 전기를 써서 유명해진 월터 아이작슨 작가다. 

그는 이 외에도 아인슈타인, 벤자민 프랭클린에 대한 전기도 썼다. 

공통점은 4가지 책이 모두 700페이지가 넘는다는 점이다. 그만큼 그의 전기는 철저한 고증을 통해서 심혈을 기울여 쓴 책이다. 


따라서 너무나 기대가 되는 책이었고, 역시 기대를 넘어선 역작이다.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내용에 대해서 그는 아주 쉽고 명쾌하게 설명한다. 

더군다나 이 책에는 많은 그림과 이에 대한 설명이 있어서,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최후의 만찬>, <모나리자>와 같은 역작을 남겼지만, 이 외에도 ‘강박적인 열정’(어쩌면 나랑 비슷한 부분일지도 모른다)으로 해부학, 조류, 심장, 비행기기, 식물학, 심지어는 무기에 대해서도 탐구했다. 특히 그가 원안에 그린 ‘비트루스우적 인간’은 완벽한 비율의 남자를 묘사했다. 이 그림을 통해서 그는 인간의 존재, 거대한 우주 섭리에 어떻게 조화를 이뤄야 하는지,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그의 이러한 수많은 업적으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그를 ‘천재’로 묘사한다.

그러나 그는 작가가 언급했듯이 뉴튼이나 아인슈타인처럼 일반적인 사람을 초월하는 두뇌 능력이 아니라 오히려 평범한 능력을 갖고 태어났고, 정규 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가 정규 교육으로 받은 것은 주산 학교에서 배운 수학이 전부이고, 베로키오 밑에서 훨씬 더 심오한 것을 배우고, ‘기하학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었다. 또한 스승과의 협업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렇게 예술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하학을 이해해야 한다. 나는 수학을 이렇게 접근해본 적이 없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기하학도 상당히 흥미로운 분야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모나리자>를 그리기 30여 년 전에 그는 <지네브라 데벤치>라는 유명한 피렌체 은행가의 딸을 그렸다. 이 그림에서 그는 당시 이탈리아의 표준인 옆모습 대신 4분의 3 각도를 최초로 도입함으로써 획기적인 역할을 했다. 


이렇게 그의 천재성은 후천적으로 완성됐다. 그는 끊임없는 습작을 통해서 그림 실력을 키울 수 있었다. 결국 그는 자신의 노력, 의지, 그리고 야심을 통해서 이를 이룰 수 있었다. 

그 기반에는 왕성한 호기심, 관찰력, 그리고 상상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그 당시 비행기기, 장갑차 등을 설계했는데, 이는 현실적이라기보다는 그의 상상력에 기반한 것이었다. 오히려 그는 밀라노의 궁정에서 오히려 축제와 야외극을 준비했다고 한다. 이렇게 그는 ‘예술’과 ‘공학’의 사이에 있었다. 무엇이 닭인지, 달걀인지 모르겠지만 그의 예술에 대한 사랑, 그리고 이를 공학적으로 증명하거나 보완하려는 노력은 그를 다른 예술가나 과학자와 차별화 시켰다. 


그는 무엇보다 ‘경험’을 중시했고, 평생 동안 전수된 지식보다 ‘경험’을 더 가치 있다고 얘기했다. 즉, 자신을 ‘경험의 제자’로 묘사했다. 


또한 그는 마치 벤자민 프랭클린이 특유의 촌스러운 유머를 만든 것처럼, 레오나르도의 유쾌한 상상력도 가끔은 엉뚱한 곳에서 발휘되었다. 그리고 그는 게으른 성향이 있어서 자신의 작품을 끝까지 완성 못한 것으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그가 평생 주도적으로 그렸거나 전부 그린 작품은 열다섯 점에 불과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 때문에 그에게서는 ‘인간미’가 풍긴다. 동 시대의 사람들은 그를 아주 친절한 사람으로 기억했고, 금발에 근육질의 미남이었다고 한다. 사실 그의 자화상이라고 일컬어지는 작품은 그의 노인의 모습이지만 그가 미남이었다는 것은 처음 알게 되었다.


또한 그는 화려한 의복을 입고 다녔고, ‘자신이 가진 것을 타인과 나누는 사람’으로 유명했다. 그는 부자든 빈자든 간에 모든 친구를 먹이고 재웠다라고 전해진다. 그는 ‘지식에 대한 욕구가 없는 사람들’을 비난했다. 그 만큼 그는 지식을 추구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았다.


이렇게 완벽에 가까운 모습이지만, 그는 현대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감정의 기복이 심한 과잉행동장애자였다고 저자는 말한다. 다행히 레오나르도는 자신의 이러한 성격적 결함을 스스로 잘 고친 것 같다. 


또한 그는 사생아, 동성애자, 채식주의자, 왼손잡이였지만, 당시 피렌체의 문화는 이러한 다양한 사람들을 포용하는 문화를 가졌다고 한다. 오늘날 같았으면 사회 부적응자라고 손가락질 했겠지만, 이 당시의 이러한 분위기가 그의 창의력을 더욱 발전시킨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는 아버지에게서 적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동성애자이자 두 번이나 남색 혐의로 고발당했다. 하지만 그는 미켈란젤로와 달리 자신의 동성애를 받아들이고, 이를 예술적으로 승화시켰다. 그는 여인의 모습도 잘 그리지만 남성에 대한 묘사는 더욱 치밀하고 아름다웠다고 한다. 


미켈란젤로에 대해서도 간략히 언급이 되어있는데, 미켈란젤로는 그보다 나이가 많고, 수많은 젊은이들에 둘러싸인 레오나르도를 미워하고 질투했다고 한다. 미켈란젤로는 금욕주의였고, 독실한 신자였지만 동성애를 숨기고 살아야했다. 하지만 그는 뛰어난 조각가이고, 화가였다. 레오나르도도 그의 실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고, 둘은 나이를 떠나서 경쟁하는 사이가 되었다. 


레오나르도는 끊임없는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항상 ‘해야 할 일’의 목록을 만들고 정리했다. 즉 몇 번이고 반복해서 ‘자신이 해야 할 일’과 ‘배워야 할 것들’의 목록을 작성했다. 재미있는 것은 호기심의 분야가 실용적인 것도 있지만 실용적인 것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들도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서, “딱따구리의 혀를 묘사하라”와 같은 식이다. 도대체 딱따구리의 혀가 왜 궁금한지 모르겠지만 그는 정말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호기심을 감추지 못한다. 


저자가 말한 바와 같이 레오나르도는 관찰력과 창의력을 결합하는 법을 알았고, 덕분에 역사상 가장 뛰어난 혁신가가 되었다. 


나도 레오나르도처럼 끊임없이 호기심과 상상력을 갖고, 많은 작품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이 쓰고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시작점도 그가 남긴 7200페이지에 달하는 기록과 낙서 덕분이라고 한다. (이 노트는 전해지지 않는 기록의 4분의 1로 추정된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전기 작가가 나중에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을 기록했을 때, 입수한 이메일과 전자 문서보다 훨씬 많은 분량이라고 한다. 


레오나르도는 피렌체에서 밀라노로 이주한 이후 관찰한 내용, 목록, 아이디어를 적거나 스케치로 남겼다. 그에게는 기록을 남기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말하거나 다투거나 웃거나 주먹질하는 사람들의 상황과 행동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메모하고 그것에 대해 고민하라.” - p148


이렇게 그는 사람들의 ‘감정’과 ‘행동’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다. 이것을 허리띠에 달린 작은 노트에 계속 메모를 했다고 한다. 심지어 그는 자신의 어머니의 장례식 비용도 세세하게 남겼다. 


결국 호기심을 갖고, 많이 쓰고, 상상하는 것이 위대한 혁신가가 되기 위한 가장 기본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재미있는 것은 그가 밀라노로 이주했을 때, 그는 자신의 장기인 그림, 건축가, 기술자가 아니라 야외극 제작자로서 궁정에 입성했다는 것이다. 그는 무대 디자인, 의상, 배경, 음악 등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음악도 사랑했고, 심지어 ‘건반으로 작동하는 종’도 그렸다. 


거기에다가 그는 그로테스크한 그림도 그렸고, ‘판타지 소설’도 썼다고 한다. 


역사학자 케네스 클라크가 말한 바와 같은 그는 역사를 통틀어 가장 집요한 호기심을 가진 남자”임에 틀림없다. 그 뿐만 아니라, 스티브 잡스, 벤자민 프랭클린, 아인슈타인, 앨런 머스크 등이 이런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하면서 마치 레오나르도와 같이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더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고, 아주 사소한 것부터라고 한다. 


“레오나르도에게 경이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자세가 우리 삶의 모든 순간을 조금 더 풍성하게 만든다는 것을 확실히 배웠다.” - p24


어떻게 보면, 결국 모든 위대한 발견, 발명과 영감은 이러한 사소한 관찰로부터 시작되지 않았나 싶다. 나도 오늘 글을 쓰면서, 나의 손의 근육, 뼈의 움직임을 바라본다. 정말 신가하다는 생각이다. 어떻게 나의 뇌의 명령에 따라서 나의 손은 자유자래도 움직이는 것일까? 


그의 ‘경이로운 시선’을 조금이나마 배웠다는 점에서 이 책은 나에게 큰 가치를 주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레오나르도에게서 배우기’라는 글을 남겨서 독자들에게 가르침을 준다.


 호기심을 가져라, 끊임없는 호기심을. 

 지식 그 자체를 위한 지식을 추구하라. 

 어린아이 같은 경이감을 유지하라. 

 관찰하라.

 세부 사항부터 시작하라.

 보이지 않은 것을 보라.

 복잡한 문제를 파고 들어라. 

 산만해져라. 

 엄연한 사실을 존중하라.

 미적거려라.

 한 분야에 갇혀 있지 마라.

 판타지에 빠져라. 

 후원자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 일하라.

 협력하라. 

 목록을 작성하라.

 종이 위에 기록하라.

 미스터리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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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이동 - 관계·제도·플랫폼을 넘어, 누구를 믿을 것인가
레이첼 보츠먼 지음, 문희경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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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책의 서론에 있는 《논어》의 할 글귀가 눈길을 끈다.

“먼저 무기를 버리고 그 다음에는 음식을 버려라. 

 그러나 신뢰를 버려서는 안 된다. 사람은 신뢰 없이 살 수 없다.

 신뢰는 목숨보다 중하다.” - 공자가 제자 자공에게


2천 년 전에도 이렇게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지금은 어떤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말을 지키려고 하는가?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이를 지키려고 하는가?


그렇다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바로 신뢰다.

기업과 기업 간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역시 신뢰다. 


요새 회사 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신뢰’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신뢰는 고객과의 신뢰, 종업원과의 신뢰, 협력업체와의 신뢰 등 아주 다양하다. 

이 책의 저자는 이렇게 중요한 신뢰에 주목한다. 


저자 레이첼 보츠먼은 세계적인 신뢰 전문가이다. 또한 세계 최초로 ‘공유경제’에 대한 MBA 과정과 ‘디지털 시대의 신뢰’에 관한 수업을 가르친다. 그녀는 TED 강연으로도 유명하고, <인스타일>의 ‘2018 올해의 여성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서론부터 꽤 강렬하다. 

저자가 결혼한 날, 리만 브라더스 사태가 터졌다. 주식 시장은 붕괴됐다.

그리고 이러한 원인을 밝혀낸 진상 조사의 결과, 525쪽의 분량의 분석 보고서에서 답은 결국 ‘피할 수 있는’ 인재였다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실직자가 되었고, 그 결과 사람들은 제도에 대한 의구심을 품게 되었다.


제도 안에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결함이 잠복돼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공포와 의심과 각성이 치명적인 바이러스처럼 급속이 퍼져 나갔다.” - p16


이러한 이유 때문에 사람들은 은행에 대한 신뢰를 잃고, 미디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특히 미디어를 신뢰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2016년 36%에서 2017년 24%로 감소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불신의 시대를 지나서 이제는 사람들이 낯선 사람들을 신뢰하는 세 번째 신뢰 혁명이 시작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첫 번째는 사람들의 이동이 많지 않던 시절, 지역 공동체에서 살면서 갖고 있던 ‘지역적 신뢰’, 두 번째는 도시화가 되면서 낯선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살게 되면서 ‘제도적 신뢰’를 갖데 되었다. 


이제는 ‘분산적 신뢰’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지금 그 초기 단계라고 한다. 앞서 언급한 공유 경제가 바로 그것이다. 에어비앤비, 우버, 블록체인 등 아주 다양하다. 


‘신뢰’는 어떻게 보면 세상을 움직이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힘이다.

우리는 식당에 가서 낯선 사람이 하는 음식을 맛있게 먹고 돈을 지불한다. 만약 그가 가짜 식용유나 이미 먹다 남은 찌꺼기로 음식을 만든다면 어쩌겠는가? 아니면, 그가 손님의 건강은 신경 안 쓰고, 몸에 안 좋은 재료들로 음식을 만든다면 또 어쩌겠는가? 


하지만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식당 주인이 나쁜 재료를 쓰지 않고, 몸에 해로운 것을 넣지 않는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식당과 거래를 한다. 만약 ‘신뢰’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이 책에서 미국의 노벨 경제학자 수상자 케네스 애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실 모든 상거래는 그 자체로 신뢰를 내포한다. 일정 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거래에서는 특히 그렇다. 세계적으로 경제 후진성은 주로 상호 신뢰의 부족으로 설명된다.” - p42


이렇게 중요한 신뢰에 대해서 저자는 이제껏 많은 사람들에게 ‘신뢰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던졌고, 많은 이들이 이에 대한 답변을 제대로 못했다고 한다. 


가장 솔직한 답변은 보험회사 직원이 ‘와이프한테 통화 내역을 지우지 않고, 휴대폰을 맡기는 것’이라고 했다. 정말 쉽지 않은 결정이다. 


특히 공유경제, 플롯폼 비즈니스, 블록체인 등 세상의 변화 속에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것은 바로 ‘신뢰’다. 얼마 전에 《에어비앤비 스토리》를 읽었지만 이 회사의 창업자들이 제일 어려워했던 부분이 바로 ‘신뢰’다. 우리는 어떻게 집 주인인 호스트를 믿고, 집 주인은 어떻게 여행객들을 믿을 수 있을까? 실제로 일부 여행객은 주인집을 초토화 시키는 만행을 저질렀고, 반대로 어떤 여행객이 집 주인에 의해서 압류되었다가 극적으로 탈출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차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공유경제를 이용해서, 남의 차를 이용하거나, 또는 나의 차를 빌려줄 수 있을까? 또한 아무도 모르는 사람의 차를 얻어 타고 (택시가 아닌) 목적지로 간다는 것을 10년 전만해도 어떻게 생각했을까?  


현재까지는 큰 문제없이 진행 중이다. 물론 많은 사건들이 발생했지만, 기업들은 이를 ‘신뢰 시스템’으로 해결하면서 신뢰를 유지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서 회사들은 보험을 통해서 이러한 난관을 해결하고, 또한 ‘사건’이나 ‘사고’의 확률을 최대한 낮추려고 한다. 문제가 발생하면 즉각적으로 해결해서 신뢰를 회복하려고 한다. 


그렇다고 저자가 언급한 바와 같이 이러한 ‘신뢰’가 기존의 것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 새로운 양식으로 확산되는 것 같다. 즉, 우리는 예전의 가족, 친척, 친구들과 같이 지역 공동체에 대한 신뢰, 그리고 여전히 ‘제도’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어서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 있으면 법이나 제도에 의뢰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신뢰 관계를 떠나서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를 추구한다.

예전의 학연, 지연, 직장 동료들뿐만 아니라, 인터넷에서 맺은 관계도 새로운 모습으로 자리 잡는다. 그리고 그들이 추천하는 상품이나 장소를 우리는 믿거나 따른다. 


저자는 이 책에서 알리바바가 중국의 ‘관시’를 깨버린 것도 강조한다. 

마윈은 무엇보다 ‘신뢰’를 강조한다. 


“알리바바의 가장 중요한 지원은 온라인 쇼핑몰이 아니라 신뢰다.” - p52


그는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2016년 알리바바가 월마트를 뛰어넘어 세계 최대 소매업체로 성장하도록 했다. 


그리고 이러한 공유경제 플랫폼을 바탕으로 많은 1인 기업가들도 탄생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안에 노동력의 절반이 ‘독립 노동자’ 즉 프리랜서, 외주 인력, 비정규직이 될 것이라고 한다. 사실 요새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블로그 등을 보면 1인 미디어에 대한 광고가 많고, 실제로 그렇게 1인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1인 기업의 장점은 많이 있다. 

직장에서의 인간관계로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 없고, 내가 마케팅을 잘한다면, 고액 연봉도 꿈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 나만의 파이프라인과 프로세스를 잘 정립해야 한다. 


이렇게 1인 기업이 발전하고, 공유 경제가 커다는 것은 저자가 말한 바와 같이 신뢰는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지 이동했을 뿐이다. 

이제 우리는 언론과 기업, 정부, 전문가보다 낯선 개인을 믿는 시대를 살고 있고, 

앞으로 살게 될 것이다. 


오늘 우리는 어떤 기대치가 있고, 거기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는가? 

우리는 신뢰는 쌓은 사람인가? 아니면 신뢰를 무너뜨린 사람인가? 

내 주변에는 신뢰를 쌓아서 사람들의 기대치에 대한 확신을 주는 사람이 있는 반면,

기대치를 무너뜨려서 믿을 수 없는 사람도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인용한 신뢰에 대한 정의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신뢰는 기대치에 대한 확신이다.” 


이 책은 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기본 가치인 ‘신뢰’를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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