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역사 - 지혜란 무엇인가? 지혜로운 이는 어떤 사람인가?
트레버 커노 지음, 정연우 옮김 / 한문화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정말 지혜란 무엇일까? 

지혜란 국어사전에서 ‘사물의 이치를 빨리 깨닫고 사물을 정확하게 처리하는 정신적 능력’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지혜’에 대해서 좋은 인식을 갖고 있다. 지식이 있는 사람보다는 지혜가 있는 사람을 너무 높이 평가한다. 또한 나이가 들었거나 인생의 경험이 사람이 일반적으로 ‘삶의 지혜’가 많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지혜의 기원은 무엇일까? 


저자는 영국 컴브리아 대학의 철학교수이고, 세계적인 지혜 연구의 권위자라고 한다. 철학뿐만 아니라, 윤리학, 점성술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다룬다. 그는 지혜의 역사를 정리함으로써 지혜란 무엇인지 이 책에서 기술한다. 


나도 항상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었기에 이 책이 더욱 궁금해졌다. 

내용이 쉽지는 않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하는 ‘에세이’ 형식의 쉬운 글들은 아니고, 글자 하나, 하나를 곱씹어봐야 한다. 그래도 어떤 휘발성의 글들보다는 좀 더 가슴 속에 오래 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신과 지혜, 2장 신화와 전설 속의 지혜, 3장 역사 속의 지혜, 4장 문학과 지혜, 5장 점술과 지혜, 6장 철학과 지혜, 7장 신비주의, 마법과 지혜, 8장 속담과 지혜, 9장 오늘날의 지혜이다. 


즉,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지혜에 대한 역사적, 문학적, 속담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저자의 역사적, 철학적 지식에 대한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다는 점이다. 


저자가 첫 서문에 언급한 바와 같이 인류는 오랜 세월 동안 지혜를 갈구했다. 

요새는 자신이 해결하기 어려운 점을 다양한 전문가들에게 문의를 하거나, 인터넷에 불특정 다수를 통해서 지혜를 구한다. 하지만, 예전에는 결국 종교인, 주변의 학자, 또는 마을의 어르신, 웃어른, 심지어는 점술가, 무당 등 다양한 사람에게 지혜를 구했다. 그리고 이러한 사람들은 그 사회에서 상당한 대접을 받았다. 


어떤 사람은 ‘지혜’라는 것은 인간의 범주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신’만이 어떤 문제에 대한 해답을 내고, 지혜를 발휘할 수 있다고 여겼다. 


그리고 지혜라는 것은 종종 지식과 연관되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단지 심리적 또는 영적 건강이라고 생각한 철학자들도 있었다. 종교인들은 지식, 영적 건강이 아닌 ‘신앙심’을 지혜로 여겼다. 그는 성 아우구스티누스였다. 


또한 가장 큰 문제는 역사적인 위인들이 말한 ‘지혜’라는 것이 과연 그 사람들이 직접 얘기했느냐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말하는 지혜를 정말 당시의 사람들이 정확하게 알아듣고 적은 것일까? 요새처럼 동영상이나 출처를 확실히 관리하지 않기 때문에 근거를 추적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지혜라는 것의 불분명한 출처, 그리고 그 전에는 훨씬 더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이 되었다. 저자는 이러한 것에 대해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서 글을 서술했다.


그리고 이렇게 단순하고 명확하게 지혜에 대해서 정의했다.

지혜는 원칙적으로 ‘사람’에 관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지혜는 무엇보다도 지혜로운 사람에게서 발현되고 비롯한다는 뜻이다.”


지혜의 역사는 아주 오래됐다. 

수메르 점토판에는 수많은 격언이 있는데, 이는 ‘솔로몬의 지혜’라고 일컬어지는 솔로몬보다 무려 천 년도 더 전인 기원전 2,500년경이라고 한다. 


그래서 지혜는 경이로운 존재였다. 

심지어 고대 그리스의 소크라테스도 ‘자기보다 지혜로운 이가 없다는 신탁’을 받자, 그는 자신이 결코 지혜롭지 않고, ‘신의 지혜’에 비하면 보잘 것 없다고 말했다.

즉, 고대에는 지혜는 신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지혜(wisdom)’의 어원이 고대 그리스 지혜와 관련된 메티스 여신의 다른 이름이라는 점이다. 또한 ‘상담(counsel)’이라는 단어도 메티스 여신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한다. 


또한 이 책에서 우리나라의 문수보살을 언급한 점도 재미있다. 문수보살은 일본에서는 몬쥬라고 불리는 지혜의 신이라고 한다. 또한 중국에서는 발음상 ‘웬슈’라고 한다. 중국에서 문수보살은 불교 경전을 들고 다니면서 지혜를 전파했다고 한다. 


물론 지혜롭다고 생각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이러한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결국 거짓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저저가 언급한 바와 같이 지혜로운 사람은 ‘남들보다 큰 그림과 넓은 지평을 더 또렷하게 볼 줄 아는 사람이며, 지혜의 빛 속에서 사는 사람’이다. 


한 마디로 ‘깨어있는 영혼’을 갖고 있어야 한다. 

조지프 캠벨은 각종 영웅담에서 주인공은 결국 잠에서 깨어나는 일종의 각성을 통해 새로운 빛 속에서 세상을 바라본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새로운 빛은 기존 세계의 빛보다 더 좋은 빛이라고 한다. 


갑자기 ‘캡틴 아메리카’라는 영웅이 생각난다. 

그는 전쟁터에서 고생하는 전우들을 보면서 깨달음을 얻고, 본격적으로 전우들을 구하기 위해서 전쟁에 뛰어든다. 그리고, 나중에는 냉동인간이 되었다가 다시 현재에 태어난다. 하지만 이러한 역경을 통해서 그는 ‘어벤져스’ 영웅들 중에서 누구보다 오랜 경험을 갖고, 지혜를 갖게 되면서 팀을 리드한다. (물론 아이언맨과 대립을 한다.)


중국 팔선의 존재도 신기하다. 이 팔선의 유래와 존재는 정확히 모르지만, 전설처럼 내려온다. 그리고 이들은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고, 지혜의 신으로 추앙받는다. 여전히 팔선은 중국의 예술, 문학 작품에 녹여져 내려온다. 로마에는 7명의 현인이 있다고 한다. 이 또한 유래와 왜 하필 7명인지는 불명확하다.


그리고 가장 유명한 현인 중의 3명은 바로 동방박사다.

아무리 비기독교 인이라도(나를 포함해서) 동방박사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세 명은 발타사르, 가스파르, 멜키오르로 알려져 있는데, 이들의 유해는 쾰른 대성당에 안치되어있다고 한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성경에는 이들의 존재가 없다. 


이 뿐만이 아니라, 고대 그리스의 일곱 현자, 그리고 마지막 일곱 현자인 중국의 죽림칠현이 있다. 죽림칠현의 중심에는 ‘혜강’이라는 사람이 제일 유명했다. 이들은 서로 어울려 술을 마시며 철학적 토론과 시 짓기를 즐겼다고 한다. 


이렇게 사람이 아니더라도, ‘성경책’, ‘우파니샤드’, ‘이솝우화’, ‘탈무드’, ‘코란’, ‘불경책’ 등 고대로부터 지혜를 전해주는 책들은 많다. 


저자가 지혜에 대해서 이렇게 시, 공간을 초월한 광범위한 주제를 다뤘다는 사실이 놀랍다.

그리고 그 범위를 어느 정도 정하는 것도 고민이 될 것이었다. 이미 동, 서양, 과거, 미래를 모두 다뤘는데도 말이다. 


지혜의 역사에 대해서 궁금한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마지막으로 책 뒷장에 나오는 지혜에 대한 속담이나 격언 중에서 하나를 골라봤다.


“지혜란 인생의 영원한 진리를 깨닫는 것이다.” - 레오 톨스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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