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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플랫폼 전쟁 GAFA vs BATH - AI시대 메가테크 기업, 최후 승자는?
다나카 미치아키 지음, 정승욱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미국의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인 GAFA(Google, Amazon, Facebook, Apple)과 BATH(Baidu, Alibaba, Tencent, Huawei)와 같은 메가테크(거래 기술) 업체들에 대해서 다룬다.
저자 다나카 미치아키는 릿쿄대학교 경영대학교 비즈니스 디자인 연구과 교수이면서 주식회사 머징 포인트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대표 4개 기업이 앞으로 시장에 미칠 영향이 지대할 것임을 강조한다. 더군다나 이들 업체가 없이는 미래를 말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책에서 저자는 아마존 vs 알리바바(전자상거래로 시작), 애플 vs 화웨이(제조업으로 시작), 페이스북 vs 텐센트(SNS로 시작), 구글 vs 바이두(검색 서비스로 시작)를 비교한다. 대표적인 경쟁업체들인 것이다.
특히 이 업체들에 대해서 비교 분석하면서, 중국의 유명한 전략론인 손자병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오사五事’를 필자 나름대로 배열하여, 현대 경영 차원에서 재해석한 것이 아주 독특한 접근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손자병법의 ‘오사’는 도道, 천天, 지地, 장將, 법法을 말한다.
‘도’란 ‘이 기업은 마땅히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기초적인 구상을 의미하고, 미션, 비전, 가치, 전략 등을 의미하는데, 저자는 ‘미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왜냐하면 미션이 곧 기업의 존재의 의미이기 때문이다.
‘천’이란 외부 환경을 바탕으로 한 ‘타이임 전략’이다. 결국 얼마나 시대에 발맞춰 빠르게 변화할 수 있는가이다. 이것은 SWOT, PEST 분석과 같은 외부 환경의 분석 툴을 통해서 분석할 수 있다.
‘지’란 유리한 환경을 살리고, 불리한 환경을 보완하는 전략이다. 3C와 5 Forces 분석이 이에 해당한다.
‘장’과 ‘법’은 ‘리더십’과 ‘매니지먼트’에 해당한다. 즉, 기업 총수가 어떠한 리더십을 발휘하는지와 기업의 사업구조, 수익구조, 비즈니스 모델 등을 말한다.
예를 들어서 아마존의 요소를 보면, ‘도’는 미션과 비전인 ‘지구상 최고의 고객 제일주의 회사’이고, ‘천’은 하늘의 때를 이루는 데, 소비자들의 원하는 ‘속도의 경제’를 따라서 ‘시간 가치’를 사업화 하는 것이고, ‘지’는 현실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결합해서 공간 가치를 제고하는 것이다. ‘장’은 제프 베조스의 통찰력 있는 리더십이고, ‘법’은 아마존의 플랫폼과 생태계인데, 낮은 이익률을 통한 성장 추구이다.
이렇게 다섯 가지 요소를 다른 기업들에 적용해보면 흥미롭다.
모든 회사들의 자신만의 ‘도’, ‘천’, ‘지’, ‘장’, ‘법’을 갖고 있다.
저자가 기업의 경쟁력에 있어서 무엇보다 강조한 것은 ‘미션’이다.
사실 많은 기업들이 미션이라는 것을 단순한 ‘구호’라고 치부하기 일쑤다. 문제는 미션이 제대로 정의되어 있지 않고, 그것이 종업원들에게 인식되어 있지 않다면, 그 기업의 성장에는 한계를 보이기 마련이다.
“미션이 사업을 정의하고 혁신을 창출한다” - p272
나도 저자의 의견에 공감한다.
회사의 목적이 단순히 이윤 추구라고 하면, 단기적으로는 이를 달성할 수 있겠지만, 급변하는 세상에서 방향타를 잃고 표류하는 기업이 될 것이다. 반면, 미션을 경쟁력 우위로 연결하는 기업은 단순히 물리적인 ‘상품’이나 ‘서비스’뿐만 아니라 사원 한 명 한 명의 철학이나 교한 미션이 섞인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독자적인 가치) 상품, 즉 고객 가치를 제공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종합적으로 보면, 8개 기업은 ‘빅데이터xAI’를 추구하고 있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선도하고, 고객 경험 관리를 최우선을 여긴다. 각 기업의 차이는 ‘도’에서 시작되는데, 8개 기업 CEO 중 창업자가 6명인데, ‘도’가 다른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
즉, 도는 어떠한 기술을 사업 기회로 펼쳐야 되는지 ‘천’에 영향을 주고, 어떤 사업영역에서 사업을 펼칠지 ‘지’에 영향을 준다. 또한 도는 어떤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가를 결정하는 ‘장’에 영향을 주고, 어떻게 사업 모델이나 플랫폼 전략을 구축하지를 결정하는 ‘법’에 영향을 준다.
특히 ‘도’는 꼭 명문화된 미션, 비전이 아니더라도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소중히 여기는 사명감이나 가치관도 포함한다고 한다.
저자는 결국 이 메가테크 기업들의 독점이 전 세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기술한다. 즉, 미중 신냉전 하에서 미,중이 양분화되어 분단되었을 때 세계가 어떻게 될지도 주목해야 된다고 말한다. 이 업체들도 결국 경제, 정치적인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치적인 측면에서 미국은 트럼프가 주창하는 강한 미국, 중국은 시진핑의 강한 중국, 경제는 미국식 ‘자본주의’와 중국식 국가통제형 ‘자본주의’, 사회는 인간성의 다양함이 존중받는 것이 미국이라면, 중국은 갖가지 제약을 받는 개인의 가치관이 있다. 기술 관련 미국은 선도자의 위치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할 거이고, 중국은 기술 분야 후발자 이지만, 선도자로 나서고 싶어 한다.
즉, 정치, 경제, 사회, 기술(P.E.S.T)에서 이 업체들은 어떤 식으로든 미국과 중국 사회에 영향을 주거나, 영향을 받을 것이다.
과연 우리나라는 미국, 중국 중 어디와 협력하고, 어떤 업체와 경쟁하거나 같이 성장할지 궁금해진다. 우리는 결국 방관자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어떤 식으로든 영향력을 행사할지도 주목해야 한다.
이 책은 IT 업체들의 마케팅과 전략관련 기술한 책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날카로운 분석, 그리고 손자병법의 ‘오사五事’를 각 회사에 맞춰서 설명한 부분이 저절로 고개를 끄떡이게 만든다. IT 분야뿐만 아니라, 마케팅과 기업 전략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특히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