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힘찬문고 70
아사히나 요코 지음, 미즈모토 사키노 그림, 고향옥 옮김 / 우리교육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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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남아선호사상이 강해서, 남자는 씩씩해야 되고 밖에서 일을 하니 부엌에 가면 안 되며, 여자는 살림과 육아를 도맡아 해야 되는 성별에 따라 남녀의 역할을 구분 짓어 생활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시대가 있었다.

요즘이야 아들딸 구별 않고 한두 명 밖에 낳지 않지만 예전엔 집안에 대를 이을 아들을 못 낳으면 소박을 맞는 며느리도 있었고, 아들을 낳을 때까지 몇 명이고 아이를 낳아야 했던 적도 있었는데, 우리 집 역시 아들밖에 모르는 할머니 밑에서 딸만 둘 낳은 엄마가 못마땅해 하셨지만, 막내아들을 낳으니 엄마를 대우하는 것이 달라지는 것을 보고 자라면서 남녀 차별을 참 많이 느꼈던 것이 생각이 난다.


이 책의 표지에서 보면 고개를 푹 숙인 아이와 그 아이를 쳐다보는 소녀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처음엔 어떤 의미인지 몰랐지만, 글을 읽고 나니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마음에서는 조금은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겉모습이 바뀐다고 해도 아이가 바뀌는 것은 아닌데, 용기를 내어 삭발을 했지만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6학년 루미나 역시 남아선호사상이 강한 할아버지가 1학년인 남동생 다케루와 차별하는 것이 항상 불만이다.

여자는 항상 옷을 조신하게 입어야 되고, 누나가 동생을 보호해야 된다는 말속에 대를 이을 아들을 보호해야 된다는 뜻이 담겨있어서 속상해한다.

중학생인 시온의 언니는 학교에서 정해진 규칙이 타당하지 않다며 자신의 소리를 내기 위해 삭발을 하고 시온도 언니의 용기를 응원하기 위해 함께 삭발을 하고 등교를 하고, 삭발한 시온의 등장에 모두들 놀라며 여성스럽지 않다고 멀리하게 된다.

루미나는 그런 시온의 생각을 존중해 주며 똑같이 삭발을 하게 되는데..




< 동조 압력 : 소수 의견을 가진 사람에 대해 암묵적으로 다수 의견에 맞추게 하는 것 >


군중심리와 비슷한 느낌의 동조 압력은 개개인의 생각보다는 집단 압력에 의해 의견을 맞추는 행위로,

정당하지는 않지만 정해진 규칙에 따라 행해야 되는 것이 당연시하게 되다 보면,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로움에 관한 존중이 사라지게 된다.



응원해 주려는 루미나에게 스스로의 벽을 만들어 밀어내려고 했던 시온은, 루미나의 따뜻한 마음을 알고 스스로 만든 마음의 틀을 깨고 나오는 모습을 보면서 세상 밖으로 자아를 찾으려는 데미안의 유명한 구절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부수어야 한다'가 생각이 났다.



이 책은 남녀 차별, 성별에 따른 역할, 나와 남이 다른 것에 대한 배타적 행위 등 다양한 선입견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남자다움과 여성스러움의 경계를 정해놓고 그렇지 않으면 배척해버리는 사회가 아니라 개성을 존중해 주는 배려가 필요하다.

다르다고 그것이 틀리다는 것이 아님을 아이들이 알고 선입견과 편견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함께 읽으며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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