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X 한국사 - 혐오를 멈추고 시대를 읽는 현대사 수업
김재원 지음 / 날리지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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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한국의 역사학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한국 역사학의 가장 핵심적인 전제는 실증주의다. 물론 실증과 사실을 중시하는 태도는 역사학의 본령이다. 그렇지만 역사학이 실증주의에 주목하면서 가치와 평가에 대해서는 멀어진 느낌이 있다. 그래서 역사학은 현실의 문제를 잘 거론하려 하지 않는다. 너무 많은 가치는 과학의 중립성을 잃게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역사학자인 저자가 현재 한국의 문제, 그것도 가장 뜨거운 이슈인 세대문제를 역사적 관점에서 다룬 책이다. 단순히 세대 갈등의 개념, 갈등의 역사적 배경만을 거론한 것에 멈추지 않고 그 갈등의 현재적 의미, 한국 사회가 이 갈등을 해결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즉 이 책은 '세대'라는 분석틀을 가지고 한국 현대사, 그것도 우리 시대와 가장 근접한 시기를 분석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세대 갈등을 윤리적으로 단죄하지 않는다. 한국의 급속한 성장과 커다란 국가적 위기,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국민들의 노력 과정에서 나타나는 어쩔 수 없는 부작용으로 바라본다. 또한 각 세대의 입장과 사고방식이 생겨난 역사적 연원을 밝히고 세대 간의 입장과 역지사지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고 주장한다. 그 과정에서 역사학자답게 저자는 각 세대의 가치관에 영향을 준 한국현대사의 사건을 추적하고 있다. 또한 공정, 정의, 대의, 분배 등 각 언어가 세대에서 어떤 의미인지 또한 세대별로 그것을 체감하는 현실적 조건은 어떠한 것이었는지를 이 책은 잘 분석하고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세대론 속에 매몰된 개인의 서로 다른 경험에 주목할 것'을 강조한다. 아무리 같은 시대를 살고 같은 세대에 속한다 할지라도 일상에서 겪은 개인적 삶의 모습은 서로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 책은 세대에 주목하면서도 그것을 해체 해야 한다는 참신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책 속에서는 그러한 분석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여전히 사회의 분석 단위는 세대이고 그 세대 속 서로 다른 경험을 한 개인의 목소리가 어느 순간 들리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있다.


또한 이 책은 세대의 갈등을 시대의 갈등으로 풀 것을 주문한다. 각박한 세상살이 가운데 서로가 가진 것을 비난하거나 상대적 박탈감에 빠져 다른 세대를 공격하고 혐오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각박하게 만든 사회 구조적 조건을 함께 개선해 나가자고 저자는 말한다. 그 문제 진단의 과정에서 세대를 역사 분석의 단위로 삼은 시도는 매우 탁월했다. 그러면서 이 책은 정치, 경제, 문화, 기술의 영역에서 발생하는 세대차이의 원인과 현실을 그 세대의 입장에서 매우 타당하게 살펴본다.


어쩌면 이 시대는 법고창신이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대라는 생각도 든다. 우리의 시대적 연원인 이전세대를 부정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시대적 변화를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세대, 성별, 지역, 빈부, 문화적 배경을 둘러싼 온갖 혐오와 비난의 언어가 난무하는 오늘날, 우리는 진정으로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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