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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 - 번영과 낙관은 어떻게 파국으로 치달았는가
앤드루 로스 소킨 지음, 조용빈 옮김, 신현호 감수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4월
평점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영화 <빅쇼트>는 특이한 영화였다. 경제를 소재로 하고 있고, 비극적인 사건을 다루고 있으며, 우리가 얼마 전에 겪은 현대사를 다루고 있다. 그 때 많은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고,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라는 충격적인 사건을 다루면서도 재미있었고, 누군가는 성공을 누군가는 몰락을 경험했지만 결국 웃는 자는 없는 그런 영화였다.
이 책은 그런 <빅쇼트>의 문법이 비단 영화에서만 실현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1929년 세계적 경제위기인 대공황을 다루면서도 재미있다. 비극적인 경제 붕괴 사태를 다각도로, 치밀하게 분석하여 마치 그 시대의 흐름을 직접 경험하게 하는 듯한 느낌을 독자들에게 전해준다.
이 책이 특이한 점은 역사책의 전형성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서도 아무도 역사를 다룬 글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굉장히 다양한 사료를 사용했지만 배경에 대한 묘사, 인물의 심리, 사건의 전개 등을 마치 소설같이 풀어낸다. 그래서 역사책의 내용을 가면서도 동시에 재미있다. 또한 대공황을 둘러싼 정치인들의 이야기부터 그 시기 다양한 선택을 내린 여러 경제인들, 그 가운데 중간중간 등장하는 서민과 대중의 모습을 여러 프리즘을 사용해 때로는 멀리 때로는 가까이 묘사하며 대공황의 원인을 다각도로 이해하게 해준다.
이 책은 시간을 각 장의 제목으로 삼고 있다. 사실 대공황의 결말을 우리는 안다. 그것은 역사다. 인터넷을 몇 번 검색하거나 AI에게 물어보면 사건의 전개과정과 결과를 다 알 수 있다. 그럼에도 각 장이 넘어갈 때마다 마치 피할 수 없는 비극적 예언이 이루어져 가는 것처럼 박진감과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 책이 대공황에 있어 각 인물들에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사회 경제적 분위기와 제도적 문제에 대한 설명은 부족하다. 하지만 개인 인물에 대해 서술하면서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여 대공황이 기존의 설명대로 개인의 이기심과 탐욕, 타락한 인간들과 도덕성의 붕괴로 이해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를 추구하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고 그만한 위치에서 그정도의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 과연 나는 다른 선택을 내릴 수 있을까? 그들의 결정이 꼭 비도덕적이라 단정할 수 있는가 하는 다양한 질문들을 통해 독자들이 다원적 관점을 취할 수 있게 해둔다.
한편으로는 기시감도 든다. 누구나 큰 돈을 벌고 싶다. 그래서 주식, 부동산, 코인 등에 투자한다. 하지만 문제는 이 시장에 어느 정도의 거품이 있고, 이 상승세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일반 개미들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결과를 알기에 1929년 대공황시기 끝없는 투자를 한 사람들은 한심하게 바라보고 조롱한다. 그런데 그 모습이 사실 거울에 비친 자기자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