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 극우가 온다
정민철 지음 / 페이지2(page2)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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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자의 말은 사실이다. 지금 학교 현장에서 일베용어와 고인 능욕, 혐오와 차별의 언어 및 콘텐츠 소비는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다. 이건 극우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일베는 거의 사라졌지만 그만큼 우리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일베는 아무 곳에도 없지만 모든 곳에 있다는 말이 현실이 된 지 오래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별 달리 손쓸 방법이 없다. 일베용어를 사용했다고 벌점을 줄건가? 선도위원회에 회부할 것인가? 만약 그 학생이 진짜 보수의 이데올로기를 내면화하고 있다면 그 학생에게 진보 정권이나 진보적 정책을 비판하는 것을 막는것이 타당한가? 


이 책은 진보진영에 속한 01년생 커뮤니케이터가 윗세대들이 무관심한, 혹은 전혀 모르는 10대와 20대들의 극우화 문제를 다룬 책이다. 저자는 10대 20대와 소통하고 각종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10대, 20대의 문화 소비현상을 분석하고 그 과정에서 탄생한 일명 극우화 과정의 원인과 현상을 면밀하고 정확하게 분석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극우화는 두 층위가 있는 듯하다. 하나는 정치의 층위이다. 한국의 역사에서 청년세대=진보, 중장년 세대=보수는 공식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러한 현상이 뒤바꼈다. 왜 그렇게 되었나? 저자도 말하고 있듯이 이제 진보세력은 사회의 기득권이 되었다. 새로운 세대가 보기에 진보가 주류가 된 세상은 위선과 부조리로 가득 차있다. 불과 몇 십 년 전 보수가 지배하던 세상처럼 말이다. 이 층위에서 1020세대가 특정한 이념을 가지는 것은 별 문제가 없다. 진보든 보수든 자신의 가치체계를 스스로 선택하고 그것이 헌법이 정하는 테두리 안에서 논리적이고 자유롭게 결정된다면 그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또 다른 층위는 혐오와 반민주적 층위이다. 문제는 이 층위이다. 평화, 공존, 약자에 대한 존중, 결과적 평등, 포용과 연대, 도덕과 법을 무시하는 학생들을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학교는 정치문제를 다룰 수 없다. 교과서에 '배려'와 '존중'을 동그라미 친다고 해서 아이들이 이걸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음 중 이주민 친구를 배려하는 모습으로 적절한 것은?' '혐오와 차별의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라는 문제를 맞추면 이 문제가 해결되는가? 교사는 겁이 많고, 학교는 민원을 받고 싶지 않다. 물론 할 수 있는 게 없어 그렇기도 하다.


그렇게 볼 때 저자의 문제의식에 상당히 많이 공감한다. 하지만 확실히 저자는 정당에 소속된 인사이기 때문에 '단순히 혐오와 차별을 막자'를 넘어 진보의 아젠다가 1020들에게 통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저자가 첫 번째 층위에 보다 주목하고 있다면 나는 두번째 층위가 진정한 문제라고 생각한다(이것은 저자와 나의 직업적 차이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진보의 꼰대스러움, 논리성을 비판하고, 극우의 무기인 요약과 가벼움, 재미로 무장하자고 한다. 그런데 과연 그것이 정답인가?


물론 저자의 문제의식에 상당히 동의하고, 그 절박함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나 원래 올바른 가치는 즉흥적으로, 말초신경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노무현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사람에게 박정희를 조롱한다고 해서 그게 해결책이 될까? 그것은 논리와 안목, 비판을 통해서 성장하는 것이다. 저자의 방식은 괴물과 싸우려다 자신도 괴물이 되어버릴 수도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왜 10대 20대 나아가 청년세대들이 진보적 정책과 아젠다를 비판하는지 성찰해야만 한다. 부동산을 통한 부의 축적, 성범죄, 자녀의 입시비리로 대표되는 기성세대의 위선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또한 학생 때부터 겪는 빈부격차, 만성적인 취업난, 능력주의와 성과주의 이상을 가르치지 못하는 교육, 물질만능주의와 쾌락주의의 문제를 현실적으로 해결해야만 한다. 이데올로기는 현실과 유리될 수 없다.


결국 필요한 것은 문제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토론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1020세대의 극우화 현상을 진단하여 토론의 첫 걸음을 마련해 준다. 차별과 혐오와 싸우고 싶다면 꼰대처럼 팔을 꼬고 혀만 차거나 A,B,C 벤다이어그램을 그리고만 있거나 4050세대의 인구가 더 많다고 자랑하고 있어서만은 안된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며 그들의 문제를 우리의 문제로 받아들여 함께 해결하고자 해야 한다. 그리고 실제 그 문제를 해결하여 효용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 그것이 1020세대의 극우화 현상을 해결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1020세대의 실상을 고발하고 문화적, 세대적 특징을 선명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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