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리아 제국의 역사 - 국내 최초 출간! 페르시아와 로마보다 먼저 세계 제국의 시스템을 설계한 최초의 제국 더숲히스토리
야마다 시게오 지음, 박재영 옮김, 이희철 감수 / 더숲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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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역사를 업으로 삼고 있는 나에게 미국, 중국, 프랑스, 영국, 일본 등 일명 '선진국'들의 역사를 아는 것은 필수이다. 이들 국가의 역사가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은 이러한 나라들이 과거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세계까지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이들의 역사가 곧 현대 국제 질서의 역사이고 자본주의의 역사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그런데 이러한 잘 알려진 국가의 역사 뿐만 아니라 역사 속 사라진 국가나 공동체의 역사, 우리가 주목하지 않았던 지역의 역사도 공부하는 재미가 있다. 아프리카의 역사나 무굴제국의 역사, 잉카나 아즈텍 제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티무르 제국의 역사 등 말이다. 미국이나 프랑스 등의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선지식들을 연결하고 그것들을 강화해 가면서 그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켜 나가는 일이라면, 잘 알려지지 않은 국가의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그 지역에 대한 가장 기초적인 선행지식부터 새로 구축해나가는 일이다. 이럴 때면 학부시절 역사를 처음 공부하던 때로 돌아가는 기분이 들곤 한다.


아마 역사전공자나 중고등학교 시절 역사를 정말 좋아했던 사람들이 아니라면 아시리아는 그 나라의 역사뿐만 아니라 이름조차 생소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고등학교에서 세계사 수업이 거의 사라진 오늘날 아시리아는 중학교 교과서 1문단이 채 안되는 내용으로 그 역사에 대한 설명이 끝난다.(무려 건국에서 멸망까지 말이다.)


부끄럽지만 아시리아에 대한 나의 이해도 별반 다르지 않다. 교과서에서는 아시리아의 멸망이유에 대해  이민족에 대한 강압적 통치 때문이라고 서술되어 있다. 이 소략하고 단정적이며 누구의 가치관이 투영된 것인지도 모를 서술때문에, 나는 아시리아가 굉장히 미숙하고 폭력적인 국가이며 제국을 효과적으로 운영하지 못한 야만적 국가라고 생각했었다. 그 때문에 영국의 대영박물관에서 아시리아 유적을 봤을 때도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고, 심지어는 그 거대한 조각물들에서 오히려 아시리아의 야만성을 느끼기도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선 서아시아 지역에 최초로 등장한 제국인 아시리아가 어떠한 역사적 과정을 거쳐 성장했고, 어떠한 찬란한 문화를 지닌 국가였는지를 완전히 새롭게 배우게 되었다. 고대 서아시아 지역의 여러 국가들과 다투며 성장하고 강력한 군대를 거느릴 수 있는 강력한 군사력, 군사적 면모뿐 아니라 영재교육을 받았고 지식에 대한 열망으로 도서관까지 세운 아슈르바니팔, 그리고 어느 국가에서나 나타나는 전성기와 지배 세력 내부의 알력다툼과 내분, 그리고 정당화까지.


이 책이 설명하는 아시리아 제국의 모습은 단지 강압적 통치로 이민족의 불만을 부럴와 단명한 제국이라는 서술로 담아내기에는 너무나 크고 거대했다. 생소한 인물과 지명이 나오지만 그렇게 이해하기 어렵게 서술되어 있지도 않다. 아시리아의 정치뿐만 아니라 화려한 유물과 아시리아 사회에 대한 설명까지 충실히 담고 있어 아시리아사를 공부하기 위한 개론서로서는 손색이 없다.


여러 국가와 지역의 역사를 공부할 때면 서로 다른 두 측면에서 즐거움을 느낀다. 우선 어느 시대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나타나는 인류사회와 인간의 공통적인 모습에서 느끼는 보편성을 읽을 때이다. 반면 정반대로 그 지역과 국가만 지니는 특수성을 포착할 때 우리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못한 사회를 이해해가는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더숲히스토리는 몇년 째 그간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국가들의 역사를 정리하여 책으로 출판하고 있다. 인문학이 고사되어 가는 시대에 출판사의 이런 노력이 고맙게 느껴진다. 새로운 세계의 역사를 이해하고 싶어하는 많은 독자들에게 과감히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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