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고고학, 나당전쟁과 문무왕 - 강대국과 싸워 승리하는 법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 16
황윤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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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유홍준 선생 이후 가장 답사기를 잘 쓰는 작가는 역시 일상이 고고학의 황윤 작가가 아닌가 한다. 각자의 장점도 있다. 유홍준 선생의 답사기가 우리나라 문화재의 아름다움을 미학의 관점에서 설명해준다면 황윤작가의 답사기는 보다 역사에 초점을 맞추고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리고 이번 나당전쟁과 문무왕 이야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나당전쟁은 어떤 면에서 보면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극적인 사건이다. 막강한 거란의 군사와 맞서싸운 고려의 전쟁이나 이순신의 활약으로 대표되는 임진왜란과 같은 사건도 물론 우리 역사에서 극적이고 중요한 사건이지만 나당전쟁만큼 세계 최강의 국가와 정면으로 충돌한 것은 아니다. 


당나라는 7세기~10세기 돌궐과 고구려 같은 막강한 국가들을 멸망시키고 자타공인 최강의 동북아시아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중국인들이 아직까지 대표적인 전근대 국가를 말할 때 당나라를 거론하는 것만 봐도 당나라의 역사적 위상을 알 수 있다. 그런 강대국 당나라에 맞서 갓 백제와 고구려를 물리친 신라가 정면으로 충돌한 사건, 그것도 승리를 거둔 이 나당전쟁은 우리 역사에 가장 극적인 사건이라 할 만하다.


우리는 삼국시대의 마무리를 공부하면서 막강한 고구려가 통일을 했더라면, 차라리 찬란한 문화의 백제가 통일을 했더라면 이라고 생각하며 신라의 삼국통일을 아쉽게 생각한다. 단재 신채호 선생조차도 신라의 삼국통일을 폄하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런 거대한 당제국에 맞서 국가를 지켜낸 신라의 나당전쟁을 결코 낮게 볼 수는 없다. 이 책은 그런 나당전쟁의 위상과 그 나당전쟁의 주역 문무왕의 이야기를 잘 풀어내고 있다.


사실 나당전쟁이라는 테마를 잡고 답사를 다니기는 쉽지 않다. 신라의 주요 유적지는 경주에 위치한 반면 나당전쟁 관련 유적지는 경기도와 전라도 등 각지에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당전쟁이라는 테마를 잡고 성실하게 답사에 임하는 작가의 노력이 더욱 돋보인다.


나당전쟁의 전개를 공부할 때 반드시 언급되는 칠중성, 매소성, 기벌포 등의 위치를 확인하며 나당전쟁의 치열함을 따라가게 하는 책의 의도 또한 좋았다. 역사 사료를 이야기와 함께 충실하게 배치하는 이 책의 장점 또한 이번 편에까지 이어졌다.


쉽고 재미있게 그러나 충실하게 사료를 읽으며 역사를 공부하고 싶어하는 독자들, 과거의 이야기와 현재의 유적을 연결하여 역사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 답사를 꿈꾸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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