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므로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 - 지금 여기, 한국을 관통하는 50개의 시선
김정인 외 지음, 백승헌 외 기획 / 사이드웨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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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 역사 교과서의 민주주주의 역사는 1987년 헌법의 쟁취로 서술의 막을 내린다. 그만큼 87년 체제의 수립은 현재까지 이어오는 민주주의의 위대한 성취이자 완성이라는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87년 이후에도 역사는 계속되었다. 노태우 정부, 김영삼 정부, 김대중 정부를 거치면서 한국사회는 다양한 시대적 과제에 직면했었고, 사회적 변화를 겪었다.


물론 87년체제 수립 이후의 역사를 다루지 않는 것에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바로 그 이후에 이루어진 정치사는 현재 한국사의 정치문제와 너무나 연관이 깊기에 잘못하면 정치적 논란에 휩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87년 이후 역사는 정치학, 경제학, 사회학에서 연구를 진행하였기에 그 사이에 역사학이 자리할 틈이 없었던 것도 원인이다.


그런데 최근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12.3내란을 거치며 이제는 87년 이후 현대사도 교과서에 수록해야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그 시대와 사건을 역사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따지고 역사적 사건의 의의를 새기는 작업이 역사학의 본분이 아닌가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12.3내란 이후 12.3내란을 다룬 가장 전문적인 서적이 아닌가 한다. 내란이 발생하게 된 원인과 그 결과를 역사,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역사, 정치, 경제, 외교, 윤석열(개인), 극우, 시민운동, 지역, 헌정질서라는 주제로 나누어 내란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나 내란을 윤석열이라는 개인이 지닌 특성의 관점에서 분석하기도 하고, 사회구조적 맥락에서 내란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이 돋보였다.


이처럼 내란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하는 것은 내란을 역사화하는 중요한 단초가 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과연 12.3내란을 12월3일밤 윤석열의 계엄선포부터 어디까지의 사건으로 바라볼 것인가도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가령 내란 과정에서 있었던 한덕수와 최상목의 헌재재판관 미임명과 거부권 사용의 작태, 서부지원 폭동, 지귀연판사에 의한 윤석열 석방을 12.3내란이라는 사건에 모두 포함시킬 것인지도 논의가 필요하다.


역사의 책무중 하나는 과거를 분석하고 오늘날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 역사적 교휸을 남기는 것이다. 다시는 민주주의가 위협받지 않기 위해서, 윤석열을 시대의 적이자 민주주의의 반역자로 규정하고 단죄하기 위해서 우리는 내란의 역사화가 필요하다. 이 책은 그러한 작업의 좋은 기초자료를 제공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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