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의에 대하여 - 무엇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가
문형배 지음 / 김영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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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누가 뭐래도 문형배 재판관이 유명해진 것은 12.3내란 이후가 아닐까 한다. 국회에 의해서 대통령 윤석열 탄액안이 통과되어 심판이 헌재로 넘어갔다. 다시 떠올리고 싶지도 않은 불안과 혼란, 4개월 간 떠돌았던 무수한 추측과 가짜뉴스 속에서 국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헌재를 욕하기도 했다.(나도 마찬가지다.) 높으신 법관 나으리들꼐서 국민들이 추위에 떨건 말건 나라가 망하건 말건 법전에 파묻혀 자기들만의 세상 속에만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화도 났다. 어느 국회의원의 말대로 '이 상황을 즐기는 것인가'라고 따져묻고도 싶었다. 하지만 4월 4일 정의는 바로 섰고, 헌재의 판결문은 바로 문형배 재판관의 입을 통해 전국민에게 전달되었다.


그리고 며칠 뒤 그는 헌법재판관 직에서 퇴임했다. 헌재 선고 이후 그의 영상들이 다시 회자되었다. 당신이 존경한다는 김장하 선생의 이야기, '평균인의 삶을 벗어나지 않겠다'는 그의 다짐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위안을 선사했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문형배 재판관이 퇴임 후 자신의 생각과 삶을 담아낸 책이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재판관으로서 그의 삶과 재판에 대한 이야기, 그가 읽은 책들에 대한 후기들, 그리고 그가 사회지도층으로서 사회에 바라는 자신의 메시지들. 아마 문형배 재판관이 사랑받는 건 그가 저 높은 판사석에 앉아 권위적인 법복을 입고 일상과 동떨어진 법률용어를 뱉어대며 엘리트 의식에 젖은 판사가 아니라 따뜻하고 늘 보통인의 삶을 지향하며 때로는 유머가 담긴 평범한 이야기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에는 그런 문형배 재판관의 성격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책이다.


물론 그도 법관 출신답게 일반국민의 법감정보다는 판사의 입장에서 생각한 결과가 담긴 부분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내용 또한 법과 정의에 대한 그의 고민이 녹아있음을 느낀다. 착한 사람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 법을 알아야 한다는 그. 어려운 책은 이해를 잘 못하겠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는 그. 김장하 선생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평생을 실천해온 그의 이야기를 이 책은 들려준다. 


어른이 사라진 시대. 사회에서 만나는 꼰대들과 권위주의자들, 한푼도 안되는 권력을 탐하고 그것을 지니고는 자신이 위대하다고 착각하는 천룡인들이 판치는 세상. 그의 이야기는 엘리트가 어떠한 사람이어야 하는지, 우리 사회는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겸손하지만 단호하게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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